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LPGA 루키 윤이나’는 가급적 대회를 많이 뛸 계획이었다. 선배들로부터 다양한 코스 경험의 중요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반기 아시안 스윙 3개 대회 중에서 윤이나가 출전할 수 있었던 건 마지막 블루 베이 LPGA 1개뿐이었다. 데뷔전이었던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파운더스 컵에서 컷 탈락한 윤이나는 시즌 다섯 번째 대회인 블루 베이 LPGA에서 공동 33위를 차지하면서 비로소 처음으로 상금과 각종 포인트를 딸 수 있었다. ‘루키 윤이나’의 출발은 그렇게 삐걱거렸다.
‘루키 윤이나’가 시즌 내내 폭풍우 치는 거친 바다를 건너야 했다면 ‘2년차 윤이나’는 날개를 활짝 펴고 훨훨 날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그의 비상을 예상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잔잔한 바다 위에서 항해가 시작된다는 게 작년과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다. 비록 최근 2년 챔피언들만 출전할 수 있는 개막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는 출전할 수 없지만 작년 자격이 없어 뛰지 못했던 혼다 LPGA 타일랜드와 HSBC 월드 위민스 챔피언십에는 연속으로 출격한다. 2개 대회 모두 컷 오프가 없어 상금과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다. 작년 처음 상금을 만졌던 블루 베이 LPGA는 건너뛴다. 작년 첫 컷 오프의 쓴 맛을 봤던 파운더스 컵이 시즌 다섯 번째 대회로 늦춰지면서 그 아쉬움을 설욕하기 위해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간다.
작년 쉼 없이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해야 했다면 올해는 여유를 갖고 일정을 조정할 수 있게 된 것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작년 윤이나의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갔던 ‘5월 3연속 컷 탈락’도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무리한 일정 탓이 컸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빡빡한 일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어깨를 짓눌렀던 부담감을 훌훌 벗어버릴 수 있게 된 것도 윤이나에게는 비상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다. 작년 윤이나가 미국행을 결정했을 때 찬반 여론이 팽팽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만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윤이나를 더욱 힘들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내 골프팬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윤이나보다는 2026년 신인 황유민과 이동은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
작년 윤이나가 비록 ‘톱10’에 한 번밖에 들지 못하고 상금 63위, 평균 타수 48위(70.98타)에 머물렀지만 상반기 보다 하반기 성적이 좋은 것도 그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지난해 윤이나가 기록한 ‘톱25’ 8번 중 절반이 마지막 4개 대회(24위-11위-10위-21위)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중 한 번이 톱10 성적이었다.
작년 드라이브 거리 13위에 오른 장타력이나 이글과 버디 사냥 능력은 톱랭커에 못지않았다. 다양한 코스와 잔디를 경험하면서 쇼트 게임 능력과 코스 매니지먼트 이해도 역시 분명 한 단계 성장했을 것이다. 1년 성장의 시간을 통해 획득한 경험과 자신감은 비상을 위한 두 날개가 돼 줄 것이다.
최근 윤이나는 테일러메이드 신제품 공개 행사에 참석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드라이브 샷이 다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나 자신을 믿으면서 당차고 즐기는 골프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루키 윤이나’에 비교한다면 ‘2년차 윤이나’는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 그냥 담대한 마음으로 나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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