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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인의 예(藝)-<92>최종태 '성모상', 관음보살상]지척에 마주한 성모와 관음보살...편견없는 포용의 美
    [조상인의 예(藝)-<92>최종태 '성모상', 관음보살상]지척에 마주한 성모와 관음보살...편견없는 포용의 美
    작가 2018.12.21 17:45:17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으로 이끌었다. 들썩이지 않아도 왠지 달뜨는 시기인지라, 성당을 지키고 선 차가운 화강암 석상도 조금 웃고 있는 것만 같다. 본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양쪽에 놓인 조각가 최종태(86)의 ‘성모상’과 ‘요셉상’이다. 1997년에 작업한 성모상의 높이는 185㎝, 남자 어른 만한 키다. 둥근 얼굴에 뜬 듯 감은듯한 겸허한 눈매의 성모상은 여느 성모마리아와 달리 친근하다. 소녀 같기도 하고 엄마 같기도 한 포용력이 단순하기 그지없는 저 동그란 얼굴에 다 담겨 있다. 순수한 얼굴과 단출한 옷차림이
  • [조상인의 예(藝)-<91>'해상군선도' 10폭 병풍]바다 건너는 八仙...獨친구 떠나보내는 고종의 이별선물
    [조상인의 예(藝)-<91>'해상군선도' 10폭 병풍]바다 건너는 八仙...獨친구 떠나보내는 고종의 이별선물
    작가 2018.12.14 17:29:48
    하룻밤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는 ‘기적 같은 할아버지’가 산타클로스뿐은 아니다. 동양에는 산타클로스 못지않은 도술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 신선들이 있었다. 마침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에서 처음 공개 전시된 조선 말기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 10폭 병풍에 바다를 건너는 신선들이 대거 등장한다. 게다가 1년 6개월 간에 걸친 고난도 복원 끝에 되찾은 붉은색과 초록색이 크리스마스 분위기까지 떠올리게 하는 수작이다. 사연 있는 병풍이다. 고종 임금은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던 독일인 사업가 칼 안드레아스
  • [조상인의 예(藝)-<90>권옥연 '달밤']세 자락 천 사이 휘영청 뜬 보름달...간밤 꿈같은 풍경
    [조상인의 예(藝)-<90>권옥연 '달밤']세 자락 천 사이 휘영청 뜬 보름달...간밤 꿈같은 풍경
    작가 2018.12.07 16:23:43
    누가 하늘에 저런 천 자락을 걸었으려나. 가리려고 드리운 장막인가, 보여주려 내리친 은막인가. 세 자락 천 사이로 휘영청 뜬 보름달이 비친다. 달도 푸르고 하늘도 어두운 푸른빛이니 저 천이 없었더라면 달은 어떤 색 어떤 모양이었을까. ‘청회색의 음유시인’이었던 화가 권옥연(1923~2011)의 1999년작 ‘달밤’이다. 꿈꾸듯 그린 화가요, ‘한국적 초현실주의’라 불리는 그림이니 풍경 참 엉뚱하고 기괴하다. 흔히 그림에서 달은 여성을 상징하고 수직적인 것은 남성을 은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둥근 달과 길쭉길쭉 늘어뜨린 수직의 면이
  • [조상인의 예(藝)-<89>박서보 '묘법'] 체념한듯 발버둥치는 線..'비움'을 아로새기다
    [조상인의 예(藝)-<89>박서보 '묘법'] 체념한듯 발버둥치는 線..'비움'을 아로새기다
    작가 2018.11.30 17:13:32
