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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캐나다 퀘벡주 한 마을에서 한 무리의 젊은이가 거리공연을 펼쳤다. 죽마를 타고 저글링을 하고 불을 뿜어내는 묘기로 시작했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묘기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1984년 창립된 이후 세계 200여개 도시에서 1억명이 넘는 관객을 만나며 서커스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이야기다. 태양의 서커스는 오는 6일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빅탑에서 '바레카이'를 한국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 지난 2007년 '퀴담'과 2008년 '알레그리아'에 이어 3년 만에 한국에서 '바레카이'가 무대에 오르게 됐다. 집시 언어로 '어디든지'라는 뜻의 '바레카이'(Varekai)는 그리스 신화 이카루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바람이 이끄는 어느 곳이라면 어디든지 또 다른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5월 29일까지 공연되는 '바레카이'는 2002년 4월 몬트리올에서 도미닉 샹파뉴의 연출로 초연됐으며 전세계 60개 도시에서 600만 관객이 '바레카이'를 만났다. 신화 속 이카루스는 더 높이 날다 결국 추락하지만 '바레카이'에서 그는 신비한 숲으로 떨어져 다시 살아난다. 바레카이의 첫 장면인 '이카루스의 비행'은 자신을 묶은 그물 속에서 몸부림치면서 시작된다. 이카루스는 그물을 온 몸으로 감아 기어 올랐다가 갑자기 몸을 비틀어 바닥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마치 공기 중에서 헤엄을 치듯 자유자재로 그물 속에서 벗어나려는 간절한 욕구를 표현하는 이카루스의 곡예는 환상적이면서도 서정적이다. 두 개의 러시안 그네를 이용해 묘기를 펼치는 '러시안 스윙', 여주인공이 고정된 막대 위에서 한 손으로 균형을 잡으며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곡예를 펼치는 '핸드밸런싱'(Handbalancing) 등이 관전 포인트다. 오스카상 수상자인 에이코 이시오카가 그리스 신화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는 의상도 눈 여겨 볼 만하다. 특히 실내 공연장 문화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움직이는 마을'이라 불리는 빅탑에서 공연을 만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높이 17m, 직경 50m의 규모에 달해 2,500석 규모의 관객석이 확보되는 빅탑은 천장에 고리를 붙이고 로프를 이용한 묘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무대 좌우를 활용해 고난도의 점프 등 묘기들이 가능하다. 티켓은 R석 13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VIP 패키지인 '타피루즈'는 22만원이다. 프랑스어로 '레드카펫'이란 뜻의 타피루즈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최고가 패키지로, 공연장 내 최상의 좌석에 앉을 수 있으며 VIP 전용 라운지에서 프로그램 북과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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