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올해 3만여명의 근로자를 감원한다. 이 같은 대규모 감원은 노조와의 합의에 의한 것으로 일본과 한국 경쟁업체의 맹추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사가 손을 잡고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GM은 북미 공장 근로자의 3분의1에 달하는 3만여명을 명예퇴직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는 북미 공장에 12만명의 노조원을 확보하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GM은 명예퇴직의 대가로 근로자 1인당 근무기간에 따라 3만5,000달러에서 14만달러까지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GM의 이번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 경영개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GM이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후 19달러선으로 떨어졌던 주가는 28달러까지 올랐고 지난주 말(23일) 26.97달러로 연중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게리 체이슨 클라크대학 산업학과 교수는 “이번 GM의 노사합의는 역사적인 일”이라며 “이로써 디트로이트의 자동차메이커들이 시장을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던 시절 형성됐던 자동차업계의 ‘좋은 일자리들(good jobs)’이 종말을 고하고 노사평화가 뿌리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5만명이 넘는 미국 자동차 근로자들이 자동차업계를 떠나거나 임시직 근로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미국 최대 자동차부품회사 델파이는 UAW 소속 근로자 3만1,000명 가운데 최소한 9,000명을 명예퇴직시키는 합의내용을 곧 공식 발표할 예정이고 이에 앞서 포드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도 각각 1만명과 6,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명예퇴직시킨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GM 등 미국 차업계의 대대적인 감원바람은 한국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 등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비용증가 등으로 모두 106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GM은 북미시장 점유율이 3%포인트나 하락해 5월 기준 22.5%로 주저앉았다. 한편 미국 정부와 의회는 ‘위기의 자동차업계’에 구원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내밀고 있다. 5월 미 의회는 ‘빅3’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자동차산업의 회생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의회 차원의 뒷받침을 확약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월 기자회견에서 “미 자동차업체들이 처한 문제의 해결책은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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