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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인의 예(藝)-<75>김수철 '백분홍련']흰 항아리에 분홍빛 연꽃...우아한 기품 수묵으로 담다
    [조상인의 예(藝)-<75>김수철 '백분홍련']흰 항아리에 분홍빛 연꽃...우아한 기품 수묵으로 담다
    작가 2018.08.24 17:46:16
    경복궁 밖 동십자각에서 삼청로 쪽으로 향하다 마주하게 되는 법련사는 올여름 내내 사찰 입구에 연꽃을 내놓았다. 연잎이 물을 덮은 항아리가 24개. 이쪽 꽃봉오리가 삐죽 나온다 싶으면 이내 저쪽 봉오리가 벌어져 거의 매일 한두 송이씩 만개한 연꽃을 볼 수 있었다. 진흙탕에 뿌리 두고도 더러움 묻히지 않고 핀다는 연꽃은 염천에도 굴하지 않았다. 이 꽃 떨어진다 싶으면 저 꽃도 씨방 내보이며 꺾이지 않을 것만 같던 염제(炎帝·중국 고대 불의 신이자 여름의 신)도 흐르는 시간 앞에 밀려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그런 연꽃
  • [조상인의 예(藝)-<74>이종우 '아침']신록의 정원에 놓인 백자...청초한 아름다움을 뽐내다
    [조상인의 예(藝)-<74>이종우 '아침']신록의 정원에 놓인 백자...청초한 아름다움을 뽐내다
    작가 2018.08.17 15:30:17
    오늘 같은 이런 여름날 아침이다. 말복을 넘기니 열대야도 한풀 꺾였다며 아침 바람을 따라 뜰에 나섰다. 약간의 시원함이 느껴지니 흔들리는 나무 그늘에서 초록의 움직임을 감지할 여유가 생긴다. 주변은 조용하고 화초는 싱싱하다. 푸른 기운이 눈에서부터 더위를 걷어낸다. 정원의 판판한 자연석 위에 백자 하나가 놓였다. 위아래 반구형을 붙인 도자기 이음새가 불룩하다. 사람이 빚은 백자와 뜰 안의 자연이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조화롭다. 세상 모두를 다 끌어안을 듯한 넉넉함을 가진 백자다. 항아리 표면에서 파르스름한 초록 기운이 도는
  • [조상인의 예(藝)-<73> 김창열 '물방울'] 쏟아져 내릴 듯한 송글송글 물방울...차고 영롱한 기운 담다
    [조상인의 예(藝)-<73> 김창열 '물방울'] 쏟아져 내릴 듯한 송글송글 물방울...차고 영롱한 기운 담다
    작가 2018.08.10 17:38:56
    그림을 잡고 흔들면 후두둑 물방울들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저 송글송글한 것은 물방울인가, 땀방울인가, 빗방울인가. 열대야 넘기고 새벽에 만나는 이슬인가, 혹은 수고하는 이를 위해 내민 물잔 겉에 맺힌 위로의 물방울인가. 날 선 얼음은 금세 녹아버리고 뜨거운 김은 쉬이 사라진다. 쨍하고 팽팽한 긴장감을 내뿜는 저 알알이 물방울을 그저 말캉하게 볼 게 아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비누방울이나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리고픈 어린아이의 구슬처럼, 눈에는 보이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존재다. 이제 막 캔버스 뒤에서 배어난 물방울로 보일
  • [조상인의 예(藝)-<72>소림 조석진 '군어유영']한가로이 노니는 정겨운 잉어들...평화·풍요를 기원하다
    [조상인의 예(藝)-<72>소림 조석진 '군어유영']한가로이 노니는 정겨운 잉어들...평화·풍요를 기원하다
    작가 2018.08.03 17:28:00
    저 맑은 물에 옷 입은 채로 풍덩 뛰어들고 싶다. 수초가 파르란 물 사이로 잉어 네 마리가 미끄러지듯 헤엄치고 있다. 가마솥 더위가 연일 찜통을 만드니 잉어의 수중생활이 몹시도 부럽다. 물고기 덩치가 제각각인데 올망졸망 몰려다니는 것을 보니 가족인 게다. 가장 격인 큰 잉어가 식구를 감싸듯 이끌고 막내 같은 꼬맹이가 뒤를 따른다. 피둥피둥 살찌지도 않고 비실비실 힘없지도 않은 잉어 몸집이 맞춤하게 보기 좋다. 잉어 몸통이 갈색이라 푸른 물빛 안에서 더욱 격조 있다. 영롱한 눈동자와 투명한 비늘이 반짝인다. 물고기의 생기는 눈동자요
