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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치매 걸린 치매의사의 생존 일기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7:02신경과 전문의인 저자가 처음 이상 징후를 감지한 것은 55세였던 2006년 여름이다. 눈앞의 장미에서 향을 느낄 수 없게 됐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있지도 않은 빵 냄새를 맡게 됐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후각 손상이 신경 쓰이던 저자는 6년 뒤인 2012년 당시 유행했던 유전자 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70세가 됐을 때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50%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리고 2015년 저자는 실제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다. 알츠하이머는 심각한 기억 장애를 일으키는 치매의 핵심 원인 중 하나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10~20년 전 발병한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은 병이 상당히 진행돼 사실상 홀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마지막 단계에 병원을 찾는다. 별다른 치료약이 없기에 이후로는 속수무책이다. 기억의 상실 등이 가속화된 끝에 진단 후 8~10년 안에 사망한다. 저자는 전문 지식 덕에 증상이 거의 없던 극초기 이 병을 발견한다. 저자의 당시 검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인지 영역에서 평균보다 더 뛰어났을 정도다. 그러나 스스로는 이름과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미묘한 기억력 문제로 심란했다. 치매 환자를 치료해온 의사로서 기억 착오나 판단 실수 등 질병이 가져올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기도 했다. 그래서 2013년 예순 둘의 나이로 은퇴한다. 이후 치매와 직접 싸워야 하는 환자로 살며 이 질병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출 방법을 모색한다. 매일 유산소 운동을 하고 심장 건강에 좋은 식생활을 하는 등 인지 능력을 기른다고 증명된 생활 습관을 체화하고 과학 문헌을 읽으며 여러 가능성을 탐구한다. 치료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도 적극 참가한다. 저자는 지난 10여 년 여정을 꼼꼼히 기록하며 병의 경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한다. 동시에 정해진 결말을 향해 먼저 걸어간 한 사람으로서 이 병을 두려워하는 다음 사람에게 치매에 걸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려 깊은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1만 9500원. -
[북스&] 사모펀드의 진짜 얼굴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6:31국부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 사모주식투자실 부장이 세계 유수의 사모펀드들과 함께한 글로벌 투자 현장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혁신의 성공과 실패 사례 20가지를 소개한 책을 펴냈다. 실버레이크, 아폴로, 오닥스 등 대표적인 미국 사모펀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자본이 단순한 수익을 넘어 어떻게 기업의 사업 모델과 운영 구조를 재설계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모펀드는 탐욕스러운 ‘먹튀 자본’이 아니라 정체된 기업을 움직이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CEO”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글로벌 초대형 자본의 의사결정 방식과 장기적 관점의 가치 창출 전략을 설계도처럼 풀어낸다. 2만 2000원. -
[북스&]편지를 통해 스타니슬랍스키의 예술 세계를 만나다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6:08메소드 연기의 창시자인 스타니슬랍스키의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러시아어 원본 전집(8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됐다. 그는 배우이자 연출가, 연기 교육자로 현대 연극 예술, 특히 배우 예술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편지 쓰기를 즐겼는데 정보 전달 수단을 넘어 예술적인 영감과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창작물 자체다. 이 때문에 그의 예술적 비전과 연극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다. 6만 4000원. -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자유무역 80년' 막 내렸다
국제정치·사회 2025.08.08 17:45:59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는 중국을 경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미국의 제조업과 관련 일자리를 해외로 유출시키고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남긴 반면 중국의 배만 불렸다는 것이다. 그리어 대표는 “브레튼우즈에서 시작된 WTO 체제는 관세를 정당한 공공정책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서 주권국가의 핵심 이익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WTO 체제로) 세계 제조업 대부분이 중국·베트남·멕시코 등으로 이전돼 이들 국가의 기업들은 광범위한 혜택을 누린 반면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의 산업 역량과 고용이 광범위하게 타격을 입었고 핵심 공급망을 적국에 의존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적대국은 WTO (운영 방식의) 개혁을 저지하는 것을 즐긴다”며 “미국의 무역적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중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그리어 대표는 미국은 시장을 개방한 반면 다른 나라는 보조금, 환율 조작 등으로 대미 수출을 늘려왔다며 이를 ‘근린 궁핍화(beggar-thy-neighbor)’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근린 궁핍화’ 정책이란 한 국가가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 경제를 희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영국 경제학자 J V 로빈슨이 1930년대 대공황 당시 각국의 이기주의적인 무역정책을 비판하며 쓴 개념이다. 