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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의 세계: 파티는 끝났다.

[미국 500대 기업] Inside the Boardroom: The party Is Over!

이사직은 더 이상 편한 자리가 아니다. 장시간 근무에 검증도 더 철저해졌다. 그런데 왜 아직도 임원들은 이사가 되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일까?
By GEOFF COLVIN


새벽 5시 45분, 어둡고 추운 날이다. 당신은 미 중서부 도시 북부에 있는 한 호텔 로비에 서 있다. 당신이 이사로 재직 중인 기업 본사로 이제 막 차를 타고 가려던 참이다. 어제 이사회 회의는 점심 식사 후 시작돼 오후 내내 이어졌고, 이사들은 모두 저녁 식사까지 함께했다. 회의 며칠 전 당신은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브리핑 자료를 받았다. 여기에는 당신이 읽고 고심해야 할 내용이 담겨 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당신은 6시에 아침 식사를 할 예정이다. 6시 30분에 이사회 회의가 잡혀 있다. 이후 점심 시간까지 일하고, 점심을 먹은 후 공항으로 향할 것이다.

포춘 500대 기업 이사들의 모습은 더 이상 과거와 같지 않다. 방금 묘사한 회사는 실재 존재하지만, 보안을 이유로 이사회의 일상에 대해서는 밝히길 거부했다. 이것만 봐도 이사회가 전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언제 어디서 회의가 열리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었고, 사실 회의도 거의 열리지 않았다. 의료 그룹 헬스사우스 Healthsouth 이사이자 델라웨어 대학 웨인버그 기업 관리센터 총괄 책임자인 찰스 엘슨 Charles Elson은 “과거에 회의란 그저 프레젠테이션 쇼에 불과했다”라고 말한다. 그는 과거에도 가전제품업체 선빔 Sunbeam 과 자동차부품 판매업체 오토존 AutoZone 등 여러 기업의 이사를 역임했다. 20년 전 미국 재계의 이사회란 세상에서 가장 손쉽게 돈을 버는 자리였다. 아침 프레젠테이션 회의가 끝나면 이들은 한잔하며 장시간 점심 식사를 즐긴다. 가끔은 시가도 곁들인다. 오랫동안 이사회 컨설턴트를 역임한 어떤 이는 “이미 인정받은 사람들끼리 자신들의 명성을 즐기는 자리”라고 말한다.

30년 동안 고객기업의 회계 감사를 해온 회계법인 전문업체 딜로이트 Deloitte의 CEO 조 에체베리아 Joe Echevarria 는 다른 이사들보다 훨씬 더 많이 이사회에 참석한 사람이다. 그는 30년 전과 비교해 이사들이 업무에 쏟는 시간이 거의 10배나 많아졌다고 설명한다. 그는 “오늘날 이사들은 리스크, 규제, 법규준수 관리, 전략적 감시, 위기관리 등 다양한 기업 이슈를 이해해야 한다”며 “힘들지만 중요한 자리”라고 밝혔다. 시간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대니얼 러브 Daniel Loeb와 칼 아이칸 Carl Icahn 같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일부 기업 이사를 비판하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직업 안정성도 전보다 낮아졌다. 또 투자자들과 언론이 미국의 대형 백화점 체인 JC페니와 휼렛 패커드 Hewlett-Packard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에 대해 정당하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함에 따라 개인적 명예도 예전처럼 굳건하지 못하다. 항공사 이사들에게 평생 제공되던 일등석 여행이나 GM이사들이 일 년에 두 차례나 받던 신차 같은 엄청난 보너스도 이제 거의 사라졌다. 사베인스-옥슬리법 Sarbanes-Oxley과 금융개혁 법안인 도드-프랭크법 Dodd-Frank 은 이사회가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해 놓았다. 한 에너지 기업의 이사는 “사베인스-옥슬리법은 정말 가혹하다”라고 말한다. “회계와 관련된 사항들을 확인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든다. 그 법 덕분에 전보다 우리가 더 많은 보호를 받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확실히 일은 더 힘들어졌다.”

