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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野에 재정 부담까지…폭 좁아지는 세제 개편·소상공인 지원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7.08 05:30:00여야의 극한 대치로 정부가 이달 말 내놓을 세법개정안이 ‘용두사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언급한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 폐지’ 방안이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상속세율 개편과 밸류업 세제 지원책도 상당 부분 약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정치 이슈에 매몰돼 경제 활력을 높일 세제 개편이 실종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올해 세법개정안에 상속세율과 과세표준 구간 조정이 담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채 상병 특검과 김 여사 특검 등으로 격하게 대치한 뒤 국회 개원식마저 연기했다. 여야 교섭단체 연설이 무산되는 등 상임위원회 가동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세제개편안에 대한 국회 보고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정상 가동을 못 하면서 정부와 여당이 언급했던 대대적인 세법 개정은 이번에 포함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는 올해 초부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속·증여·종부세 개편, 밸류업 관련 세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30%로 낮춰야 한다”며 직접 구체적인 상속세율 수치를 거론하기도 했다. 정부의 당초 언급과 달리 세법개정안에 힘이 빠지게 된 것은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정치 이슈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야당은 180석이 넘는 압도적인 의석을 바탕으로 이른바 ‘쌍특검법’ 추진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수사에 나선 검사 탄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당은 ‘리더십의 공백’ 속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민생법안을 주도적으로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이달 3일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밸류업 공시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하겠다고 밝히자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분리과세 대상을 ‘밸류업 공시 기업’으로 한정하면서 전면 도입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각종 세제를 통해 밸류업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던 것을 고려할 때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업계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정치권의 입법 환경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전면 도입하면 대주주의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며 “정부가 야당의 ‘부자 감세’ 프레임을 의식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과감히 제안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말 내놓을 세법개정안에도 이 같은 국회의 권력 구도가 반영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상속세는 그동안 세율 인하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됐지만 이번에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밸류업·스케일업 기업 등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한도 상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만으로도 개편 폭이 크기 때문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상속세율이나 과세표준 구간 조정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기류가 다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유산취득세 전환을 본격 추진할지에 대해서도 당정 내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종부세 역시 마찬가지다. 재산세와 통합 작업은 내년 이후를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를 단일세율로 조정할지를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거래세 폐지까지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지방재정 감소에 대한 우려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3.3%로 2014년 새 기준을 마련한 뒤로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부 지자체 재원으로 가는 종부세를 대폭 감면할 경우 지방재정 부담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세율 인하도 추진이 쉽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경제인협회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 24%에서 21~22%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 같은 건의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정 입장에서는 재작년 당시 법인세 인하로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던 사례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실제 정부는 2022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려고 했지만 민주당이 ‘초부자 감세’라고 반대해 예산안이 법정 마감 시한을 3주 넘겨 국회에서 의결되기도 했다. 세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야당의 반대가 거세지자 여야는 결국 법인세율을 1%포인트 내리기로 합의했다”며 “재계에서 강하게 요구했지만 법인세 인하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고 했다. 문제는 입법 권력이 야당에 압도적으로 쏠려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상속·종부세와 밸류업 세제개편안이 기대에 못 미칠 공산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 한 세법개정안을 내놓아봐야 동력을 얻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제실장 출신의 한 인사는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지르듯이 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기재부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세법개정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정부 입장에서 재정 부담도 대대적인 세제개편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 요인으로 평가된다.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관리재정수지는 -64조 6000억 원으로 동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 폭을 나타냈다. 기재부는 올해 1~5월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 1000억 원 덜 걷히자 세수 재추계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감세에 나설 경우 ‘세수 펑크’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야당의 발목 잡기와 정부의 눈치 보기로 세제개편안이 소폭 변화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 활력 제고에 대한 우려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계에서는 상속세 개편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이 저성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상속세 개편안은 기업 승계 부담 완화와 중산층 세 부담 경감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 폐지 역시 중산층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이 강하다. 금투세 폐지는 개인투자자 부담 완화와 자본시장 활성화가 맞물려 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속·종부세 개편안이 거론된 것”이라며 “감세가 아닌 조세제도 정상화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야당에 세법개정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재부 혼자 세법개정안을 들고 야당을 설득하기는 어려운 만큼 대통령이 세제개편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착한임대제도·노란우산공제 등 '25조 소상공인 대책'도 난항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정부 대책마저 ‘입법 허들’에 막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게 25조 원가량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야당은 현금성 지원 방안을 찾으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정책 실행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재정 당국에 따르면 정부의 소상공인 종합 대책 가운데 조세특례제한법과 대규모 유통업법, 지역중소기업법 등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정부 대책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착한 임대인’ 공제이다. 