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4.1% 증가하며 처음으로 80억달러 벽을 뛰어넘었다.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국가 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1.3% 줄어든 상황에서 나온 희소식이다. 농수산식품이 나 홀로 수출 강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 답은 바로 담배다.
국내에서는 비흡연자의 권리가 강해지면서 담배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담배의 지난해 수출금액은 6억달러로 농수산식품 분야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수출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3%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KT&G의 해외 판매량은 451억개비(해외 현지공장 생산 44억개비 포함)로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5%에 달했다. KT&G의 해외 판매량은 지난 2007년 373억개비에서 2008년 389억개비, 2009년 369억개비, 2010년 394억개비, 2011년 404억개비 등 해마다 늘고 있다.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현재 미국ㆍ중국ㆍ중동ㆍ유럽 등 전세계 50개국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다국적 담배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 받는 제품을 내놓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KT&G 영주공장(경상북도 영주시)은 글로벌 브랜드 생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담배산업박람회인 '인터타박'과 10월 프랑스 칸 '세계면세품박람회'에 출품돼 호평을 받았다.
영주공장은 대지면적만 10만4,000평으로 축구경기장 15배 정도의 크기를 자랑한다. 1분에 500갑(1만개비)을 생산하는 12개 라인과 800갑(1만6,000개비)을 생산하는 3개 라인 등 총 15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레종ㆍ더원ㆍ보헴ㆍ람보르기니 등 국내 주력제품 및 38개국 수출용 제품 5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모든 제품들은 숙련된 전문인력과 더불어 원료 가공에서 포장공정에 이르기까지 자동화 및 네트워크화된 첨단시설에 의해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번의 과정으로 생산된다. 영주공장을 방문한 삼성전자 직원들이 "정보통신(IT) 기술력은 삼성전자가 앞서지만 공장 자동화 설비만큼은 KT&G 영주공장에서 배워야 할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는 아직까지 공장 직원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차영언 KT&G 영주공장장은 "KT&G는 '품질경영'과 '친환경 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영주공장은 KT&G 담배 수출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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