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예산안이 정부안인 728억 원 규모를 대부분 유지한 채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2일 727조 8791억 원 규모의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예산안 세부 항목의 증·감액 여부를 두고 팽팽히 다퉜지만 이날 극적 협의를 이끌어내며 재석 262인 중 찬성 248인, 반대 8인, 기권 6인으로 최종 의결했다. 국회가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을 지킨 것은 5년 만이다.
국회는 이날 예비비 등을 일부 감액하되 줄인 범위 안에서 주요 민생 예산을 증액해 정부안에서 1268억 원을 순감액한 수준의 내년도 예산안을 결정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줄곧 주장해온 지역사랑상품권(1조 1500억 원)과 국민성장펀드(1조 원) 등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관련 예산의 감액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인공지능(AI) 지원과 정책펀드·예비비 분야에서 총 4조 3000억 원이 감액됐다. 국민의힘이 전액 삭감을 주장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는 그대로 두되, 대통령실 운영비를 1억 원 줄였다. 한미관세협상 후속 조치로 논의된 대미 통상 대응 프로그램 예산이 1조 9000억 원 감액됐지만, 한미 협력을 위해 신설하는 한미전략투자공사 출자 예산 1조 1000억 원이 반영됐다.
이외에도 국회는 국가 전산망 데이터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등에 3934억 원을 증액했다. 또 맞춤형 국가장학금 706억 원을 증액하고, 보훈 유공자에 대한 예우 강화를 위해 참전명예수당 192억 원을 증액했다. 수년간 이·전용 및 불용된 기초연금의 규모를 감안해 관련 예산은 2249억 원 감액했다. 법인세율을 과표구간별로 1%포인트 일괄 인상한 법인세법 개정안과 수익 1조 원 이상인 금융·보험사에 적용하는 교육세를 0.5%에서 1.0%로 높이는 교육세법 개정안 등이 예산부수법안으로 함께 통과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찾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정부는 적극적 재정 운영을 통해 경제 성장과 세수 기반 확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것을 목표로 2026년도 예산안을 마련했다”며 “단순한 확장재정이 아닌 성과 중심의 전략적 재정 운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수정안을 설명한 한병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안에서의 총 지출 728조 59억 원에 대해 9조 3518억 원을 감액하고, 9조 2249억 원을 증액해 1268억 원을 순감액 했고, 결과적으로 727조 8791억 원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국회는 2026년도 예산안과 더불어 95건의 법안을 본회의에서 함께 의결했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석화지원법), 선거관리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다.
석화지원법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 개편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의 체질 개선을 위해 사업재편에 필요한 재정 및 금융 지원과 함께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또 구조조정 추진 기업뿐 아니라 준비 기업까지 경쟁사 사이의 정보 교환 및 공동행위를 장관 승인 아래 허용하는 특례가 포함됐다. 선관위법은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4급 이상 공무원의 친족을 선관위에 채용할 시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2026년부터 받는 고배당 상장기업의 주식배당소득에 최고세율이 30%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기존 정부안이 3억 원 초과 배당소득에 일률적으로 35% 세율을 매겼던 것과 달리 개정안은 최고세율을 25%로 낮추고 5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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