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방을 줄이는 동시에 근육을 늘리고 환자의 체형과 건강 전반을 설계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최인영(사진) 한미약품 R&D센터장은 5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 2025’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단순 감량에 그치지 않고 체형 개선과 근기능까지 아우르는 ‘통합 비만 치료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한미약품의 목표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비만치료 후보물질 ‘HM17321’은 CRF2(코르티코트로핀 방출인자 2형)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펩타이드 기반 신약이다. 기존 GLP-1 계열 약물이 ‘살은 빼지만 근육은 잃는다’는 한계를 안고 있는 반면 HM17321은 체지방을 줄이면서 동시에 근육량을 증가시킨다. 최 센터장은 “GLP-1 계열 약물은 감량 수준은 우수하지만, 근육 소실과 같은 부작용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한미약품은 이 약점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새로운 표적을 가진 약물이 아니라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미약품의 통합적 기술력이 총집약된 ‘플랫폼 약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미약품은 자체 인공지능(AI) 기반 구조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이 물질을 도출했다.
회사 측이 공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HM17321은 비만 동물 모델에서 단독투여만으로도 지방 감소뿐 아니라 제지방 증가, 근기능 개선 효과까지 확인됐다. 특히 기존 항체 기반의 근육 보존 약물들이 정맥 주사로 투여되는 데 비해 HM17321은 피하주사로 사용 편의성도 높였다. 향후 동일한 제형의 GLP-1 계열 약물과 병용 시너지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이번 비만학회에서 HM17321의 전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포스터를 발표했고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비공개 미팅도 다수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센터장은 “한미약품은 단순 감량을 넘어 ‘체형 개선’으로 쏠리고 있는 글로벌 시장의 관심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를 목표로 단일 물질에 그치지 않고 기전, 효능, 제형, 병용 전략까지 모두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효능뿐 아니라 상업성까지 고려한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힘 줘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yj@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