정부는 공제 기간을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노란우산공제 납입 부금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 역시 연 최대 5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높이기로 했는데 이 또한 조특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대규모 유통업법 역시 소상공인 매출 채권 지원안과 연계돼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대규모 유통 기업이 정산 대금을 법상 기한(60일)보다 단축해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중소기업법도 법 개정 사안이다. 특정 시도에 20년 이상 상시 근로자 20명 이상을 둔 기업을 향토 기업으로 지정했던 요건을 완화해 소상공인도 편입시키겠다고 했지만 역시 야당 설득이 관건인 셈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야당이 주장하는 ‘부자 감세’와는 거리가 멀어 야당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국회 상황이 만만찮다”고 우려했다. 야당은 이와 관련해 소상공인 등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재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현금을 지급하거나 현금성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맥락이다. 정부 관계자는 “야당은 신규 프로그램 발굴 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어 여러 가지 적용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출발기금의 재원 조달 방안이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기금을 10조 원 이상 확대해 소상공인 지원에 쓰겠다고 했지만 세부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공사채를 발행하거나 정부가 캠코에 추가 출자를 통해 재원 조달을 해야 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재정 분야의 한 전문가는 “새출발기금은 2022년 출범 당시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 목표액인 30조 원의 10%도 못 채운 2조 9768억 원에 그치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을 지원하는 새출발기금 10조 원 확대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野반대에 재정부담 우려까지…법인세 인하도 쉽지 않을듯 [길 잃은 세제개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7.07 19:10:13이달 3일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밸류업 공시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하겠다고 밝히자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분리과세 대상을 ‘밸류업 공시 기업’으로 한정하면서 전면 도입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각종 세제를 통해 밸류업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던 것을 고려할 때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업계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정치권의 입법 환경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7일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전면 도입하면 대주주의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며 “정부가 야당의 ‘부자 감세’ 프레임을 의식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과감히 제안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말 내놓을 세법개정안에도 이 같은 국회의 권력 구도가 반영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상속세는 그동안 세율 인하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됐지만 이번에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밸류업·스케일업 기업 등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한도 상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만으로도 개편 폭이 크기 때문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상속세율이나 과세표준 구간 조정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기류가 다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유산취득세 전환을 본격 추진할지에 대해서도 당정 내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종부세 역시 마찬가지다. 재산세와 통합 작업은 내년 이후를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를 단일세율로 조정할지를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거래세 폐지까지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지방재정 감소에 대한 우려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3.3%로 2014년 새 기준을 마련한 뒤로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부 지자체 재원으로 가는 종부세를 대폭 감면할 경우 지방재정 부담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세율 인하도 추진이 쉽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경제인협회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 24%에서 21~22%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 같은 건의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정 입장에서는 재작년 당시 법인세 인하로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던 사례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실제 정부는 2022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려고 했지만 민주당이 ‘초부자 감세’라고 반대해 예산안이 법정 마감 시한을 3주 넘겨 국회에서 의결되기도 했다. 세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야당의 반대가 거세지자 여야는 결국 법인세율을 1%포인트 내리기로 합의했다”며 “재계에서 강하게 요구했지만 법인세 인하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고 했다. 문제는 입법 권력이 야당에 압도적으로 쏠려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상속·종부세와 밸류업 세제개편안이 기대에 못 미칠 공산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 한 세법개정안을 내놓아봐야 동력을 얻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제실장 출신의 한 인사는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지르듯이 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기재부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세법개정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정부 입장에서 재정 부담도 대대적인 세제개편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 요인으로 평가된다.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관리재정수지는 -64조 6000억 원으로 동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 폭을 나타냈다. 기재부는 올해 1~5월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 1000억 원 덜 걷히자 세수 재추계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감세에 나설 경우 ‘세수 펑크’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야당의 발목 잡기와 정부의 눈치 보기로 세제개편안이 소폭 변화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 활력 제고에 대한 우려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계에서는 상속세 개편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이 저성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상속세 개편안은 기업 승계 부담 완화와 중산층 세 부담 경감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 폐지 역시 중산층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이 강하다. 금투세 폐지는 개인투자자 부담 완화와 자본시장 활성화가 맞물려 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속·종부세 개편안이 거론된 것”이라며 “감세가 아닌 조세제도 정상화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야당에 세법개정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재부 혼자 세법개정안을 들고 야당을 설득하기는 어려운 만큼 대통령이 세제개편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로터리] 포르쉐家 한국에서 상속했다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7.07 12:51:41포르쉐 917. 