  • [조상인의 예(藝)-<71>전혁림 '통영항']코발트블루 빛 바다...하늘을 끌어놓은 듯 '정겨운 항구'
    [조상인의 예(藝)-<71>전혁림 '통영항']코발트블루 빛 바다...하늘을 끌어놓은 듯 '정겨운 항구'
    작가 2018.07.27 17:29:11
    바다는 꿈을 꾸게 한다. 연일 된더위가 수은주 최고치를 찍는 요즘, 일터에 종일 매인 직장인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떠올리며 휴가를 꿈꾼다. 파도 넘실대는 푸른 바다는 피서객의 백일몽인 동시에 어부의 부푼 꿈이다. 누군가에게는 화려한 외출이며, 어떤 이에게는 그리운 고향인 바다. 화가는 이 바다 앞에서 “저 멀리 스칸디나비아, 지중해 혹은 알래스카로부터 밀려온 파도가 아닌가” 생각하며 드넓은 세계를 바라봤다. 그리고, 섬 속 산 중턱 사찰에서 공부하던 한 사법고시생은 이 바다를 보며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다. 시퍼런 바다색이 눈에서
  • [조상인의 예(藝)-<70>김명국 '달마도']담묵·농묵 어우러진 거침없는 붓질...高僧의 정신세계를 담다
    [조상인의 예(藝)-<70>김명국 '달마도']담묵·농묵 어우러진 거침없는 붓질...高僧의 정신세계를 담다
    작가 2018.07.20 15:33:19
    뭣이 두려워 망설이는가. 거침없이 달려본 게 언제인가. 여기 도(道) 깨친 달마가 당신에게 묻는다. 부리부리한 눈과 털 긴 눈썹을 팔(八)자로 일그러뜨리며. 미간에도 날카로운 주름이 파였다. 주먹같이 큼직한 매부리코와 짙은 콧수염, 수북한 구레나룻이 이국적이지만 심심한 담묵으로 그려 친근하다. 달마는 본래 남인도 향지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승려가 된 달마는 동쪽으로, 남북조시대의 중국으로 가 선종(禪宗)을 퍼뜨렸다. 달마는 양무제(464~549)를 만나 이기적인 공덕 쌓기를 매섭게 비판하고는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面壁) 수행했다.
  • [조상인의 예(藝)-<69>남관 '환상'] 구름 속 뒤엉킨 하늘과 바다..거친 전쟁의 상흔
    [조상인의 예(藝)-<69>남관 '환상'] 구름 속 뒤엉킨 하늘과 바다..거친 전쟁의 상흔
    작가 2018.07.13 17:22:22
    캔버스에 한지 붙여 의도적 얼룩..‘고단함’으로 독특한 질감 표현 갑골문자서 찾은 인간상·감정 숨긴 마스크 등 ‘문자추상’ 담아 해방 후 첫 佛 건너가 고생 끝에 명성..백상 장기영 후원받기도눈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화폭에 내려앉았다. 무더위 씻은 한여름 소나기 지난 자리려나. 새파란 하늘이 부드럽게 구름을 밀어낸 게 아니라 칼로 무 자르듯 갈랐다. 하늘 속 구름인지 구름 속 하늘인지 뒤엉킨 그 틈새로 더 깊고 짙은 푸른색이 펼쳐진다. 몸과 마음에 걸친 덧없는 것들 다 벗어던지고 뛰어들고픈, 바다 같다. 하늘과 바다
  • [조상인의 예(藝)-<68>장승업② '한아탐과' '호응탐시']열매 탐내는 산새...사냥감 노리는 매...약동하는 생명력을 담다
    [조상인의 예(藝)-<68>장승업② '한아탐과' '호응탐시']열매 탐내는 산새...사냥감 노리는 매...약동하는 생명력을 담다
    작가 2018.07.06 15:41:07
    탐나는 열매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과일이 배인지 덜 익은 사과나 복숭아인지는 모르겠으나 몇날 며칠을 두고만 보다 결국 못 참고 서리하게 되면 어쩌나 싶다. 이름 모를 과일의 맛이 궁금한 게 아니라 그 빛깔이 고와서다. 붉지도 푸르지도 노랗지도 않은 열매의 색이 마치 손대서는 안될 하늘의 것은 아닌지 신비롭다. 초록과 파랑을 동시에 지닌, 그래서 숲에서 나왔나 하늘에서 내렸나 싶은 나무 이파리가 달린 열매의 신비감을 더욱 부추긴다. 곁에 앉은 갈가마귀(鴉)가 달 옆에 기댄 듯, 올려다보는 새가 해를 바라보는 듯 탐스럽다. 오원 장승업