    눈(雪) 속으로 내몰렸다. 하염없이 흩날리는 눈이 온 세상을 뒤덮어 어느덧 여기가 어디인지, 시간은 얼마쯤 지났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방 천지 분간이 안 될 처지라 눈을 치워도 봄 직하나, 치우고 밀어낸 자리에는 이내 눈이 내려앉으니 기울이는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만다. 망연자실의 순간에, 오히려 이 눈발 속에 온몸 던지고 맡기기로 했다. 벗어나지 않고도 찾은 탈출구다. 아니 탈출을 포기하니 문이 열렸다. 눈 쌓인 몸뚱이는 눈사람처럼 변해가고, 내가 나인지 눈인지 혹 눈이 나인 것은 아닌지 어지러운 마음이 어느덧
  • [조상인의 예(藝)-<88>손상기 '공작도시-독립문 밖에서']담벼락에 매달린 덩굴꽃...붓끝에 담은 희망
    [조상인의 예(藝)-<88>손상기 '공작도시-독립문 밖에서']담벼락에 매달린 덩굴꽃...붓끝에 담은 희망
    작가 2018.11.23 15:41:41
    그토록 낮아져 본 적 있는가. 툭툭 떨어진 낙엽 같은, 바닥에 닿은 시선으로 육중한 담벼락을 올려다보는 듯. 한없이 높아 하늘마저 가려버린 저 담이 이 우주의 전부인 양 압도적이다. 기필코 저 담을 넘으리라, 부수리라 억센 다짐 같은 건 엄두조차 낸 적 없건만 그냥 막막해 오는 불능 앞에 털썩 주저앉는다. 가을이 간다 한들 울 수 없는 노릇처럼, 원망하거나 소리치지도 못하는 그런 심정이다. 화가 손상기(1949~1988)의 1984년작 ‘공작도시-독립문 밖에서’이다. 서울 풍경을 포착한 화가의 ‘공작도시’ 연작 중에서 ‘독립문 밖에
  • [조상인의 예(藝)-<87>노수현 '사계산수도']소나무와 운치 곁들인 정자...묵향에 스민 '무릉도원'
    [조상인의 예(藝)-<87>노수현 '사계산수도']소나무와 운치 곁들인 정자...묵향에 스민 '무릉도원'
    작가 2018.11.16 15:11:02
    발그라니 익고 노르스름 물든 단풍이 과일보다 더 탐스럽다. 그 곁으로 잎 떨어진 가지가 발톱처럼 날카롭게 변해가는 가을이다. 저 멀리 깊숙한 계곡 안쪽으로 흘러가는 나룻배는 꿈결 같은 풍경 속으로 들어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다. 울창한 소나무, 운치 있는 정자와 세찬 비바람에 흩날리는 잎들이 펼쳐지는 심산 노수현(1899~1978)의 ‘사계산수도(四季山水圖)’이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붓으로 정성스럽게 그린 정교한 그림이지만 사실적인 생생함보다는 상상 속 풍광인 듯 이상적이다. 대상의 세세한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문득문득 드
  • [조상인의 예(藝)-<86>한시각 '북새선은도']꼼꼼한 인물 묘사...조선 중기 생생한 科擧 풍경
    [조상인의 예(藝)-<86>한시각 '북새선은도']꼼꼼한 인물 묘사...조선 중기 생생한 科擧 풍경
    작가 2018.11.09 16:16:48
    시험을 앞둔 사람이 문득문득 느끼는 떨림을 가을비 직후 성큼 다가온 찬 공기의 시릿함에 비하겠는가. 그 싸한 긴장감은 수험생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며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전이되고 전파되니, 아마도 지금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가량은 이 으슬으슬한 긴장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당장 다음 주, 오는 15일이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니 말이다. 시험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이 옛 선비들이라 하여 덜 마음 졸이고 더 여유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현종 5년이던 1664년 지금의 북한 지역인 함경도 길주에서 과거 시험이 열렸다
  • [조상인의 예(藝)-<85>김흥수 '가을']강렬한 색점 속 두여인...그윽한 晩秋의 서정
    [조상인의 예(藝)-<85>김흥수 '가을']강렬한 색점 속 두여인...그윽한 晩秋의 서정
