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아프리카 대륙 크기를 왜곡하는 '메르카토르 도법' 세계 지도를 점검하고 교체할 것을 촉구한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전 세계 학교 교실이나 지도 책, 그리고 디지털 지도 서비스 등에 쓰이는 평면 세계지도는 대부분 메르카토르 도법에 따라 제작됐다. 이는 1569년 네덜란드 지리학자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가 제작한 것으로, 지구를 큰 원통에 넣고 지구 중심에서 빛을 쏘아 원통에 비친 상을 지도로 그린 방법이다.
이 경우 광점과의 거리 때문에 북반구는 크고 남반구는 조그맣게 그려진다.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의 크기가 적도에 걸쳐 있는 아프리카의 면적(3037만㎢)과 거의 비슷하거나 커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그린란드의 면적은 아프리카의 1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아프리카는 미국·중국·인도·유럽(러시아 제외)을 다 합친 것보다도 크다.
전세계적으로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는 ‘허위 정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반크는 최근 국가정책제안 플랫폼 '울림'에 올린 글에서 "문체부가 먼저 '지도 왜곡 시정'에 나선다면 이는 단순한 행정 정비를 넘어 존중과 평등을 기반으로 한 문화외교의 실천이 될 것"이라며 문체부가 관련 기관들과 협력해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를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반크는 문체부 및 산하기관의 공공 자료를 점검한 결과 △문체부 카드뉴스 '외신 속의 한국' △한국문화원 위치 안내 및 한국 소개 책자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안내 및 사업계획 자료집 등에서 다수의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및 해외 통계정보 △아리랑국제방송 방송채널 운영현황 및 홍보자료 △한국문화정보원 홈페이지 메인 비주얼 지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차 보고서 및 대외교류 소개 △세종학당재단 현황 지도 및 다국어 안내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정기간행물 등 여러 홍보물, 보고서, 홈페이지 등에서 문제의 지도가 쓰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세연 반크 청년연구원은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16세기 지도를 통해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을 축소된 그림 속에 가두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를 균형 있게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의 문화와 역사도 제대로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크는 아프리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개선하려는 캠페인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국토교통부와 외교부에 세계 지도 사용 현황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요청했다. 최근 온라인 지도 플랫폼 구글맵에도 메일을 보내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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