그리어 대표의 이 같은 인식에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제기되는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01년 9·11 테러로 미국이 중동에 집중한 사이 중국은 공교롭게도 같은 해 WTO에 가입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했다.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때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피벗 투 아시아’ 정책을 폈고 도널드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지금까지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현 상황을 방치하다가는 중국에 패권을 완전히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졌고 결국 무역 패러다임을 180도 바꾸는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으로 읽힌다. 그리어 대표는 “회의론자들은 관세정책이 너무 성급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과거에 이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된 적은 없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비상 상황이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WTO 체제를 대신할 무역 규범으로는 ‘턴베리 체제’를 내세웠다.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유럽연합(EU)과 맺은 무역협정이 미국의 지향점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이 매긴 고율 관세와 상대국의 비관세 장벽 철폐로 요약된다. 그리어 대표는 “USTR은 40년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간해왔다”며 “미국이 각국의 무역장벽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 관세를 면제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상대국의 무역장벽을 없애기 위해 미국은 반대급부로 그 나라의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식의 거래를 했다는 뜻이다. 그리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패턴을) 완전히 뒤집었다”며 “이제 우리는 국내에서 충분한 관세 보호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해외에서는 무역장벽을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15% (상호)관세와 함께 미국의 자동차 기준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여러 나라와 함께 한국 사례를 언급했다. 그리어 대표는 각국의 손을 빌려 미국의 제조업을 재건하는 접근법도 턴베리 체제의 주요 특징으로 제시했다. 그는 “EU는 6000억 달러, 한국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한다”며 “이 같은 투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을 재건한 마셜플랜보다 10배(물가 변동분 반영)나 큰 것이다. 미국의 재산업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위축된 미국 조선 산업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각국은 누적으로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에너지, 농업, 방위산업 제품 등을 구매하기로 했다”며 “미국 제품에 대한 이런 수요와 (대미) 투자는 미국 제조업이 뒤처진 전략적 분야에서 주도권을 다시 확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 해결까지 수년이 걸리는 WTO 체제와는 달리 미국은 각국이 합의를 불이행할 시 즉각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합의 이행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더 높은 관세율을 신속하게 재부과하는 새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런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약속하면 수입 반도체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건설을 약속하고 상무부에 신고, 감사관이 건설 전 과정을 감독하면 건설 기간 중 관세 없이 반도체를 수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미국에 투자할 수 없으므로 결국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SMIC·화웨이 등이 고율 관세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
[북스&]국경이라는 렌즈로 본 인류 역사의 이면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5:45국경이라는 렌즈로 인류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고대 이집트의 최초 국경부터 아시아와의 구분을 위해 유럽이 설정한 대륙의 선, 유럽 열강이 무책임하게 그어놓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분할선, 냉전의 유산으로서 한반도를 갈라 놓은 38선, 그리고 우주의 국경까지 ‘가장 흥미롭고 결정적인 47개의 경계선’을 엄선해 그것의 배경과 결과를 정치, 지리, 역사, 문화 등 다층적인 관점에서 풀어낸다. 2만 4000원. -
[북스&]통화 춘추전국시대…달러 패권은 유지될 것인가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5:21비트코인, 스테이블 코인 등이 등장하는 ‘통화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가운데 강달러와 탈달러화의 조짐이 동시에 일어나 달러 패권 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책은 결국 달러가 화폐 전쟁의 ‘최후의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달러 패권을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 위안화와 엔, 유로의 탈달러화 시도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 비트코인 등이 달러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등을 짚어가는 점이 흥미롭다. 2만 8000원. -
삼성·네이버도 AI칩 '난항'…"기술종속 깰 파격 정부지원 필요"