    작가 2018.11.02 17:26:31
    제목마저 ‘가을’이다. 요즘처럼 무르익은 가을날 공원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눕혀 놓고 노랗고 붉은 낙엽을 잔뜩 뿌려 파묻어본 적 있으려나. 리처드 기어와 위노나 라이더가 나란히 걷던 영화 ‘뉴욕의 가을(Autumn In New York)’에 나오는 그런 가을 풍경처럼. 과감하고 독자적인 화풍으로 유명한 김흥수(1919~2014)가 마흔 두 살에 그린 ‘가을’이다. 샛노란 금가루와 쥐어짠 석류즙을 흩뿌렸나 싶은 첫인상이 들 정도로 색채가 강렬하다. 이 ‘가을’은 붓질로 점 찍듯 그린 작품이다. 점도 그냥 둥근 것이 아니라 일정하지 않
  • [조상인의 예(藝)-<84>곽인식 '작품83-B']노랑·주황·빨강 경쾌한 색점...캔버스에 단풍이 내려앉았네
    [조상인의 예(藝)-<84>곽인식 '작품83-B']노랑·주황·빨강 경쾌한 색점...캔버스에 단풍이 내려앉았네
    작가 2018.10.26 17:27:48
    설악산과 오대산에 이어 북한산까지 절정의 단풍이 내려앉았다.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등 서울 도심의 고궁들도 알록달록 물들었다. 샛노랗게 낯빛 바꾼 은행나무 뒤로 붉은 이파리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물론 그 사이사이에 아직도 ‘버틴’ 초록 잎사귀들도 있으니 꼭 이 그림을 닮았다. 곽인식(1919~1988)의 ‘작품 83-B’이다. 봄에 봤더라면 분명 꽃잎 떨어져 내린 모습 같다 했을지 모르나, 적어도 지금은 고운 빛깔 단풍색이다. 한 잎, 또 한 잎 색을 바꾸는 나무처럼 화가도 하나씩 원을 찍었으리라. 이 고운 가을을 조금만,
  • [조상인의 예(藝)-<83>변시지 '절도(絶島)']홀로 웅크려 앉아 태풍 맞는 사내...고독 속에서도 움트는 희망
    [조상인의 예(藝)-<83>변시지 '절도(絶島)']홀로 웅크려 앉아 태풍 맞는 사내...고독 속에서도 움트는 희망
    작가 2018.10.19 17:27:10
    “제주는 검은 빛”이라고 말한 그는 고향이 제주라고 했다. 화산섬 제주의 현무암이 검은색이니 땅도 검고 그 돌로 쌓아올린 담도 검다. 푸른 바다 푸른 하늘이지만, 검은 바다 검은 하늘도 분명 존재하는 것이 제주의 자연의 풍경이니 그럴만했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오색창연한 다채로움이 겹치고 겹쳐진 색이, 역사의 쌓이고 쌓인 모습이 검은 빛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중년 이후 이곳에서 생을 마무리 한 화가 변시지(1926~2013)에게 제주는 ‘누런색’이었다. 가을바람이 추수 앞둔 들녘을 쓰다듬을 때면 통통하게 익어
  • [조상인의 예(藝)-<82>소치 허련 '가을산수'] 아찔하게 솟은 절벽...아늑한 오두막집...묵향 그윽한 이상향
    [조상인의 예(藝)-<82>소치 허련 '가을산수'] 아찔하게 솟은 절벽...아늑한 오두막집...묵향 그윽한 이상향
    작가 2018.10.12 17:20:01
    어찌나 급작스럽게 계절이 바뀌었는지, 가을이 파도를 타고 와락 달려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소치(小癡) 허련(1808~1893)의 ‘가을 산수’ 위쪽으로 물색 파란빛이 반짝여서 그랬나 보다. 가을 풍경을 그렸다 하는데 울긋불긋 단풍색도 아니요, 겨울 채비하는 갈색 기운도 보이지 않는 묘한 추경산수다. 절벽 꼭대기, 오막살이 집이 아늑하게 자리 잡은 언덕 위가 파르란 것은 높디높은 가을 하늘이 거울처럼 비추었기 때문일 게다. 파아란, 딱 요즘 같은 하늘이 땅에까지 내려앉았다. 옅은 담채로 널찍하게 칠한 파랑과 군데군
  • [조상인의 예(藝)-<81>이강소 '무제 91182'] 외로이 떠 있는 빈 배...무심한 붓질로 그려낸 詩같은 풍경
    [조상인의 예(藝)-<81>이강소 '무제 91182'] 외로이 떠 있는 빈 배...무심한 붓질로 그려낸 詩같은 풍경