1960년대 말 최고 시속 387km/h를 찍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스포츠카’로 꼽힌다. 페르디난트 피에히라는 20대 천재 엔지니어의 손에서 태어났다. 도전적인 레이싱카 개발에 집착했던 청년은 포르쉐 창업주의 외손자로 훗날 폭스바겐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외할아버지로부터 상당액의 지분을 물려받았고, 여기에 본인의 열정을 담아 전대미문의 차량 라인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궁금한 대목이 생겼다. 그가 1950년대 독일 정부에 냈던 상속세는 40%(현재 30%)였다. 지금의 한국에서 상속을 받았다면 얼마의 세금을 냈을까? 아마도 물려받은 주식의 반에 반도 안 남았을 듯하다. 계산해 보면 외조부 주식을 직접 상속받아 최대주주 할증이 붙은 60%에 손자녀 상속 가산세 30%가 곱해져 총 78%의 상속세를 내게 된다. 100을 물려받았는데 22만 남는 셈이다. 상속세제가 연일 뉴스의 단골 주제다. 정부와 국회, 대통령실까지 상속세제 개편에 나섰다. 지난 24년간 묶여 있던 상속세제가 수술대에 오르는 모양이다. 실제 한국의 상속세는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첫째로 ‘상속세는 부자들이 내는 세금’은 옛말이 됐다. 상속세 개편이 오랜 기간 미뤄온 탓에 과세대상 피상속인은 24년간 1400여 명에서 2만 명까지 급증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상속재산인 주택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중간 가격은 9억 원을 넘어섰다. 배우자공제와 인적공제의 합이 최소 10억 원임을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 절반가량이 상속세 대상인 셈이다. ‘상속세는 부의 재분배를 통한 구조적 불평등 해소’라는 목적의 조세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OECD 38개 회원국 중 2번째로 높다. 우리가 1997년 45%, 2000년 50%로 계속 인상했던 시기에 G7국가들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세율을 인하해 왔다. 기업 승계와 관련해서도 한국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대기업과 매출 5000억 원 이상 중견기업을 제외하고 있지만 독일 등은 기업 규모를 가지고 차별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경쟁국에 비해 가업 승계가 어렵고 이는 장수기업의 탄생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가 된다. 우리 정부가 명문 장수기업 육성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가업상속 세제는 이와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됐다.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확대하고 최대주주의 할증과세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말 세법개정안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참에 유산취득세로의 환골탈태는 어떤가? OECD 보고서는 “물려주는 사람의 재산에 통으로 상속세를 매기는 유산세보다 상속인이 받는 부의 양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기회균등 면에서 타당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최근 지방소멸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지역으로 본사나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 상속세를 면제해 주는 것은 어떤가? 산업 대전환의 길목에서 공격적 투자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하는 지금, 민생 부담은 덜면서 기업 의욕은 북돋을 과감한 상속세 개편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대통령실 "종부세 개편론, '이중과세 최소화' 취지…재산세 통합이 바람직"
정치 정치일반 2024.07.01 22:37:22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일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의에 대해 “이중과세 성격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성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종부세가 동일한 텍스 베이스에 대해 두 번의 세금이 매겨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왕이면 재산세로 통합해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6일 성 실장은 종부세 과세 대상을 초고가 1주택자, 가액 총합이 높은 다주택 보유자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며 세제 개편 논의에 불을 지폈다. 성 실장은 상속세에 대해서도 최고세율(현행 50%)을 30% 수준까지 내리고, 긴 안목에서 유산취득세·자본이득세 형태로 바꾸는 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성 실장은 현행 상속세 체제에 대해 “세율 자체로는 세계 2위, 대주주 할증을 포함하면 사실상 1위 국가”라며 “유산취득세 형태로 전환해 다자녀를 가지신 분들이 받는 페널티를 좀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하시다가 기업 (지분)을 파셔서 세금을 내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부분을 막기 위해 자본이득세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성 실장은 “당장 ‘몇 월 며칠부터 고쳐라’는 의미로 말씀을 드린 것은 아니다”며 “세금 부담을 줄여서 국민들을 어렵지 않게 해드릴 수 있을까하는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수 펑크 우려와 관련해 성 실장은 “작년 1분기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8조 원 수준이고, 올해 1분기는 29조 원 정도”라며 “21조 원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수 확보와 관련해선 기업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며 “최근 기업 실적이 확연하게 개선되고 있어, 세수 자체의 문제가 생길만한 상황으로 보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한편 성 실장은 야당이 추진하는 양곡관리법을 정부가 수용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쌀을 의무 매입하게 되면 여전히 쌀 공급 과잉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수입 안정 형태의 보험을 통해 농민의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 가격을 보장해 주는 것보다 나은 정책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농업직불제 관련해 예산을 대폭 확대해 품목 제한 없이 지급하는 기본직불을 중심으로 농민께 기초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
"빨리 고쳐야"…정부·학계 상속세 개편론 '군불'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6.28 05:30:00정부 안팎에서 상속·증여세 개편 논의가 꾸준히 나오는 모습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속세 개편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7월 말 세법 개정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학계에선 “상속세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편집인 포럼에 참석해 “(세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무엇이 제일 시급하냐고 하면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은 상속세”라며 “전체적으로 우리의 상속세 부담이 높은 수준이고 현재 제도 자체가 20년 이상 개편되지 않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기본적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주주 할증과 가업상속공제, 유산취득세 전환을 등 굉장히 많은 말씀이 있다”며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돼 시급성과 필요성을 감안해 다음 달 세법 개정안을 마련할 때 (여러 말씀을) 적절히 담으려고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 부총리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포함 여부는 전혀 확정된 것이 없다”며 “(상속세 관련 각론에서) 시급한 부분을 개정안에 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종부세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체계 등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했고 법인세와 관련해서도 “과거부터 글로벌 경쟁에 비해 높은지 논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기업 감세 프레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부총리는 “투자·소비·고용 등 자원 배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복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며 “‘재정이 나쁘니 세수를 늘려야 한다’고만 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선별적 복지에 초점을 둬야 하는 재정 정책과 달리 조세정책은 재정 건전성과 경제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도 상속세 개편론이 제기됐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한국조세정책학회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최고세율을 OECD 38개국 평균(상속세 미운영 국가 포함)인 13%로 하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ECD에서 상속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의 평균 세율인 25%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도 고려 가능하다고 홍 교수는 덧붙였다. 