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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시속 50㎞로 정면충돌…지리차의 '극한 실험실'

[세계 최대 지리자동차 안전센터]

車 충돌 후 운전석 창문 자동 파괴

지역내 경찰·병원 등 긴급전화 연결

시간당 100㎜ 폭우때 센서 점검 등

축구장 6개 규모 부지에 4200억 투입

내년 국내 진출 앞두고 안전성 과시

지리자동차 안전센터의 풍동 시험 연구소에서 지커의 9X 차량이 폭설 상황에 주행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지리자동차 제공




“놀라지 마세요. 잠시 후 양쪽에서 차량이 출발해 정면으로 충돌할 예정입니다.” 카운트다운 소리와 함께 좌우에서 속도를 높여 질주한 주황색 지커 9X 차량 두 대가 ‘쿵’하는 소리와 함께 충돌하며 양쪽으로 튕겨나갔다. 안전 점검 관계자들은 화재 발생 여부를 살핀 뒤 이내 차량의 찌그러진 충돌 부위와 세부 데이터를 확인했다.

12일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서 공개한 지리자동차의 안전센터 개소식. 1000여 명의 참가자들 앞에서 시연된 차량 충돌 테스트였다. 지리는 업계 표준인 35㎞/h를 크게 웃도는 50㎞/h를 통해 충돌 에너지가 244% 높은 환경에서 제품의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모습을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선보였다. 이날 지리는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안전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안전센터를 공개했다. 축구장 6개가 넘는 부지(4만 5000㎡)에 건축 면적은 8만 1930㎡, 투자비만 20억 위안(약 4189억 원)을 들인 곳이다. 세계 최장 거리(293.39m)의 실내 충돌 테스트 실험실 등 5개 부문에서 기네스북에 올랐다.

실내 충돌 테스트 실험실에서는 시속 120㎞로 달려 3.5톤의 충격이 가해지는 충돌 실험이 진행됐다. 피해 상황에 따라 자동 창문 파괴, 긴급 구조 전화 자동 연결 등 첨단 시스템이 작동하며 탑승자의 안전을 챙겼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환경 풍동 시험 연구소는 비·눈·안개·햇빛·번개 등 5대 자연환경에 바람·온도·습도·고도 등을 더해 차량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풍동 실험실은 영하 20도에서 0도까지 저온 및 습도, 해발 5200m 고도, 최대 풍속 200㎞/h 등을 통해 엔진 열 관리, 배터리 안정성, 에어컨 난방 효율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리촨하이 지리자동차 연구원장은 “264개의 시나리오로 구성된 극한의 상황은 지구 상에서 운전하며 마주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연환경을 구현했으며 이를 통과해야 출시된다”고 설명했다.

지리자동차 안전센터의 풍동 시험 연구소에서 지커의 9X 차량이 혹한 상황의 차량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지리자동차 제공


강우 시험 구역에서는 시간당 15~100㎜에 달하는 강수량에 따라 차량이 주행, 센서 작동은 물론 와이퍼를 어떻게 작동해 시야를 확보하는지 등을 면밀하게 점검했다. 안전센터 천장에서 장대비가 쏟아지자 지켜보는 사람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눈의 양과 바람에 따른 기상 조건에 안개까지 더해졌을 때, 운전자 정면에서 해가 떠오를 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암흑 상황 등 운전 중 마주칠 모든 순간을 가정해 반복적으로 테스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차량 충돌 시험 구역도 자동차 업계에서는 0도에서 90도까지 시험 가능한 구조가 일반적이지만 지리는 이를 세계 최대 규모인 180도까지 확장했다. 축구장 2개 면적의 넓은 실험장에서는 측면에서 시속 90㎞ 충돌도 가능했다. 충돌 후 전복, 차체 하부 긁힘 후 전복 등 복잡한 사고 시나리오를 모두 구현할 수 있고 자체 개발 무인운반차량(AGV)으로 15분 만에 차량을 교체하며 실험 효율도 높였다.



지리는 이곳에서 연구개발(R&D)부터 차량이 출시되기까지 모든 모델에 대해 1만 2000건 이상의 안전 시뮬레이션 분석과 수천 건의 차량·부품 안전 테스트를 거친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사이버 보안 등 지능형 차량 시대에 맞는 점검도 이뤄졌다. AI 운전 플랫폼을 통해 인간의 반응 속도보다 25배 빠른 4㎳(0.004초)로 차량이 반응했고 사고 시 차량이 지면에서 공중으로 떠오르는 순간 위험을 인식해 다른 차량보다 최소 10㎳ 앞당겨 에어백을 작동하고 안전벨트도 조정했다.

지리는 최근 10년간 2500억 위안(약 52조 3625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간자위에 지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리는 효율·비용·혁신과 안전이 충돌할 때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2010년 스웨덴 볼보를 인수해 볼보의 안전 DNA를 이식한 지리는 2020년 업계 최초로 ‘전(全) 영역 안전 개발 체계 1.0’을 제안했고 이날 2.0 시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리 관계자는 “내년 한국에 진출하는 지커의 모든 차량도 이곳을 거친다”며 “한국 고객들에게 지리의 안전 성능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럽의 신차 안전도 평가인 유로앤캡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한 지커의 7X 차량이 12일 지리자동차 안전센터에 전시돼 있다. 7X는 내년 지커가 한국에 진출하며 가장 먼저 선보일 차량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광수특파원.


지리자동차 안전센터에 60여 종의 충돌 테스트 실험용 인체 모형인 더미가 전시돼 있다. 지리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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