결론은? 넬 미노 Nell Minow 는 “그들이 불쌍하다”라고 말한다. 그는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의 공동 창업주이자 기업 리스크 연구 회사 GMI 레이팅스의 공동 설립자다. “내 임무는 그들이 더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은 이미 악몽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매우 유능한 사람들은 아직도 이사회 일원이 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경영 연구 기업 하이드릭 & 스트러글스 Heidrick & Struggles 의 부사장 존 우드 John Wood 는 “그런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포춘 25대 기업의 한 최고 재무책임자(CFO)도 이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고, 최근 은퇴한 거대 금융기관의 CEO도 그렇다고 전했다. 현재 미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 보드 Conference Board의 거버넌스 센터 Governance Center의 이사이자 알루미늄 제품 업체 알코아 Alcoa의 기업 지배구조위원회 이사를 역임한 도나 댑니 Donna Dabney 는 “하지만 그 CEO는 국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사가 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대기업 내부 관계자가 되는 것은 매우 명예로운 일이다. 시간제로 일하고 연봉도 상당히 높다.”

물론 과거보다 일을 훨씬 잘해야 한다. 헤드헌팅 회사 스펜서 스튜어트 Spencer Stuart 의 2012기업분석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사외이사 평균 연봉은 약 24만 2,385달러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버는 사람도 일부 있다(다음 페이지 표 참조). 이 회사가 24년 전 처음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사외이사 연봉은 3만 6,667달러에 불과했다. 이런 높은 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훨씬 웃돌고 주식 가격 상승률과 맞먹는다. 한 헤드헌터는 “업무량도 많아지긴 했지만, 연봉 수준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들의 근무시간에 대한 자료는 없다. 하지만 존 우드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제조업체는 1년에 여섯 번 정도 회의를 하고, 그중 한번은 해외에서 연다. 그리고 위원회 일원이면 따로 회의가 있기 때문에 연간 20일 이상 근무하게 된다(전문직 업무 시간의 10%에 해당한다). 만약 회계감사 위원회 소속이면 근무시간은 더 길어진다.

오늘날 이사들도 불평할 수 없을 만큼 충분한 시급을 받고 있다. 그래도 이들의 삶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태평성대를 누렸던 과거에 이들은 여러 이사회에서 활동하며 그만큼 임금을 받았다. 영국의 정치인 겸 작가인 로버트 부스비 Robert Boothby 는 여러 이사회에 몸담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계속 뜨거운 욕조에서 쉬는 것처럼 천국이 따로 없었다”고 말한다. 워싱턴 최고의 변호사인 버넌 조던 Vernon Jordon 은 1990년대 거의 11개 이사회에서 활동했고, 월터 리스턴 Walter Wriston 전 시티그룹 Citigroup 회장은 10개, 그리고 프랭크 칼루치 Frank Carlucci 전 국방부 장관은 14개로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제 미국 대기업에는 이사회 중복 활동에 관한 자체규정이 존재한다. 이들 기업 중 대부분은 자사를 제외하고, 영리기업 3곳의 이사회 활동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면 이사회 활동이 어떻게 ‘취미 생활’에서 ‘고부담, 고위험, 고연봉’ 직종이 된 것일까? 변화의 시작은 1980년대 뮤추얼펀드와 연금펀드, 그리고 다른 여러 기관이 미국 기업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들에게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수탁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표결 시 투자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입김이 센 이런 기관들의 표결에 영향력을 미치는 의결권 자문회사의 부상도 상당히 큰 몫을 했다. 미노가 말했듯 “이사들은 AAA등급부터 정크 본드 수준까지 마치 채권처럼” 등급이 매겨졌다. 의결권자문 회사는 연구를 통해 기업의 풍부한 보너스 혜택, 느슨한 감독체계, 꼭두각시 같은 이사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큰 규모의 기관주주는 대부분은 자문 회사 서비스에 가입하고 그들의 조언에 따라 표결한다. 미노에게 이제 대부분 특전이 사라지지 않았냐고 묻자 잠시 말을 멈춘 뒤 웃으며 “천만에요”라고 고개를 저었다.

엔론 Enron과 월드컴 Worldcom의 파산 여파로 사베인스-옥슬리법이 제정됐다. 뉴욕 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더 많은 기업 지배구조 규칙을 상장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도드-프랭크법이 통과돼 수백 가지의 새로운 법이 쏟아졌다. 다시 한번 ‘이사들의 세계’가 달라진 것이다.