이 경우 최고세율 과표 구간을 30억 원 초과에서 200억 원 초과로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홍 교수의 견해다. 홍 교수는 “대기업 주식을 승계할 때 적용되는 20%의 주식 할증 평가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속·증여세에 붙는 공제 요건을 대폭 늘리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배우자에게 재산을 상속·증여할 경우에는 전액 공제해주자는 제안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에 대해서는 최대 30억 원, 증여의 경우 10년간 6억 원의 공제를 제공한다. 또한 홍 교수는 자녀 일괄공제를 5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이날 홍 교수는 종합부동산세의 부과 대상을 초고가 주택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와 합치는 방향이 옳지만 단기간 내 추진이 어려울 경우 공시가격 100억 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게만 세금을 매기자는 것이다. 그는 “종부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라는 점에서 폐지해 재산세와 통합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종부세를 없애지 못하면 기본공제를 100억 원으로 올려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100억 원 이상 고급주택을 제외하고 종부세를 완전 면제해야 한다”며 “다주택 중과세는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되 폐지하지 않는 경우 기본공제를 9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종부세 과세표준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공시가격에 적용되는 시세 반영률 목표치를 폐지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표가 급격히 오를 경우 조세부담을 줄일 때만 제한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세법에 규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이슈&와치]"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 중구난방 발표…정책혼란 부채질"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6.27 18:59:3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금융감독원이 주도하고 있는 상법 개정 이슈에 대해 “금감원장은 법률 전문가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며 “건설적 논의를 위해 화두를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를 자본시장법 특례 규정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금감원장의 행동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두둔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30%라는 상속세율 인하 목표를 제시한 대통령실에 대해서도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최 부총리의 설명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구난방식 정부 대응이 정책 혼란을 키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부터 금융투자소득세, 상법, 농산물 유통까지 법률이나 행정권한이 없는 부처에서 고위 공직자의 설익은 발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정책은 기재부가 하거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를 주도하는 것이 맞다”며 “소관이 아닌 부처에서 정책 발언이 나오면 일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16일 미국 뉴욕 투자자설명회(IR)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상법상 주주 이익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가 무조건 도입돼야 한다”고 처음으로 상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이사회 이사들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겠다는 의도였다. 주무 부처인 법무부나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가 아닌 금감원에서 이슈를 제기한 것이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배임 소송 문제를 제기하자 이달 14일에는 “배임죄는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원장이 정부 입장을 대변해 힌트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부처 장관들 대신 금감원장이 정하는 것이냐”며 혼란스러워 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당정 간 내밀한 정책 조율을 거친 뒤 발표해도 여소야대라 추진이 어려운 형편”이라며 “(소관 부서가 아닌 곳에서) 어젠다를 주도하는 모습은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라며 “자칫 측근 그룹만 스피커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 원장은 26일에도 밸류업과 관련한 세제 개편 논의가 이뤄질 때 상속세 완화와 관련한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상속세 과표나 세율이 오랜 기간 억눌려져 국민의 상당수가 몇 년 이내에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관가에서는 “부총리가 할 법한 일들”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정부는 부인하지만 여당·정부·대통령실도 유기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 분위기다. 앞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상속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맞춰 30%로 인하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이튿날 최 부총리는 “(성 실장의 발언은) 검토 가능한 여러 대안 중 하나”라며 확답을 피했다. 최 부총리는 “성 실장 발언의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경제정책 사령탑은 기재부”라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20일 진행된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기재부는 상속세율을 30%대로 낮추고 유산취득세 형태로 전환하자는 대통령실의 제안에 난색을 표했다. 염 교수는 “기재부는 지금 세수 부족도 고려하면서 경제구조 개혁도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며 “(중구난방식 정책 토론보다) 면밀한 조율을 거친 뒤 기재부가 정책 결정을 주도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한국은행이 식료품 물가를 놓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내 농산품·식료품 물가를 낮추기 위해 유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농업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한은 물가통계팀은 송 장관이 근거로 삼은 데이터는 국가별 물가 수준을 비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자료를 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부처 간 조율 없이 정책이 나오고 상황을 진단하다 보니 정부 내부의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며 “문제점이 보이고 논쟁이 길어지면 국민들이 정책에 갖는 기대감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렇다 보니 정책의 주도권을 야당에 빼앗기는 듯한 장면도 나온다. 총선 직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종합부동산세 다주택 중과를 페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반도체 지원의 경우 야당이 100조 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시했다. 정부안인 26조 원대와 비교하면 ‘통 큰’ 지원인 셈이다. 