산업IT 2025.08.08 17:45:11네이버, 인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 운영하는 ‘NIK 인공지능(AI) 연구센터’ 협력이 무산 위기에 처한 데 대해 업계 및 학계에서는 강한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가 국내에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AI 반도체 최적화 연구를 선도해왔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네이버가 지난해 ‘마하1’ 칩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굵직한 기업들이 엔비디아 독점을 깰 AI 반도체 자립에 도전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려면 ‘쿠다(CUDA)’라 불리는 엔비디아 특유의 최적화 기술 지배에서부터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해외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는 소버린(자립형) AI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지만 정작 국산 AI 풀스택(인프라·소프트웨어 등 AI 구현에 필요한 모든 기술 요소) 확보에 필수 기술이 된 해당 연구에 대한 관심은 부족해 전반적인 지원 정책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8일 “같은 AI 모델이라도 그것을 작동시키는 반도체 집적회로(IC·칩)마다 구조가 다르다 보니 파이썬 같은 코딩 언어를 각 칩에 맞는 기계어로 한 번 더 번역해 줘야 한다”며 “엔비디아는 쿠다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도 반도체만 개발하면 다 되는 게 아니라 최적화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반도체는 AI 모델을 작동시키는 두뇌 역할을 하는데 이 두뇌의 자체 성능은 물론 AI 모델과 호환성도 개발자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AI 모델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개발돼 엔비디아가 이 호환성에서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인텔·AMD 등 추격에도 글로벌 AI 칩 시장 주도권을 굳히고 있는 비결로 꼽힌다. 쿠다가 대표적이다. 쿠다는 엔비디아 GPU에 최적화한 AI 개발 도구들을 모은 플랫폼이다. 개발자들이 엔비다아 GPU와 쿠다를 함께 사용해 AI 모델을 개발하는 관행이 굳어질수록 후발주자의 추격이 힘들어진다. 엔비디아는 최근 오픈AI가 선보인 첫 오픈소스(개방형) 모델 ‘GPT-OSS’를 두고도 성능 비결의 하나로 쿠다를 내세웠다. 화웨이 역시 이달 5일(현지 시간) 자사 AI 반도체 ‘어센드’ 전용 개발 도구 플랫폼이자 쿠다 대항마인 ‘CANN’을 외부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오픈소스로 개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내에서는 NIK AI 공동연구센터가 대표적이다. 센터 연구진은 인텔 AI 반도체 ‘가우디2’ 전용 가상대규모언어모델(vLLM)을 개발하고 최적화 성능을 확인해 올 6월 컴퓨터 아키텍처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학회 ‘ISCA 2025’에 발표했다. vLLM은 개발자들이 LLM을 활용해 다양한 소프트웨어(SW)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데 필요한 개발 도구로 ‘프레임워크(개발 틀)’라고 불리는 SW 개발 플랫폼의 일종이다. 다만 지난해 9월 출시된 신형 반도체 ‘가우디3’에 대한 후속 연구는 세 기관 간 재계약이 무기한 미뤄지며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국산 NPU 최적화 연구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AI 모델’을 개발하는 정부 사업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엔비디아 GPU 자원을 집중 지원받기로 했지만 자체적으로 국산 NPU 역시 활용하고 이를 위한 최적화 연구를 컨소시엄 협력을 통해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리벨리온, NC AI는 NHN와 모빌린트, 업스테이지는 노타AI와 손잡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모델만 덩그러니 만드는 게 아니라 서비스 활용성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것”이라며 “AI 모델을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에서는 GPU뿐 아니라 국산 NPU 등 다양한 AI 반도체로 잘 돌아가는 성능이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적화 기술 역시 개발에 칩당 수천억 원이 필요하다고 알려진 데 반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정부의 마중물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칩이 개발돼도 이것으로 실제 데이터센터를 돌리기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하려면 수천억 원이 필요하다”며 “기업 투자가 필요한데 한국은 아직 AI 풀스택 기술을 개발해본 적이 없다 보니 인력도 없고 생태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부터 6년간 4031억 원을 들여 ‘한국형 쿠다’ 등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하는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기술 개발’ 사업 정도가 있다. 이 중 하드웨어·클라우드 제외 한국형 쿠다 같은 최적화 소프트웨어 분야만 따지면 1832억 원 지원에 그친다. 2차 추가경정예산 과제로 국산 NPU 최적화를 지원하는 ‘AI 모델 맞춤형 설계 지원’ 과제도 100억 원이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AI 개발 지원을 위해 당장 연내 GPU 1만 장을 들여올 계획이라 엔비디아 의존을 심화하는 역효과 우려도 나온다. -
[핫웹툰] 좀비가 된 딸 지켜라…3대 가족의 고군분투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4:56이윤창 작가의 ‘좀비딸’은 좀비가 된 딸 수아와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정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 간의 애틋한 유대와 현대 사회의 단면을 함께 비춘 작품이다. 배경인 시골 마을 ‘은봉리’에서 효자손 하나로 좀비 손녀를 제압하는 할머니, 시크한 고양이 ‘애용이’까지 더해진 이 기묘한 3대 가족의 일상은 공포보다는 웃음과 감동을 절묘하게 오간다. 눈길을 끄는 점은 독특한 설정 뒤에 감춰진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다. ‘감염자 관리 시스템’ 등 현실 사회를 풍자하는 장치들이 등장하며 단순한 코믹 판타지를 넘어선 설득력을 더한다. 좀비가 된 수아가 말을 배우고, 학교에 가고, 친구를 사귀는 과정은 자녀를 키우는 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최근 영화로도 개봉되며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북스&] 잘 나가는 기업은 사장 말보다 '데이터'를 따른다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4:112002년 미국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서부 해안에 본사를 둔 기업은 16곳에 불과했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20%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2020년 그 숫자는 32개로 두 배 늘었고 시가총액 비중은 무려 47%에 달했다. 20년 만에 벌어진 극적인 판도 변화의 중심에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있다. 이 혁신의 동력으로 흔히 괴짜 천재 창업자들, 즉 ‘긱(Geek)’을 꼽는다. 