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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巨野 ‘주 52시간제’ 오락가락…실용주의 진정성 누가 믿겠나
오피니언사설 2025.02.08 00:05:00더불어민주당이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조항’을 제외한 반도체특별법을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반도체 연구개발(R&D) 전문직에 대한 주 52시간 예외 적용 수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산업계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거대 야당은 노동계와 당내 반발에 부딪치자 결국 기존 입장으로 되돌아섰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6일 “여야 이견이 없는 국가적 지원 부분을 먼저 처리하고 여야·노사 간 이견이 있는 노동시간 적용 제외는 별도로 논의를 지속해 합의되는 대로 처리하자”고 반도체특별법의 단계적 처리 입장을 밝혔다.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느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며 주 52시간 예외 적용에 전향적 입장을 보였던 이 대표도 5일 재계 인사들을 만나 “반도체 육성에 주 52시간 예외가 꼭 필요한 것이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제와 전력·용수 지원 등도 필요하지만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 집중 근무가 필수인 연구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예외 적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대만 등 경쟁국의 첨단 기업들은 불철주야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데 우리 기업들이 주 52시간제의 틀에 묶여 저녁이면 연구실 불을 꺼야 한다면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이 기업의 가장 무거운 족쇄인 ‘주 52시간제’ 완화의 군불만 때다가 다음 기회로 미루자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러니 연일 친기업·성장 우선을 강조하는 이 대표의 ‘실용주의’ 행보가 진정성 없는 ‘조기 대선용 꼼수’라는 의심을 사는 것이다. 핵심은 쏙 빼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지적받는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켜도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정말로 첨단산업 육성과 경제 회복을 중시한다면 노동계와 당내 반대 세력을 설득해 주 52시간 예외 적용 조항을 포함한 온전한 반도체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혼란만 부추기는 오락가락 정책 행보를 멈추고 경제 살리기 입법에 앞장서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사설] ‘딥시크 포비아’ 확산, 사이버 안보 종합대책 서둘러야
오피니언사설 2025.02.08 00:05:00중국 스타트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개발에 성공하자 기술 격차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사이버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딥시크 이용자 정보 및 기술 유출 우려가 확산되면서 접속을 차단하는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금융기관 등이 잇따르고 있다. 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경기도 등 지자체는 이달 5~6일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금융 업계는 딥시크 접속을 막았고 주요 대기업들도 제한 조치에 나섰다. 호주·일본·대만 등도 정부 기기에서 딥시크 사용을 제한했고 이탈리아는 앱 마켓에서 딥시크를 금지했다. 딥시크 공포가 커지는 이유는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 활동과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들여다보고 수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시행한 데이터보안법에 따라 기업 수집 정보에 무제한 접근권을 갖는다. 딥시크를 사용하는 외국의 기관이나 기업·개인의 정보가 중국 당국과 공산당에 공유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 속에서 정보·기술 유출 및 해킹 방지 등 정보 대응력은 산업 경쟁력 및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해외 선진국들은 사이버 안보 관련 법을 이미 제정해 기술 및 정보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사태 이후 2015년 사이버안보법을 제정했고 일본도 이 일을 계기로 사이버기본법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이런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이버 안보와 디지털 기술 정보 국외 유출 문제 등에 통합 대응하기 위한 국가사이버안보기본법이 처리되지 않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2022년 입법 예고한 이 법은 민간 사찰 우려 등의 이유로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첨단산업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면서 AI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정부와 국회가 사이버 안보 종합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실천해야 할 것이다. 사이버 안보와 AI 데이터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설치에 속도를 내는 한편 국회 내에 상설감독위원회를 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AI에 의한 정보·기술 유출 우려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은 미국 수준의 고효율 AI 초격차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사설] 획일적 정년 연장 아닌 다양한 계속고용 방안 논의하라
오피니언사설 2025.02.08 00:05:00정치권에서 정년 연장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6일 국민연금 고갈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들며 “60세로 규정된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을 중소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정년 연장 시 청년층과의 차별 우려를 제기하며 “최근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놀란 민주노총 달래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격차해소특별위원회는 단계적 정년 연장 추진 방안을 밝힌 적이 있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뤄지던 정년 연장 논의는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노총의 보이콧으로 중단된 상태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표심을 의식한 여야의 정년 연장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 정년을 획일적·일률적으로 65세로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 유연성을 전제하지 않은 채 정년만 연장하면 청년의 신규 일자리 감소에 따른 세대 갈등과 기업 부담 급증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김현석 부산대 교수에게 의뢰해 지난해 말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60~64세 연령대 근로자가 모두 정년 연장 대상이 되는 도입 5년 차에는 추가 고용 규모와 추가 비용이 각각 59만 명, 연간 30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초고령화가 심각한 일본도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3년부터 65세로의 정년 연장에 나서면서 계속고용, 정년 연장, 정년 폐지 등 다양한 방식의 고용 연장을 추진했다. 그 결과 일본 기업들의 경우 2022년 기준으로 65세까지 계속고용 비율이 70.6%에 달했고 정년 연장과 정년 폐지는 각각 25.5%, 3.9%였다. 우리도 기업의 사정에 맞게 노사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정년 연장을 강행하면 대기업·공공 부문의 정규직 근로자에게만 혜택이 쏠려 고용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개혁과 함께 정년 연장을 추진해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식으로 정년 연장 방안이 결정돼서는 안 된다. 노사정은 나라 미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서 노동 개혁과 함께 정년 연장 방안을 차분히 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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