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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상상 못했던 ‘황유민의 압도적 인기’…‘절친 이율린’ KLPGA 인기상 돌풍 이유도 ‘황유민 영향’?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퍼팅을 끝내고 이동하고 있는 황유민. 사진 제공=대홍 기획




여전히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나는 장면 하나가 있다. 지난 6월 끝난 DB그룹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 때다. 4번 홀에서 황유민은 당시 같은 조였던 고지우와 박현경이 티샷하기도 전에 먼저 페어웨이로 급하게 달려가는 장면이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세 선수 중 1, 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황유민이 먼저 티샷을 힘차게 날렸다. 티샷 후 티를 뽑고 있는데, 주변에서 이상한 반응이 나왔다. 티샷 할 때만해도 보이지 않던 앞 조 지한솔이 갑자기 시야에 들어온 것이다. 다행히 공은 페어웨이에 떨어진 뒤 굴러서 지한솔 왼쪽으로 지나쳤다. 지한솔이 깜짝 놀라는 장면도 화면에 잡혔다.

샷을 한 뒤 그린으로 이동하고 있는 황유민. 사진 제공=KLPGA


정작 더 놀라고 당황한 것은 티샷을 한 황유민이었다.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30여초 동안 방송 화면을 탔다. 미안해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황유민의 얼굴에 담겼다. 결국 황유민은 고지우와 박현경에게 양해를 구하고 페어웨이로 달리기 시작했다. 대선배에게 진심어린 ‘마음의 사과’를 하기 위해 황유민은 족히 300m 되는 거리를 내달려야 했다. 황유민의 인성이 제대로 드러났던 화제의 장면이었다.

골프팬이 처음 황유민을 좋아하게 된 건 아마도 그의 골프 스타일 때문일 것이다. 163㎝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에 매료되고 위험 상황에서도 거침없이 핀을 향해 쏘는 화끈한 골프에 흠뻑 빠지게 된 것이다. ‘돌격 대장’이라는 애칭도 그래서 생겼다.

퍼팅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는 박현경. 사진 제공=KLPGA


화끈한 스타일 못지않게 높은 평가를 받는 건 열정적인 도전 정신이다. 내년 LPGA 진출을 목표로 한 황유민은 올해 꾸준히 LPGA 대회를 두드렸다. 그 결과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 턱하니 우승하면서 Q시리즈를 거치지 않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물론 황유민을 좋아하게 되는 더 큰 이유는 누구에게도 겸손한 그의 인성일 것이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화제가 된 그 ‘300m 달리기 사과’처럼 말이다.



지난 19일 시작해 26일 오후 2시까지 진행되고 있는 ‘KLPGA 인기상’ 온라인 투표에서도 인기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나고 있다. 시간이 조금 남기는 했지만 사실상 1위는 황유민의 몫이다. 그런데 득표 상황이 상상 이상이다.

퍼팅을 준비하고 있는 이율린. 사진 제공=KLPGA


25일 자정을 막 지난 시점에서 황유민은 총 4373표를 얻어 1947표의 박현경을 저만치 따돌리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득표율이 무려 21.3%다. 2위 박현경의 득표율은 10%를 넘지 못하는 9.5%를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황유민의 절친’ 이율린이 박현경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1464표로 득표율은 7.14%다. 이율린은 황유민보다 1살 많지만 함께 공연 구경을 다닐 정도로 친한 사이다. 투어가 모두 끝나고 이벤트 경기로 치러진 위믹스 챔피언십 때는 이율린이 황유민의 캐디를 맡아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율린은 올해 비록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선수다. 상금 랭킹도 올해 우승한 23명 중 두 번째로 낮은 35위다. 하지만 개성 넘치고 패션 감각이 좋을 뿐 아니라 황유민과 절친 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골프 팬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골프팬 1명이 인기상 후보 3명을 선택할 수 있는 투표 방식도 살짝 이율린 편을 들었을 수 있다. 황유민을 선택한 골프팬이라면 황유민의 인기상 경쟁자인 박현경을 같이 뽑을 확률이 크지 않은 것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황유민의 절친인 이율린에게 손이 갈 수도 있다.

그린 경사를 파악하고 있는 황유민. 사진 제공=KLPGA


인기상 온라인 투표는 26일 오후 2시까지 진행되며 인기상 수상자는 28일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이미 누가 인기상의 주인공인지 모두가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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