그러나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 부교수이자 기술경영 전문가인 앤드루 맥아피는 신간 ‘긱 웨이(The Geek Way)’에서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진짜 혁신은 몇몇 천재의 아이디어나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 곧 조직 문화에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일도 어렵지만 빅테크로 키워내는 일은 훨씬 어렵다. 초기에 반짝 주목을 받고 투자를 유치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제품의 혁신성과 고객 만족을 유지하며 성장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 그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실행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경영 철학과 조직 문화, 다시 말해 ‘긱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앤드루 맥아피는 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기술 및 운영관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부교수를 거쳐 현재 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디지털 기술과 경영 혁신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수많은 인터뷰와 현장 연구를 통해 기술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맨 앞선에서 지켜본 학자다. 2014년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와 함께 쓴 ‘제2의 기계시대’는 기술과 사회의 미래를 전망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가 분석한 실리콘밸리의 성공 기업들은 경영 방식과 조직 문화에서 네 가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과학, 속도, 주인의식, 개방성이라는 규범이자 기업 문화다. 맥아피는 이런 경영 방식을 가진 회사를 ‘긱 기업’이라 부른다. 얼핏 보기에 익숙한 단어들이지만 이를 실제 조직 문화로 구현해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긱 기업의 첫 번째 특징은 ‘과학’, 즉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이다. 감이나 직관보다 실험과 검증을 중시한다. 예컨대 구글은 홈페이지의 색상을 정할 때 수백만 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클릭률이 높은 색상을 선택했다. 반면 전통 기업들은 다양한 디자인 시안을 놓고 긴 회의 끝에 상사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흔하다. 극소수 상사의 판단에 의존한 결정이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일의 추진 방식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바로 속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윌 마셜은 스타트업 플래닛랩스를 창업해 정교한 계획 대신 빠른 실행과 반복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갔다. 그는 NASA에서 다섯 번의 우주 탐사에 참여했지만 플래닛랩스에서는 서른다섯 번 로켓을 발사하고 500기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축적된 시행착오와 반복 실험을 바탕으로 그는 기존 기업의 100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NASA처럼 완벽한 계획과 검증을 전제로 움직이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혁신이다. 저자는 넷플릭스의 사례를 자주 인용한다. 2015년쯤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다운로드 기능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직원들이 기능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자 그는 자신의 판단을 철회하고 의견을 수용했다. 이는 긱 방식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이 데이터에 기반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열린 논쟁을 통해 방향을 수정하며 결정을 만들어가는 구조다. 많은 기업이 실리콘밸리를 흉내낸다. ‘수평적’ ‘개방적’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쓰고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며 사무실에 간식과 빈백을 두는 회사들이 있다. 그러나 ‘일하는 방식’은 외형을 흉내낸다고 바뀌지 않는다. 조직 문화는 가장 견고하고 바꾸기 어려운 혁신의 본질이다. 실리콘밸리의 생생한 사례가 풍부하게 담긴 ‘긱 웨이’는 우리가 일하고 있는 방식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2만 5000원. -
테슬라, 슈퍼컴 개발 '도조팀' 해체…삼성·엔비디아와 밀월 깊어지나
국제경제·마켓 2025.08.08 17:43:54테슬라가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였던 ‘도조(Dojo)’ 슈퍼컴퓨터 개발팀을 해체한다. 도조는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위해 독자 설계한 슈퍼컴퓨터로 테슬라 AI 자립 전략의 상징이었다. 이번 결정은 테슬라 기술 개발 전략에서 중대 변곡점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향후 삼성전자·엔비디아 등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도조 팀을 이끌던 피터 배넌이 퇴사했으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팀 폐지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팀 인력 중 약 20명은 최근 설립된 신생 기업 ‘덴서티AI’로 이직했으며 남은 인원들은 데이터센터나 컴퓨팅 관련 다른 프로젝트에 재배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덴서티AI는 도조 팀 리더였던 가네시 벤카타라마난과 테슬라 출신의 빌 창 등이 설립한 회사로 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할 칩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도조’ 프로젝트는 테슬라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추진해온 핵심 사업이다.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이 슈퍼컴퓨터는 AI 경쟁에서 컴퓨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자율주행 프로그램 오토파일럿과 FSD(Full Self-Driving),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머신러닝 모델 학습에 활용됐다. 차량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받아 빠르게 처리해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데도 사용됐다. 월가에서는 도조 프로젝트가 테슬라의 핵심 경쟁 우위 요소로 평가됐다. 