이제 그 세계는 걱정이 가득한 곳이 됐다. 지난 20년간 재계에서 무언가가 잘못되면 이사들 탓으로 돌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위험회피는 본능이 됐다. 하지만 ‘런던 고래’ *역주: 작년 7월 트레이더 브루노 익실이 채권파생상품 투자 실패로 62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손실을 낸 사건가 수십억 달러의 투자손실을 내고, 제약공장이 불량 알약을 생산하고 있어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자산운용 회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Fidelity Investment의 이사를 역임한 로버트 포젠 Robert Pozen 은 “이사들의 가장 큰 우려는 CEO에게 과연 올바른 정보를 받고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의료기기 전문업체 메드트로닉 Medtronic과 시장조사 업체 닐슨 Nielsen의 이사를 맡고 있고, 과거에도 여러 기업의 이사로 재직했다. 또 다른 이사도 이에 동의하며 “경영진에게 정보를 얻기 때문에 이들에게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다소 있다”고 말한다.

경영진이 제공하는 정보가 때로는 너무 부실하다. 제조업체 미드웨스턴 Midwestern의 한 이사는 “회계감사 위원회를 비롯한 우리 이사회 모두가 재무제표 정보를 충분히 받지 못해 기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모를 때가 있다”고 말한다. 경영진은 때때로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퍼붓기도 한다. 제프리 소넨펠드 Jeffrey Sonnenfeld 예일대 경영학 교수는 오랫동안 이사직을 수행해 왔으며 현재는 주택건설업체 레나 Lennar의 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CEO들은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퍼부으며 이사회를 관리한다. 은행이사회는 특히 더 그렇다”고 말한다. “이사들에게 넘길 수 있는 자료의 양은 무한하다.”

이사들은 기업의 부정행위로 큰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법적 책임이다. 10명의 엔론 이사들은 집단소송 합의금으로 1,3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그리고 10명의 월드컴 이사들은 1,800만 달러를 배상했다. 하지만 실제론 이런 위험은 거의 없다. 이 정도 규모의 소송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기와 같은 대재앙 속에서도 리먼 브라더스와 투자은행 베어 스턴스, 그리고 모기지 회사 컨트리와이드 Countrywide의 이사진을 비롯해 모든 이사들은 개인 돈으로 배상을 하진 않았다.

엘슨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접 돈을 지불할 필요는 없다”며 “그럼에도 이사들은 여전히 한밤중에도 문서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합당한 이유가 있든 없든, 여전히 법적 책임을 두려워하는 이사들도 많다. 한 헤드헌터는 “고위급 이사 회의에 참석했는데 사이버 보안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그들 중 반 정도는 사이버보안 침해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했다”고 전한다.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이버 보안은 중요한 문제인데 본인 걱정들만 하고 있었다.”

자신들에게 발생할 경제적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을 잘 아는 이사들도 기업의 문제로 자신들의 명성이 타격을 받을까 노심초사한다. 이사들이 언론에 많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하는 것도 일리는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걱정은 지나친 감이 있다. 엔론 이사 중 노먼 블레이크 주니어 Norman P. Blake Jr.는 당시 이사로 재직하던 유리섬유 생산업체 오웬스 코닝사 Owens Corning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다. 회계감사 위원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역시 엔론 이사를 역임한 프랭크 세비지 Frank Savage는 엔론 사건이 터진 후로도 수년간 록히드 마틴 Lockheed Martin의 이사직을 유지했다. 현재는 미경제전문 미디어 블룸버그 Bloomberg의 이사다. 아무도 큰 사건에 연루되고 싶어하진 않는다. 아마도 세상은 금세 잊어버릴 것이다.

돌발상황에 대한 이사들의 현실적인 걱정은 시간을 엄청나게 잡아먹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스펜서 스튜어트에 따르면, 2011년 금융 서비스 기업 NYSE유로넥스트는 독일 증권거래소 도이체 뵈르제와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나스닥OMX그룹이 NYSE에 깜짝 인수제안을 했다. S&P 500 중간급 기업의 이사진은 보통 연간 8번 정도 만나는데 당시 NYSE 이사진은 26번, 그리고 나스닥 이사진은 25번이나 만났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만남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최근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시티그룹 이사는 2011년 22번이나 만났다. 이사들은 타 기업에서도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처럼 리스크가 많아졌기 때문에 이들은 이사직을 내놓고 싶어하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이들이 자신들의 걱정 목록 중 외부에 좀처럼 말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사직을 잃을까 하는 우려다. 이 부분 역시 과거보다 가능성이 커졌다. 예전에는 그럴 가능성이 0퍼센트에 가까웠다. 이사는 주주들이 선출하지만 구소련 스타일의 선거방식을 갖고 있다. 10개의 이사직이 공석일 때 10명의 후보자가 표에 적혀 있다. 주주들은 한 후보자를 찍거나, 박스에 체크함으로써 특정 후보에 대한 찬성을 유보할 수 있다. 하지만 후보자들이 최소 한 표라도 얻게 되면 바로 선출되는 것이다.

