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지난 13일 진행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합동 간담회에서 그동안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놓고 진행한 투자자 수요조사 내용을 검토한 결과 매수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던 매각방식 및 일정을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요조사 결과 사실상 사모펀드(PEF) 외에는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데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시 보호장치(풋백옵션)를 요구했다"며 "51% 중 30%만 우선 매각을 추진한다 해도 헐값매각 논란 없이 시장에서 소화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9,500원선으로 공적자금 회수 원가인 1만3,500원선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2010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우리은행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대주주를 찾아 매각하는 방식이 모두 무산되자 올 들어 우리은행 지분을 약 4~10%씩 쪼개 과점주주에 파는 방안을 마련해 국내외에서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30%를 민간에 매각한 후 주가가 오르면 나머지 지분을 팔아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과점주주 매각방식이 사실상 힘들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우리은행 민영화 시도는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질 공산이 커졌다. 연내 매각을 위해서는 이달 중 매각방안의 윤곽을 잡은 후 오는 9월 중 최종 방안을 확정, 실행해야 한다.
공자위는 21일 한차례 회의를 더 열어 매각연기 및 향후 일정을 논의한 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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