앞서 2023년 모건스탠리는 해당 프로젝트가 테슬라 기업가치를 최대 5000억 달러(약 690조 원)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도조 개발팀 해체가 테슬라 전략 변화의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AI 자립에 힘쓰기보다는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단기간 내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삼성전자와 차세대 AI칩 AI6의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던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컴퓨팅 부문에서는 엔비디아와 AMD, 칩 제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도 지난해 “엔비디아와 도조라는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외부 기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일각에서는 올 들어 핵심 인력 이탈과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부진 등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머스크 CEO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북미·유럽 생산·운영 최고책임자 오미드 아프셔 부사장이 5월 퇴사한 데 이어 북미 지역 판매·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트로이 존스도 지난달 회사를 떠났다. AI 부문 최고 책임자이자 휴머노이드 개발 총괄을 맡았던 밀란 코박 부사장도 최근 그만뒀다. -
연준 새 이사에 '관세정책 설계자' 마이런
국제정치·사회 2025.08.08 17:43:24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공석이 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자리에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 지명됐다. 차기 연준 의장에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의견을 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연준의 새 이사로 마이런 위원장을 지명했다. 마이런 지명자는 이달 1일 전격 사임한 쿠글러 전 이사의 후임이다. 마이런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거쳐 쿠글러 전 이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31일까지만 연준 이사직을 맡는다. 마이런 지명자가 9월에 임기를 시작할 경우 FOMC의 기준금리 결정 투표에 최대 4차례(9월 16~17일, 10월 28~29일, 12월 9~10일, 내년 1월 30~31일)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경제 분야에 대한 그의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적었다. 마이런 지명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선임고문으로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을 보좌했다. 이후 헤지펀드에 몸담으면서 트럼프 2기 관세정책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일명 ‘마이런 보고서’를 작성해 이름을 알렸다. 그는 연준의 정책 운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다며 연준이 빨리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확대와 관련해 “거시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물가 압력 증거가 전혀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일시적인 가격 수준 변화일 뿐 지속적인 추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CNBC는 “마이런의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서 말썽꾸러기 역할을 할 ‘그림자 의장’을 지명할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그가 맡을 역할은 ‘파월의 적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한편 마이런 지명자가 내년 1월로 임기를 마치는 만큼 월가에서는 그의 뒤를 잇는 후임자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목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월러 이사가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보도했다. 월러 이사는 지난달 연준 FOMC 회의에서 미셸 보먼 부의장과 함께 금리를 0.25%포인트 인해야 한다며 소수 의견을 낸 인사다. 2명의 연준 이사가 금리 결정에서 소수 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현재의 경제 데이터보다 전망에 기반해 정책을 추진하려는 월러 이사의 의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다만 월러 이사가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면담하지는 않은 데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여전히 유력 후보라는 점에서 변수는 남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을 두고 “케빈(Kevin)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사람과 다른 두 사람 등 4명으로 압축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같은 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도 의중을 물었지만 ‘장관을 계속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
[베스트셀러] 2030 男의 선택 '다크 심리학' 3위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2:57여름 장르 소설 시장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공범’이 2주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하며 이끌고 있다. 성해나의 ‘혼모노’가 2위에 올랐고 양귀자의 ‘모순’,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가 뒤를 이어 한국 소설 강세가 이어졌다. 예약 판매부터 주목받은 심리학 신간 ‘다크 심리학’은 출간과 동시에 3위로 진입했다. 특히 20대 남성(18.6%)과 30대 남성(17.8%) 비중이 높아 전체 구매의 절반 이상이 20~30대였다. 심리학 도서 구매자의 여성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 도서도 강세다. ‘편안함의 습격’이 35계단 뛰어 10위에 올랐고 ‘경험의 멸종’도 13위를 지켰다. -
트럼프의 사퇴 압박·이사회와 갈등·실적 부진까지…속 타는 립부 탄