전직 장관 출신 인사는 “내부적으로 부처끼리 인식이 공유된다고 해도 주무 부처가 아닌 곳에서 여러 얘기가 쏟아지고 나중에 담당 부처에서 결정하는 게 달라지면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과 기업 입장에서는 뭐가 맞는지 헷갈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정제되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최상목 “상속세 개편 시급…내달 세법개정안에 담을 것”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6.27 15:27:12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속세 개편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7월 말 세법 개정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편집인 포럼에 참석해 “(세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무엇이 제일 시급하냐고 하면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은 상속세”라며 “전체적으로 우리의 상속세 부담이 높은 수준이고 현재 제도 자체가 20년 이상 개편되지 않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기본적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주주 할증과 가업상속공제, 유산취득세 전환을 등 굉장히 많은 말씀이 있다”며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돼 시급성과 필요성을 감안해 내달 세법 개정안을 마련할 때 (여러 말씀을) 적절히 담으려고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 부총리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포함 여부는 전혀 확정된 것이 없다”며 “(상속세 관련 각론에서) 시급한 부분을 개정안에 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종부세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체계 등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했고 법인세와 관련해서도 "과거부터 글로벌 경쟁에 비해 높은지 논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기업 감세 프레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부총리는 “투자·소비·고용 등 자원배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복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며 “‘재정이 나쁘니 세수를 늘려야 한다’고만 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선별적 복지에 초점을 둬야 하는 재정 정책과 달리, 조세 정책은 재정 건전성과 경제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물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면한 것은 공급 측 인플레이션”이라며 “유통 구조 다양화, 수입 확대 의견, 관세율 인하 등 여러 의견을 반영해 역동경제 로드맵과 각종 정부 대책에 담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일단은 하반기엔 물가상승률이 2%대 초중반으로 떨어질 것 같다”면서도 “원가 부담 경감을 위한 할당관세 지원 등은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지원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규모로 볼 때 야당의 발표안보다 정부안의 규모가 작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정부는 재정 당국으로서 반도체 등 다른 부문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칩스법을 10년 연장하고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기존보다 10%포인트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정부도 지난 26일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추진 방안’을 발표했지만, K칩스법을 3년 연장하는 안만 담겨 야당안보다 소극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우리 기업에 여러 불이익이 발생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한일 간 외교 이슈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기·가스요금에 대해서는 “요금 인상 요인이 생겼으면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흡수할 필요는 있지만 공공요금에 원가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 균형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PBR 0.8배 밑돈 기업엔 상속세 패널티 줘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6.25 05:30:00징벌적 세금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속세 개편을 위해 기본공제 확대와 자본이득세 전환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이익의 80%를 밑도는 기업엔 상속세 가치평가 시 패널티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경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2본부장은 24일 서울 FKI타워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주최한 ‘밸류업 세제 지원 공청회’에서 “배당소득 분리 과세와 상속세 완화를 통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주주의 이익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며 “자본이득세 및 유산취득세로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치를 적극적으로 높인 회사에는 상속 대상 지분을 계산할 때 최대 30%의 할인율을 적용하되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이익의 80%를 밑도는 기업에는 반대로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 자녀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상속하기 직전에 몸값(밸류에이션)을 높일 유인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를 밑돌면 상속재산 가치를 순자산의 80%로 평가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로 나눈 것으로 1배를 밑돌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보다 시가총액이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오너 기업들이 상속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PBR을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PBR이 낮은 회사가 상속세를 매길 때 일종의 페널티를 부여해볼 만하다는 것이 심 교수의 주장이다. 다만 심 교수는 “경영자 입장에선 경영 부담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오종문 동국대 교수도 “저평가 상태를 방치하는 기업들을 압박할 좋은 수단”이라면서도 “최대주주가 아닌 상속인들엔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우선주는 어떻게 평가할지 등도 추가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 가치를 높인 기업엔 상속 대상 지분을 평가할 때 10~30%의 할인율을 적용하자는 제언도 덧붙였다. 또한 이들 밸류업 기업이 가업상속공제를 활용할 땐 공제 한도를 최대 6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올리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심 교수는 밸류업 기업을 판단할 때 △PBR 1배 초과 △연평균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 △일정 기간 내 주가가 30% 이상 하락 시 자사주를 취득한 경우를 기준으로 두자고 제안했다. 상속세와 기업가치를 연계하는 논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상속세 부담이 높아서 기업가치를 증대하는 의사 결정을 못 한다는 논리가 있다”며 “외국인 입장에서 국내 지배구조에 상당한 문제가 내포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밸류업 기업 여부를 따질 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 지배구조라도 평가지표 안에 넣는 것이 적절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심 교수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30%로 낮추고 이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도 30억 원 초과에서 90억 원 초과로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속세 평균 세율이 26%고 현재 상속세율과 과표가 정해진 2000년 이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55%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
“상속세 공제 확대·자본이득세 전환, 동시에 추진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6.24 16:54:53징벌적 세금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속세 개편을 위해 기본공제 확대와 자본이득세 전환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지 6월 22일자 1·5면 참조 강경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2본부장은 24일 서울 FKI타워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주최한 ‘밸류업 세제 지원 공청회’에서 “배당소득 분리 과세와 상속세 완화를 통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주주의 이익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며 “자본이득세 및 유산취득세로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치를 적극적으로 높인 회사에는 상속 대상 지분을 계산할 때 최대 30%의 할인율을 적용하되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이익의 80%를 밑도는 기업에는 반대로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 자녀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상속하기 직전에 몸값(밸류에이션)을 높일 유인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를 밑돌면 상속재산 가치를 순자산의 80%로 평가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오너 기업들이 상속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PBR을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PBR이 낮은 회사가 상속세를 매길 때 일종의 페널티를 부여해볼 만하다는 것이 심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또 밸류업 기업을 판단할 때 △PBR 1배 초과 △연평균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 △일정 기간 내 주가가 30% 이상 하락 시 자사주를 취득한 경우를 기준으로 두자고 제안했다. 상속세와 기업가치를 연계하는 논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상속세 부담이 높아서 기업가치를 증대하는 의사 결정을 못 한다는 논리가 있다”며 “외국인 입장에서 국내 지배구조에 상당한 문제가 내포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밸류업 기업 여부를 따질 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 지배구조라도 평가지표 안에 넣는 것이 적절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