그런 절차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기관 투자자들의 촉구로 일부 기업이 다수의 반대표를 받은 이사를 퇴임시키는 정책을 택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GMI레이팅스에 따르면, 지난해 체서피크에너지 Chesapeake Energy의 리처드 데이비드슨 Richard K. Davidson , NYSE유로넥스트의 리카르도 살가도 Ricardo Salgado, 그리고 석유가스 회사 이스람코 Isramco의 마르크 칼턴 Marc E. Kalton이 사임했다. 최근에는 휼렛패커드 이사로 재직했던 매케슨 McKesson의 CEO 존 해머그렌 John Hammergren 과 와코비아 Wachovia 의 전직 CEO 케네디 톰슨 G.Kennedy Thompson 도 물러났다. 사임 요구에 시달리진 않았지만 찬성하는 인원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다른 이유로 사임하게 되는 상황도 더욱 빈번해졌다. 아인혼 Einhorns, 애크먼 Ackman , 그리고 아이칸스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수백만 달러를 들여 위임장 대결을 벌여 기존 이사들을 퇴임시키고, 새 이사를 선출하겠다고 일부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칼 아이칸은 이런 방식으로 해저시추기업 트랜스오션 Transocean을 겨냥하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기업의 이사회는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 후보자 명단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때로는 단순한 위협이 실제 이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때도 있다. 위협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3월 인터내셔널 게임 테크놀로지 International Game Technology에서는 이사회에 비판적인 후보자가 기존 이사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위임장 대결이 펼쳐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인수합병이 빈번히 발생해 두 개의 이사회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이사들은 또 다른 위기에 직면했다. 선량한 수탁 의무를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고 해서 항상 살아남는 건 아니다. 이사들은 자본 재구성과 상장폐지, 또는 합병 검토를 꺼릴 수도 한다. 한 CEO는 예일대 소넨펠드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고 그들에게 “그렇게 하면 우리 회사가 이사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제 이사들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이사가 되고 싶은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토머스 로이터 Thomas Reuters 와 리서치인 모션 Research in Motion의 이사이자 토론토 로트먼 Rotman 경영대학원 학장인 로저 마틴 Roger Martin 은 적절하지 못한 이유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론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이고, 또 다른 이유는 “명성, 훌륭한 동료, 새로운 산업을 배울 수 있어서, 혹은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사회에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 만약 방금 들었던 이유 때문에 이사가 된 것이라면 “분명 주주들에겐 좋을 리 없다”고 덧붙였다. 마틴은 “우리는 사람들이 선의로 이사가 되길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지배구조에서 실패를 빚는 일이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가 되는 이유 중 한 가지만큼은 타당하다고 말한다(단, 주요 주주가 아닌 경우다). “바로 ‘공공 서비스’를 위해서다. 진정한 이타주의가 이사로 활동할 유일한 선의다.” 이사들은 자신이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고민도 해야 하고 큰 책임감도 따르는 일은 단지 “찬성”이라는 말만 몇 번하고, 근사한 점심이나 즐기면 되는 일보다 훨씬 더 매력이 있다. 과거는 참 좋았다. 하지만 힘든 업무와 근심에도 오늘날의 이사회가 사실 더 나을지 모른다.

이사회가 오리 사냥이 가능한 여성 이사를 원했을 때
“몇 년 전 한 트럭 회사가 이사회에 공석이 생겨 유럽에 살고, 제2외국어를 구사할 줄 알고, 오리 사냥도 할 줄 아는 여성을 영입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고, 그 후 7년 동안 여성 이사는 한 명도 뽑지 않았다.” “또 한 가지 사례가 있는데, 어떤 회사가 오리 사냥을 할 줄 아는 이사를 찾다가 결국 그것을 할 줄 모르는 어떤 여성을 뽑았다. 그래서 남자 이사들이 사냥하러 나가면 그냥 호텔에서 책을 읽든지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줄리 다움, 스펜서 스튜어트 북아메리카 이사회 공동 의장


이사들의 가장 큰 걱정은 그들이 CEO들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느냐 여부다.” _로버트 포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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