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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고된 노조의 노사정 판깨기, 이젠 정부가 나서라

한국노총이 8일 노사정 대타협 결렬을 선언함으로써 6개월 넘게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논의해온 노사정 대화가 파국을 맞게 됐다. 한국노총이 결국 노사정 간 현격한 입장차이로 대타협에 실패했다며 정부와 경영계의 일방적 양보만을 촉구함으로써 자율적인 합의를 통한 노동개혁은 물 건너간 형국이다.

한국노총의 탈퇴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노동계의 집단이기주의가 새삼 확인됐다는 점에서 취업에 목말라하는 청년들에게는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다. 노동계는 일찍부터 정규직 보호라는 완강한 기득권의 틀에 사로잡혀 한치의 양보는커녕 줄기차게 경영계의 양보와 굴복을 압박해왔다. 5대 쟁점인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임금피크제, 노동시장 이중구조, 저성과자 일반해고 요건 완화 등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이달 들어서는 느닷없이 청년고용할당제를 포함한 5대 핵심 요구안까지 들고 나오는 등 협상의 판을 깨겠다는 잘못된 행태를 보여왔다. 더욱이 노조 조직률이 기껏해야 10%를 넘는 상황에서 한국노총이 진정한 대표성을 갖고 협상에 임하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외곽에 남아 있던 민주노총이 이달 말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터에 한국노총 내의 강경세력까지 발호하다 보니 협상의 여지를 찾기란 애초부터 어려웠던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여건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경기회복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비정규직과 청년 실업자의 불만이 커져 사회적 혼란까지 우려된다. 집단이기주의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한국노총의 행태를 보면 더 이상의 사회적 대화는 무의미하다. 정부가 독자적인 안을 만들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면서 국회를 설득하는 게 옳은 수순이다.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과 독일의 하르츠 개혁 등 유럽의 노동개혁 성공 모두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 덕택이었다는 점을 곱씹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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