[사설] 대통령실 “상속세 인하·종부세 개편”…與野 세제 개혁 서둘러라
오피니언 사설 2024.06.17 00:05:00대통령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상속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전반을 수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상속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종부세는 폐지하거나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상속세에 대해 “현 상속세 체계는 높은 세율로 가업 승계에 상당한 문제를 준다”며 “OECD 상속세율 평균이 26% 내외로 추산되는 만큼 우리도 30%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부세와 관련해서는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한 반면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요소가 상당히 있어 폐지 내지는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최대주주 할증까지 더하면 6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부동산 가격, 물가가 급등했는데도 2000년 상속세법 개정 이후 그대로다. 과도한 상속세는 경제 역동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상속세가 1조 원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이 0.63%포인트 하락한다는 통계도 있다. 상속세 부담 때문에 국내 1위 밀폐 용기 업체인 락앤락이 경영권을 해외 사모펀드에 넘기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높은 상속세율은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다. OECD 회원국 중 캐나다·스웨덴 등 14개국은 상속세가 아예 없다. 종부세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 세금’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주택과 토지의 가액을 합산해 재산세 외에 별도의 종부세를 징수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투기 억제를 명분으로 내세워 도입했지만 외려 집값만 폭등시키고 전월세 공급을 위축시키는 등 주택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 상속세·종부세는 물론 법인세·금융투자소득세·배당소득세 등 세제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상속세를 유산취득세·자본이득세 형태로 바꾸는 방안도 거론된다. 22대 국회는 관련 상임위원회를 조속히 열어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제 기준에 맞는 합리적 세제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야는 정치적 득실을 따지지 말고 시장경제 원칙과 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세제 개편 방안에 대해 숙의해야 한다. -
민주당, 상속세 인하·종부세 폐지론에 "세입기반 무너뜨릴 감세론"
정치 정치일반 2024.06.16 20:14:07더불어민주당이 16일 상속세율을 인하하고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대통령실 방침에 대해 “말로는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 뒤로는 부자 감세로 심각한 재정 위기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국세청 차장 출신으로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는 임광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세입 기반을 무너뜨릴 감세론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세수 결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세제 개편 방향을 비판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KBS 방송 인터뷰에서 종부세를 초고가 1주택자와 보유 주택 가액 총합이 높은 다주택자에게만 부과해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상속세에 대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을 감안해 최고 세율을 30% 수준까지 인하하고, 중장기적 측면에서 ‘유산취득세’ 또는 ‘자본이득세’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의원은 “작년 세수 펑크가 56조 원이고, 올 4월까지 관리재정 수지 적자가 64조 원, 중앙정부 채무는 1129조 원”이라며 “나라 곳간이 거덜 나고, 민생이 도탄에 빠졌는데 자산가들 세금 깎아주는 게 시급한가”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감세는 한 번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세수 결손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현 정부의 부자 감세는 머지않아 서민 증세, 미래세대 증세라는 냉정한 청구서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동십자각] 상속세율 인하가 ‘밸류업’ 지름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6.16 17:47:38“즐겁지 않은 일이지만, 누가 돌아가시면 ‘딜’이 나옵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와 좀처럼 인수합병(M&A)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문득 그는 상속세가 워낙 과도해 상속 관련 이슈가 생긴 기업에는 벌떼처럼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달라붙는다고 했다. 실제 올해 자본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거래는 삼성그룹 오너 일가 모녀의 삼성전자 블록딜이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팔아 올해만 총 2조 6000억 원을 마련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도 5300억 원의 상속세로 고통 받고 있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상속세 문제를 풀기 위해 OCI와의 통합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다. 가족 간 경영권 분쟁 속에 임종윤·종훈 형제는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이사회에 진입했지만 아직 묘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 대다수는 주식담보대출에 묶여 있다. 주가는 올 초 대비 40%나 하락했고 오너 일가 중에서는 최근 반대매매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돈은 필요한데 경영권을 내놓기는 싫으니 투자자와의 협상은 꼬인다. “가업승계를 두 번 하면 상속세 때문에 회사를 포기해야 한다. 정부가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기업인들의 말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고(故) 김정주 넥슨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로 낸 NXC 물납 지분 29.3%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해 기획재정부가 2대 주주로 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다. 물가 상승에도 2000년 이후 24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기업 주식을 물려줄 때 부과되는 세금에는 ‘최대주주 20% 할증’이 적용돼 60%까지 높아진다. 상속세 공제 한도 10억 원과 일괄 공제 5억 원은 1997년 이후 28년째 묶여 있다. 상속세 개편 논의는 꾸준히 있어왔지만 ‘부자 감세’ 프레임에 묶여 번번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개인별로 상속 받은 재산에 세금을 각각 부과하는 ‘유산취득세’ 도입을 검토했으나 흐지부지됐다. 정부가 증시 밸류업 정책을 확산하고 있지만 정작 핵심인 상속세제 개편은 갈 길이 멀다. 징벌적 상속세는 대주주들이 주가 상승을 꺼리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과표와 공제 금액 조정만이 아닌 최고세율 인하까지 이번 국회에서 바꿔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조금이라도 가까워 질 수 있다. -
대통령실 “상속세율 30%까지 낮출 필요”
