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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속에 뿌렸더니 호흡기 바이러스 잡았다

KAIST 생명과학과 김호민 교수, 정현정 교수, 의과학대학원 오지은 교수 공동연구팀

인공지능(AI)·나노기술 기반 ‘비강(콧속) 투여용 항바이러스 플랫폼’ 개발

50℃에서도 2주간 약효 유지…동물실험서 독감 바이러스 85% 이상 감소

KAIST 생명과학과 김호민 교수, 정현정 교수, 의과학대학원 오지은 교수 공동 연구팀. 사진 아래 왼쪽부터 양승주 박사, 윤정원 박사, 권재혁 박사과정. 사진제공=KAIST




인공지능(AI) 기술로 호흡기 바이러스를 잡은 비강(콧속) 투여형 항바이러스 플랫폼이 개발됐다.

KAIST는 생명과학과 김호민 교수, 정현정 교수, 의과학대학원 오지은 교수 공동 연구팀이 AI로 인터페론-람다(IFN-λ)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재설계하고 이를 비강 점막에 잘 확산하고 오래 머물게 하는 전달 기술과 결합해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를 범용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인터페론-람다는 우리 몸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스스로 만드는 선천면역 단백질로, 감기·독감·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차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를 치료제로 만들어 비강에 투여할 경우 열·분해효소·점액·섬모운동에 취약해 실제 효능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AI 단백질 설계 기술을 이용해 인터페론-람다의 구조적 약점을 정밀하게 보완했다.

먼저 단백질의 헐거운 루프(loop) 구조로 흔들리던 부분을 단단한 스프링처럼 고정되는 나선형(helix) 구조로 바꿔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단백질끼리 서로 달라붙어 덩어리(뭉침)가 생기는 문제를 막기 위해 표면을 물과 잘 섞이도록 설계하는‘표면 엔지니어링’을 적용했고 단백질 표면의 당사슬(glycan) 구조를 추가하는‘글라이코엔지니어링(glycoengineering)’을 도입해 단백질을 한층 튼튼하고 안정하게 재설계했다.



그 결과 새롭게 제작된 인터페론-람다는 50℃에서 2주를 버틸 만큼 안정성이 대폭 향상됐고 끈적한 비강 점막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여기에 단백질을 ‘나노리포좀(nanoliposome)’이라는 미세 캡슐에 담아 보호하고, 그 표면을 ‘저분자 키토산(chitosan)’으로 코팅해 코 점막에 오래 붙어 있도록 점막 부착력(mucoadhesion)을 크게 강화했다.

이 전달 플랫폼을 인플루엔자 감염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콧속 바이러스가 85% 이상 감소하는 강력한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이 기술은 간단히 코에 뿌리는 것만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초기에 차단할 수 있는 점막 면역 플랫폼으로, 계절성 독감은 물론 예기치 못한 신·변종 바이러스에도 신속히 대응할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

김호민 교수는 “AI 기반 단백질 설계와 점막 전달기술로 기존 인터페론-람다 치료제의 안정성과 체류 시간 한계를 동시에 극복했다”며 “고온에서도 안정적이고 점막에 오래 머무르는 이번 플랫폼은 엄격한 냉장 유통시스템(콜드체인)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활용 가능한 혁신 기술로, 다양한 치료제·백신 개발로의 확장성이 크며 AI 단백질 설계부터 약물 전달 최적화, 감염 모델을 통한 면역 평가까지 다학제 융합 연구가 만들어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이노코어(InnoCORE) AI-혁신신약연구단 윤정원 박사, 생명과학과 양승주 박사, 의과학대학원 권재혁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1월 20일)’와 ‘바이오머터리얼즈 리서치(Biomaterials Research, 11월 21일)’에 연달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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