국제기업 2025.08.08 17:42:453월 인텔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5개월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인텔의 부활을 외친 탄 CEO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의 지속 여부를 놓고 이사회와 갈등하면서 손발이 묶였다. 최근에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는 논란이 촉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그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실적 부진 속에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적자 행진 중인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지속 여부를 놓고 탄 CEO와 이사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프랭크 예어리 인텔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적자를 감당하면서 파운드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진출한 인텔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인텔 파운드리 부문은 2분기에만 31억 7000만 달러(약 4조 3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투자은행(IB) 출신인 예어리 의장은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엔비디아나 아마존에 매각하는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탄 CEO는 파운드리 사업이 인텔의 부활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보 전략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탄 CEO는 인공지능(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AI 기업 인수도 추진했으나 이사회가 심의를 이유로 시간을 끌면서 인수 시기를 놓쳤다. 인텔 관계자들은 “탄 CEO가 이사회로 인해 회사를 혁신하는 데 손발이 묶였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인텔 CEO는 심각한 갈등 상황에 있으며 즉각 사임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다른 해법은 없다”고 적었다. 앞서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인 톰 코튼 의원은 탄 CEO가 몸담았던 케이던스디자인이 중국 군사대학에 칩 설계 제품을 판매한 혐의를 인정하고 1억 4000만 달러(약 1943억 원)가량 지불하기로 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그는 “탄 CEO가 수백 개의 중국 첨단 제조 및 반도체 기업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중 최소 8개 기업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인텔은 2분기 29억 달러(약 4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2023년 4분기 적자 전환 이후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美 "김여정 담화 관심…6·25 유해송환 위해 北과 협상 의지"
국제정치·사회 2025.08.08 17:41:50미국 국무부에서 대북특별부대표를 겸하는 세스 베일리 동아태국 부차관보 대행이 7일(현지 시간) “우리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포함해 북한 지도부에서 나온 고위급 성명들을 봤다”며 “김여정의 담화를 관심 갖고 주목하고 있다(note with interest)”고 말했다. 베일리 부차관보 대행은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연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국전쟁 참전 용사 유해 송환과 관련해 “미국은 미군 장병 유해 송환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자 양자 목표 중 하나로 생각한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밝혀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정책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에 관여할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달 29일 대미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근본적으로 달라진 지정학적 환경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며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방식을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공동성명 내용과 달리 비핵화는 더 이상 안건으로 다루지 않겠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은 서두르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친 셈이다. 북한이 대남 담화에 이어 하루 만에 대미 담화까지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데 입장이 같다”며 “정부는 북미 회담 재개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 역시 여러 차례 밝혔다”고 했다. -
[단독] 한은, 공공 뺀 '순 민간 고용지표' 만든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8.08 17:41:47정부에서 발표하는 일자리 통계가 국민들의 체감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순민간고용’ 일자리 지표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고용지표는 공공 부문 일자리가 섞여 있어 정확한 시장 흐름을 읽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말 공개되는 수정경제전망에 민간고용만을 반영한 순수 증가치를 반영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경제전망에서는 5월 0.8%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등에 대한 수정치가 함께 공개된다. 새 고용지표를 통해 경제전망을 좀 더 정교화한다는 게 한은의 목표다. 그동안 한은 안팎에서는 우리나라 고용지표가 미국 등과 달리 민간과 공공 부문을 구분하지 않아 기업 중심의 부문 고용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은은 이에 따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정부의 직접 일자리 예산 정보를 종합 활용해 공공 부문 고용 효과를 통계에서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지표 개발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진단과 기준금리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용지표가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해석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 탓이다. 실제 통계청의 6월 고용동향을 보면 15~64세 고용률은 역대 6월 기준 최고인 70.3%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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