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을 피하게 된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 아파트의 매수 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의 경우 대지 지분이 낮아 토허구역 대상에서 제외돼 ‘갭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매수 문의가 이어지며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 아파트를 소유한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는 등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법령 등에 따르면 토허구역은 용도지역 별로 면적 기준에 따라 대지 지분이 낮을 경우 토허구역에서 제외된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토허구역의 용도지역 별 기준 면적을 주거지역 60㎡, 상업·공업지역 150㎡, 녹지지역 200㎡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 면적의 10~300%가 토허구역 대상이 된다. 주거지역은 6㎡, 상업·공업지역 15㎡, 녹지지역은 20㎡ 이하일 경우 토허구역에서 제외되고 갭 투자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적률 1000%에 육박하는 청량리역 인근의 청량리 롯데캐슬 SKY L-65다. 용적률은 995%에 달해 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닭장 아파트라는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롯데캐슬 SKY L-65의 전용 84㎡ 기준 대지 지분은 11.7㎡로, 토허구역 대상 기준인 15㎡ 낮다. 인근의 청량리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의 대지 지분도 11.8㎡ 수준이다. 청량리 주상복합 단지가 토허구역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알려지자 청량리역 인근의 공인중개업소에는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10·15 대책으로 인해 다른 지역의 공인중개업소가 한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량리의 한 공인중개사는 “청량리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는 10·15 대책 이전부터 가격이 높아지고 있었다”며 “다른 아파트 매물은 대책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줄었는데 주상복합 단지에 대한 문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량리의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집 주인분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지방에서도 매수 문의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SKY L-65의 전용 84㎡ 기준 직전 신고가는 18억 7930만 원 이었지만 10·15 대책 이후 호가는 22억 원까지 상승했다.
이뿐만 아니라 마포한화오벨리스크, 용산더프라임 등 주상복합단지도 마찬가지다. 마포한화오벨리스크 전용 75㎡의 경우 직전 최고가가 11억 2000만 원 이었지만 최근 등록된 매물은 ‘갭 투자 가능’이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13억 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용산더프라임 전용 76㎡ 매물 역시 직전 최고가가 11억 9000만 원이었지만 ‘토허제 X’라는 문구와 함께 최근 호가를 13억 5000만 원에서 15억 원선으로 대폭 올렸다.
마포의 부동산 관계자는 “다른 아파트 단지의 경우 매물이 감소하고 있는데 주상복합 단지의 경우 오히려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고 호가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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