    작가 2018.10.05 17:40:45
    살아있는 닭의 발목을 멍석 위 말뚝에 묶어뒀다. 반경 570㎝의 공간이 제 세상이 됐다. 화가 이강소(75)는 멍석 주변에 흰가루를 뿌려놓고 닭이 움직인 흔적이 흰 발자국으로 남게 했다. 그가 서른 두 살 때 일이다. 겁에 질린 닭이 꼼짝 않을까봐 군데군데 먹이를 뿌려둔 덕에 닭은 사흘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닭이 그린(?) 작품이 사진과 설치물로 고스란히 남았다.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소장한 이강소의 대표작 ‘무제75031’다. 이 작품은 1975년 파리시립근대미술관에서 열린 제9회 파리비엔날레에서 첫선을 보였다. 당시 프랑스에서
  • [조상인의 예(藝)-<80>홍세섭 '유압도']유유히 노니는 오리 한쌍...가정의 화목과 복을 기원하다
    [조상인의 예(藝)-<80>홍세섭 '유압도']유유히 노니는 오리 한쌍...가정의 화목과 복을 기원하다
    작가 2018.09.28 15:18:21
    둥둥 떠 있기만 하다면 물 위는 잠잠하다. 물결은 움직이는 순간 일기 시작한다. 그 움직임이 지속적이고 그 방향이 일관될수록 물의 흐름은 분명하게 그 모습을 그려낸다. 마치 이 헤엄치는 오리가 그리는 파문처럼. 조선 말기를 대표하는 사대부 화가 홍세섭(1832~1884)의 대표작 새(鳥) 그림 중에서도 기량 으뜸이며 전무후무한 표현력으로 손꼽히는 ‘유압도(遊鴨圖)’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가르며 날아온 오리 두 마리가 물 위를 스치듯 사뿐히 내려앉았다. 유유히 노니는 오리가 엄연히 주인공이건만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구불구불한 물결이
  • [조상인의 예(藝)-<79>류경채 '축전91-8'] 휘영청 뜬 한가위 보름달...빛으로 빚은 '넉넉함'
    [조상인의 예(藝)-<79>류경채 '축전91-8'] 휘영청 뜬 한가위 보름달...빛으로 빚은 '넉넉함'
    작가 2018.09.21 16:24:57
    그 달 참 둥글고 크다. 턱 괴고 내다보는 창틀을 꽉 채우고도 넘칠 기세다. 조선 후기 문신인 대산 김매순(1776~1840)이 문집 ‘대산초고’에서 당시 서울의 풍속 80여 가지를 추려 ‘열양세시기’를 쓰면서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 같기만 바란다”고 기록한, 딱 그 말 같은 둥근 달이다. 휘영청 희맑은 동그라미 자리에 이리저리 물결이 이듯 붓질 오간 자리 선명한 것이 도공이 손으로 훑은 커다란 백자 달항아리를 보는 듯하다. 눈 같은 설(雪)백색이요, 젖 같은 유(乳)백색이라 불린 조선 백자처럼 이 달 또한 희지도 누렇지도 푸
  • [조상인의 예(藝)-<78>배운성 '대가족']옹기종기 모인 17명의 대가족...애틋한 그리움을 채우다
    [조상인의 예(藝)-<78>배운성 '대가족']옹기종기 모인 17명의 대가족...애틋한 그리움을 채우다
    작가 2018.09.14 15:29:46
    추석까지 열흘도 채 안 남았다. 고향 가는 차편 준비는 이미 끝냈을 테니 이제 곧 만날 가족에 대한 그리움만 한껏 부풀리면 될 때다. 명절 앞두고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고향 생각, 식구 생각은 경험으로 보건대 요맘때가 최고조다. 막상 만나면 그 기분이 기대했던 맘 같지 않고, 심지어 별것 아닌 일로 투덕투덕 다투기도 한다. 그게 ‘식구’이니 말이다. 여기 할머니부터 돌쟁이 막내 손주까지 3대 이상 됨직한 대가족이 빙 둘러 모였다. 무려 17명이 옹기종기 앉고 섰는데도 좁아 보이지 않는 이 한옥은 1900년대 서울 갑부로 유명했던 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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