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비 트렌드가 명품 중심의 ‘과시 소비’에서 감성과 정서적 만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내년 초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대형 쇼핑몰 1층에 '라부부(Labubu)' 공식 판매처인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Pop Mart)' 매장이 입점한다.
주목할 점은 이 자리가 과거 나이키 에어 조던 매장이 있던 곳이라는 점이다. 매장 맞은편에는 프라다, 옆에는 티파니앤코가 자리해 있었던 ‘명품 벨트존’ 한복판에 팝마트가 들어서는 셈이다.
라부부를 중심으로 한 아트토이 열풍은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SCMP는 수집용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중국 쇼핑몰의 주요 매장을 점점 더 많이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 차이나의 재키 주 연구원은 “감성적 소비, 즉 비기능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가 쇼핑몰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밀크티, 향수, 캠핑 장비 등도 같은 흐름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반적인 소비 성장세는 둔화했다.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3%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명품 시장 역시 하락세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중국 명품 시장 규모는 2021년 4710억 위안(약 96조원)에서 지난해 3800억 위안(약 77조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최대 5%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감성적 만족을 제공하는 브랜드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팝마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5% 증가, 음료 브랜드 미쉐빙청(蜜雪冰城) 역시 39% 성장했다.
쇼핑몰 운영자들도 이에 맞춰 변화 중이다. 임대 수익 감소와 공실률 증가에 직면한 중국 쇼핑몰들은 ‘감성 소비’를 자극하는 브랜드를 새롭게 입점시키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홍콩 부동산 개발사 항룽 프로퍼티의 애드리얼 찬 회장은 “소비 욕구와 능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전과 같은 방식이 아니다”라며 “소비자들은 중국에서 재정적 가치를 비롯해 감정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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