정치 정치일반 2024.06.16 16:16:43정부가 상속세율을 낮추고 공제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방향으로 상속세 개편을 공식 추진한다. 거대 야당이 촉발한 종합부동산세 폐지론으로 본격화한 세제 개편 논의의 판이 커지면서 다음 달 정부가 발표할 내년도 세법개정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야도 연말까지 세제 개편을 놓고 치열한 협상과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6일 방송에 출연해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최대주주 할증을 포함하면 최고 60%로 할증을 제외해도 50%로 매우 높다”며 “상속세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상속세율과 과세 체계, 공제 한도를 포함한 상속세의 전반적 개편을 추진한다. 다음 달 발표될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최고 상속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6.1%) 수준인 30% 안팎까지 낮추고 상속세 일괄 공제 기준을 현행 5억 원보다 높이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성 실장은 “상속세율을 30% 내외까지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9957만 원으로 상당수 아파트의 경우 1채만 갖고 있어도 상속세 대상이 된다. 기획재정부 내부적으로는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표와 공제·세율을 폭넓게 손질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현재 상속세는 과표구간별로 △1억 원 이하 10% △1억~5억 원 20% △5억~10억 원 30% △10억~30억 원 40% △30억 원 초과분 50%의 세율이 각각 부과된다. 이 같은 과표구간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성욱 경희대 교수는 10% 세율의 과표구간을 현재 ‘1억 원 이하’에서 ‘15억 원 이하’로 상향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주에 예정된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의 2차 회의에서 구체적인 상속세 개편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제 금액 상향 조정도 검토 대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상속세 인적공제 금액은 1997년 이후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공제 금액을 주기적으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1997년부터 27년 동안 유지된 일괄공제 5억 원을 10억 원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성 실장도 이날 5억 원인 상속세 일괄공제에 대해 “너무 오래전에 결정된 기준”이라며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물려받는 데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갖지 않는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우자 공제 한도도 확대할 방침이다. 배우자 재산을 사실상 공동재산으로 간주하는 일반적인 인식에 비춰볼 때 배우자 상속세에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과표와 공제 두 가지만 조정해도 집 한 채를 갖고 있는 중산층 대부분이 상속세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과세액이 대폭 줄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표와 공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많다. 최고 50%에 이르는 세율을 소폭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성 실장이 밝힌 대로 명목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을 고려해 최고 30% 내외까지 대폭 인하하자는 것이다. 다만 세율의 경우 국민 정서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을 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세율까지 손을 대는 것은 야당의 반대로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상속세를 중장기적 측면에서 ‘유산취득세’ 또는 ‘자본이득세’로 바꾸는 것도 추진한다. 자본이득세는 기업을 물려받은 시점이 아니라 추후 경영권을 매각해 자본 이득이 실현되는 시점에 과세하는 형태다. 성 실장은 “현행 상속세 체계는 가업승계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대수술 방침을 밝힌 종부세에 대해 성 실장은 “폐지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재산세의 일부로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세수가 지방예산으로 돌아가는 종부세를 전면 폐지할 경우 지방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초고가 1주택자나 보유 주택 가액의 총합이 많은 일부 다주택자에게만 종부세를 부과해 ‘사실상 폐지’ 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세와 관련해 성 실장은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종부세 완화에 대해 원내대표가 나서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최근에는 신중한 분위기이며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세율 인하에 부정적이다. 다만 중산층도 불만을 제기하는 상속세 공제 한도를 놓고는 상향 추진에 긍정적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신설되는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에 예산 편성권도 부여해 종합 기획 부처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성 실장은 저출생 문제뿐 아니라 이민 등 인구문제 전반을 맡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부처 명칭을 저출생대응기획부가 아닌 ‘인구전략기획부’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
대통령실 “상속세, 세율·체계등 전면개편 필요…종부세 사실상 폐지"
정치 정치일반 2024.06.16 10:49:44대통령실이 16일 세율, 과세 체계 등 상속세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선 보유주택 가액 총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 초상위권을 제외하고 사실상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KBS 인터뷰에서 “상속세의 전면 개편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며 “명목 세율, 과세 체계, 공제 한도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까지 변화시켜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현행 상속세가 이중과세의 문제가 있는데 다 세율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교해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성 실장은 “상속세율이 세계 2위 정도 수준이고, 최대주주 할증을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60%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OECD 평균은 26.1% 내외다. 최대한 30% 내외까지는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속세 일괄공제의 한도 상향 추진도 시사했다. 성 실장은 현행 일괄공제 5억 원에 대해 “너무 오래 전을 기준으로 결정했다”며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정도를 물려받는데, 이걸 과도하게 상속세 형태로 내는 부담을 갖지 않아야 하는 형태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과 방식을 현생 ‘상속세’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산세는 피상속인의 유산 전체를 하나의 과세 대상으로 간주하는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 각자자 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나아가 성 실장은 “현 상속세 체계는 높은 세율로 가업 승계에 상당한 문제를 준다. 여러 국가가 기업 상속 시점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차후 기업을 더 안 하고 팔아서 현금화하는 시점에 세금을 매기는 ‘자본 이득세’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자본이득세로 전환하는 전반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이같은 작업을 한번에 완수하긴 어려운 만큼 먼저 세율을 OECD 수준으로 낮추고, 일괄공제 한도를 높이는 것을 정부는 1단계 작업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종부세의 전편 개편 내지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성 실장은 “종부세는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한 반면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요소가 상당하다”며 “종부세 제도를 폐지하고 필요시 재산세에 일부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 실장은 “다만 전편 폐지할 경우 지방 세수 문제가 있다”며 “초고가 1주택자들은 여전히 내게 하시고, 보유 주택 가액 총합을 기준으로 아주 고액이신 분들은 세금을 내시게 하는 형태(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보유주택 가액이 아주 높지 않은 다주택자는 종부세를 폐지하고, 초고가 1주택자와 보유주택 가액이 높은 다주택자에게만 종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성 실장은 금융투자세와 관련해서도 “폐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생산적으로 전환하고, 해외 주식 투자를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서도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재자 설명했다. 이러한 세 부담 완화 개편이 재정건전성 기조와 배치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성 실장은 “일반적인 세금이 아니라 경제활동의 왜곡은 크면서 세수 효과는 크지 않은 종부세, 상속세 등을 중심으로 타겟하는 것”이라고 했다. -