  • [조상인의 예(藝)-<67>장승업① '미산이곡']비 걷힌 하늘밑 목동과 아낙..불운한 천재가 꿈꾼 유토피아
    [조상인의 예(藝)-<67>장승업① '미산이곡']비 걷힌 하늘밑 목동과 아낙..불운한 천재가 꿈꾼 유토피아
    작가 2018.06.29 16:08:55
    비가 잦아진 것으로 보아 이내 장마철이 올 모양이다. 질척거리는 빗길에 투덜거려도, 그래도 비 오는 날이 좋은 이유는 비 갠 후의 말간 느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바탕 퍼부은 비가 세상 구석구석을 말끔히 씻고 지나간 모양이다. 산도 푸르고 나무도 푸르르니 기와집마저 파르랗다. 문 다 열어젖히고 책상에 앉은 선비는 어제 본 책 오늘 또 펼쳐 놓았을지라도 새롭게 읽힐 것이다. 날씨 덕이다. 능수버들이 고개 숙인 자리에서 푸른 갈대밭이 펼쳐진다. 검은 소 등에 올라탄 목동 아이는 어제 같은 오늘이 내일도 계속되려나. 한없이 평온하
  • [조상인의 예(藝)-<66>김세중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오른손엔 칼...당당한 위용...승리한 장군의 기백을 담다
    [조상인의 예(藝)-<66>김세중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오른손엔 칼...당당한 위용...승리한 장군의 기백을 담다
    작가 2018.06.22 14:32:37
    다시, 광장이다. 월드컵 축구에 대한 응원 열기가 사람들을 광장으로 끌어내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첫 경기였던 스웨덴과의 결전은 응원하는 관중들을 탄식하게 했지만 끝까지 잘 싸워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은 하나였다. 당장 24일 자정에는 멕시코와, 이어 27일 밤 11시에는 독일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강적에 맞선 무모한 도전이라 할지라도 선수들이나 응원하는 국민들 모두 포기할 리 없다. 그래서 더 달아오른 광화문 광장이다. 응원으로, 촛불로, 추모로, 축제로, 때로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내보려는 사람들로 언제 광화문 광장이
  • [조상인의 예(藝)-<65>송수남 '여름나무'] 헤아릴 길 없는 수묵의 기세..하늘까지 닿을 듯 올곧구나
    [조상인의 예(藝)-<65>송수남 '여름나무'] 헤아릴 길 없는 수묵의 기세..하늘까지 닿을 듯 올곧구나
    작가 2018.06.15 17:23:03
    봄이 꽃의 계절이라면 여름은 나무의 계절이다. 여름 나무는 큰 가지 뻗고 울창한 잎 덮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마을의 터줏대감 같은 느티나무는 동네 사람들의 평안을 빌어주는 믿음직한 존재였다. 아름드리 느티나무에 그네를 매고 나무 그늘을 놀이터 삼아 웃고 떠드는 모습은 이제 옛이야기, 시골에서도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 됐다. 도시의 나무는 주로 가로수다. 가수 이용은 1982년 곡 ‘서울’에서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 “을지로에는 감나무를 심어보자”라고 노래했더랬다. 하지만 지금 서울 사대문 안의 대세는 ‘이팝나무’
  • [조상인의 예(藝)-<64>윤두서 '진단타려도']나귀 등짝서 떨어져도 웃는 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일세
    [조상인의 예(藝)-<64>윤두서 '진단타려도']나귀 등짝서 떨어져도 웃는 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일세
    작가 2018.06.08 17:14:45
