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 헤지펀드인 폴스앤코 창업자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이 운용하는 '어드밴티지플러스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해 기업 분사나 인수합병(M&A)·파산 등 기업의 특정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이른바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로 폴슨 회장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 당시 에너지 관련 지주사 및 구조조정에 들어간 주식을 집중 편입했다. 그러나 지분을 대거 사들인 캐나다 원유가스 생산업체 텔리스맨에너지의 주가하락으로 펀드는 지난해 8월 말 이후에만도 2억3,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레버리지를 활용하지 않는 폴슨 회장의 또 다른 펀드인 '어드밴티지펀드'도 지난해 -29%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폴슨 회장의 성적표는 동종 업계에서 바닥권에 머물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칼라일그룹도 저유가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칼라일의 전 협력사 리버스톤에너지홀딩스가 자금 대부분을 운용하는 칼라일에너지펀드는 지난해 -12%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칼라일이 설정한 또 다른 에너지펀드도 지난해 수익률이 -13%를 기록했다. 칼라일그룹 역시 최근 셰일혁명 등으로 관심이 높아진 에너지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이 같은 성과부진 때문에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칼라일 주가는 지난해 23%나 떨어졌다.
WSJ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칼라일의 라이벌 사모펀드 업체들도 최근의 유가 하락으로 칼라일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지난해 6월 이후 이달 9일 현재까지 글로벌 사모펀드가 보유한 9개 에너지 탐사 및 생산업체의 지분가치가 139억달러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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