"최고세율 10%P 낮추자"…상속세 개편론 본격화[뒷북경제]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6.09 05:30:00“상속세율 인하와 관련해선 급격한 인하보단 10%포인트 내려 사회적 공감대를 획득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지난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기업 밸류업을 위한 세제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 같은 제언이 나왔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다음 달 말엽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제 개편안을 앞두고 기획재정부 세제실 국장급 인사까지 참석한 행사였던 만큼 학계와 언론의 관심이 꽤나 컸습니다.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상속세제 완화에 대한 의견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토론회에서 다뤄진 것처럼 상속세제 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상속세 10%포인트 낮추고 최고세율 구간 하한은 30억→100억으로” 이번 토론회에서 제안된 안은 크게 △상속세율 인하 △상속세 과세표준 구간 개편으로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최고세율을 현행 50%에서 40%로 낮춰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상속세 과표 최고 구간은 지금의 ‘30억 원 초과’에서 ‘100억 원 초과’로 상향하자는 제언도 덧붙였습니다. 10%의 세율이 붙는 첫 상속세 과표 구간은 현행 ‘1억 원 이하’에서 ‘15억 원 이하’로 올려 잡자는 의견도 내놓았습니다. 상속세율과 과세 구간은 2000년 개편된 후 24년간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한국의 경제 규모는 급격히 커졌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76.7% 상승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11.9% 증가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426.2% 올랐습니다. 게다가 기대 수명도 오르는 추세라 노부모가 고령자인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노노(老老) 상속’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러다 보니 실질적인 상속세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KPMG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억 유로의 가치를 보유한 기업이 지분의 10%를 자녀에게 물려줄 경우 한국의 상속세 실효세율은 41%로 분석 대상 57개국 중 가장 높았습니다. 상속이 발생했을 때 상속세 납부 대상에 오른 상속세 과세자 비율은 2000년 0.7%에서 2010년 1.4%, 2020년 2.9%, 2022년 4.5% 수준으로 가파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 이 안을 발표했던 박성욱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현재 상속세 최고세율 적용 구간인 30억 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53억 원”이라고도 했습니다. 박 교수는 “최대주주 할증 평가 제도는 폐지하거나 업종·규모별로 차등화해야 한다”며 “밸류업 대상 기업에 한해서라도 기업상속공제 범위·한도를 확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전직 세제실장들도 “상속세 개편” 한목소리 기재부 세제실장을 지낸 5명도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속세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선 “유산세 구조인 상속세를 유산취득세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유산세 방식은 피상속인의 유산 전체를 하나의 과세 대상으로 간주하는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 각자가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별도의 세금을 매깁니다. 상속세는 누진세율로 과세되기 때문에 과세표준을 낮출 수 있는 유산취득세가 납세자 입장에서 유리합니다. 세제실장과 관세청장을 역임한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현재의 유산세는 가족 제도가 오형제·육남매 등 대가족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을 때 전산이 잘 돼 있지 않아 국가에서 세금을 걷기 쉬운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가족 구조와 과세 환경이 크게 바뀌었고 금융실명제 등 재산을 평가하기가 쉬워져 (유산세는) 우리 경제에 안 맞는 옷이 됐다”고 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명목세율이 높은 일본이 한국보다 실제 세 부담이 작은 것도 유산취득세의 영향이 크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특히 일본은 여기에 강력한 배우자 공제까지 제공하면서 실제 상속세 부담을 크게 낮췄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일본의 배우자 공제액은 1억 6000만 엔(약 14억 원)과 법정상속분 중 큰 금액을 바탕으로 책정합니다. 법정상속분은 상속재산의 2분의 1로 매깁니다. 한국에서는 최대 30억 원까지 배우자 공제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산가 입장에서는 일본에서 절세의 여지가 더 많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산취득세로의 조정과 함께 세율도 낮춰야 한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세제실장과 관세청장을 지낸 김낙회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해외의 경우 상속세 과세자 비율이 2~3%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4~5%에 이른다”며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과 지금의 과세자 비율 등을 고려했을 때 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분명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대주주 할증 과세를 없애야 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A 전 세제실장은 “안 그래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닌데 상속세가 높으면 경영권 승계가 안 돼 경영 유인이 더 떨어진다”며 “경영진이 미래 사업 계획 등을 짜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상속세를 줄일 수 있을까, 해외로 자본을 유출할 방법은 없을까 등을 더 고민하게 만들어 현행 상속세는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대주주 할증 과세부터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전직 세제실장 B씨도 “상속세는 세금으로서의 기능보다는 합리성·효율성이 없는 지극히 징벌적인 이념세”라며 “가장 시급한 것이 상속·증여세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회에 증여세를 포함해 전반적인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C 전 실장은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 공제 한도 조정 등도 필요한데 이 경우 상속세뿐만 아니라 증여세 한도도 함께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상속세 개편 군불 지피는 정부 정부는 상속세 개편론에 꾸준히 군불을 지피는 모습입니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민생토론회에서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너무 올라가면 상속세를 어마어마하게 물어야 한다”며 "할증세까지 있어서 재벌 기업과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기업들도 주가가 올라가면 가업 승계가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세는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가업상속공제 대상·한도 확대, 밸류업 기업만 가업상속공제 폭 확대 등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6월부터 공청회나 의견 수렴 절차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부총리가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서 상속세와 관련한 대대적인 개편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변수는 ‘거야(巨野)’ 정국에서 국회를 어떻게 설득할지입니다. 세법 개정안은 일단 정부에서 7월 말엽 개정안을 발표하면 이후 국회 논의를 거쳐 확정됩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기본적으로 상속세 완화를 부자 감세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중산층 상속세 부담 완화에 대해선 동의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세청 차장을 지낸 임광현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지난 4일 “과표 구간 5억~10억 원인 중산층 가구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주는 상속세법 개정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괄공제 금액을 1억~2억 원가량 높여 상속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나온 뒤 세제를 두고 여야 간 논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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