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고령자와 임신부 등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이동 지원 정책을 본격 확대한다. 고령 운전자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단순한 면허 반납 권유를 넘어 실질적인 이동 대안을 제공하겠다는 방향 전환이다.
경기도는 8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분기당 평균 5만 원 수준의 택시비 지원을 추진한다. 교통카드로 택시 요금을 먼저 결제한 뒤, 사용 금액을 사후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시군별 여건에 따라 지원 규모는 다를 수 있으나, 고령자가 택시와 버스 등 이동 수단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위한 제도적 근거도 마련됐다.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26일 ‘경기도 교통약자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경기도는 사업비가 확정되는 대로 경기교통공사를 사업 추진 기관으로 지정하고 시군별로 순차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개별 지자체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포천시는 2026년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택시 이용료 지원을 시행한다. 포천시에 등록된 택시에 한해 적용되며 포천을 경유하는 시내·광역버스 요금과 택시 요금을 합산해 분기별 5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기존 우대형 교통카드 이용자는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적용되며, 신규 대상자는 포천시 농·축협에서 카드를 발급받아 충전 후 사용하면 된다.
교통약자 지원은 고령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의정부시는 임신부 이동권 보장을 위해 올해 1월부터 ‘임신부 이동지원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의정부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 중인 임신부라면 임신 확인일부터 분만 예정일까지 이용 가능하다. 이동지원센터를 통해 임차 택시를 배차받는 방식으로, 시내 이동에 한해 하루 최대 2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1회당 1700원, 이동 거리가 10km를 초과할 경우 5km당 100원이 추가된다.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고령 운전자 사고 증가가 있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19만여 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가해자인 사고는 약 6만6000건으로, 전체의 34%에 달했다. 고령 운전자 사고 비중은 2022년 29.7%에서 매년 상승하고 있다.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 등 대형 인명 피해 사고 역시 고령 운전자가 원인이었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면허 반납 제도를 운영해왔지만, 반납률은 2%대에 그쳤다. 혜택이 제한적인 데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경기도와 지자체들은 이번 정책이 고령자의 자발적인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임신부에게는 보다 안전한 이동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복임 경기도의회 의원은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예산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시범 사업이 아닌 안정적인 제도로 보장할 기반이 마련됐다”며 “어르신과 임신부 모두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교통복지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ftershoc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