    오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막판 선거운동이 절정에 오른 주말이다. 정치 싸움인 면도 없지 않으나 그 결과가 민생과 직결되는 것 또한 선거인지라 출마자뿐 아니라 유권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지방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진단타려도’를 꺼내 본다. 아침이슬이 닦고 지나간 듯 청명한 풍경이다. 말간 그림의 첫인상과 달리 주인공 격인 나귀 등짝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노인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땅바닥으로 꼬꾸라지기 직전인 연초록 도포차림의 선비가 마치 넓적한 나뭇잎 같다. 버둥거리며 휘젓는 두 다리와 옆에 점잖게 선 잘생긴
  • [조상인의 예(藝)-<63>신사임당 '초충도']고고한 양귀비꽃에 날아든 나비 한쌍...多産·長壽를 기원하다
    [조상인의 예(藝)-<63>신사임당 '초충도']고고한 양귀비꽃에 날아든 나비 한쌍...多産·長壽를 기원하다
    작가 2018.06.01 15:16:17
    간밤에 모기에게 물렸다. 빨갛게 부어오른 자리를 긁으며 이제 여름이 오나 보다, 생각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 튀어나온다는 ‘경칩’이 우수와 춘분 사이에서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듯 그렇게 계절의 변화는 작은 동물들, 꽃과 나무가 먼저 알려온다. 사람이 생각만 빨랐지 뭐가 그리 잘나서 자연의 동반자를 ‘미물’이라 부르는가 반성할 일이다. 낭창거리는 줄기 끝에 붉은 양귀비꽃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신사임당(1504~1551)의 작품으로 소장한 ‘초충도’ 8폭 그림 중 ‘양귀비와 도마뱀’이다. 양귀비의 품새가 어찌
  • [조상인의 예(藝)-<62>황염수 '장미']강인한 검정 테두리 속 꿈틀대는 생명력...열정·순결·사랑을 담다
    [조상인의 예(藝)-<62>황염수 '장미']강인한 검정 테두리 속 꿈틀대는 생명력...열정·순결·사랑을 담다
    작가 2018.05.25 14:14:42
    장미가 지천이다. 반포대교 남단에 조성된 화단부터 용산구청을 지나 돌아가는 삼각지에도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경복궁을 가운데 두고 북촌, 서촌의 담장 있는 집이면 너나없이, 아파트는 곱게 꾸며둔 화단 구석구석 빨간 장미가 고개를 내밀었다. 흔해서 싫다거나 많아서 지겹다는 얘기가 아니다. ‘꽃 중의 여왕’인 장미가 친근하게 곳곳에 피었으니 반갑고 기뻐 스쳐지날 동네 담벼락 한 번 더 돌아보는 게 흐뭇해서 하는 소리다. 그렇게 핀 장미를 한 송이씩 꺾어 담은 듯하다. 빨간장미와 흰장미 사이로 분홍장미와 노란장미가 다투듯 얼굴을 내민
  • [조상인의 예(藝)-<61>전성우 '청화만다라:광배#47']흰 구름바다에 쪽빛 하늘조각...마음 속 때를 씻는 붓질
    [조상인의 예(藝)-<61>전성우 '청화만다라:광배#47']흰 구름바다에 쪽빛 하늘조각...마음 속 때를 씻는 붓질
    작가 2018.05.18 15:42:18
    눈(雪)보다 더 흰 구름바다에 쪽빛 하늘 조각이 떠 있다. 하늘 위 구름이 아니라 구름바다에 하늘 조각이다. 어느 것이 구름이요 어느 것이 하늘인지, 네가 나인지 내가 너인지, 아니 그런 구분마저 덧없게 만드는 신비로운 깨달음이 혼재한다. 그 사이를 가르며 지나는 한 척의 배(船) 같은 것이 있으니 광배(光背)라 한다. 광배는 부처 등 신성한 존재의 뒤를 감싸는 신비의 빛을 뜻한다. 본래 의미로는 광배가 부처를 상징하는 것이지만 흐린 분홍빛이 오히려 인간의 살 색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림 속에서만은 신과 사람의 경계마저도 허물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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