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국빈방문 형태로 한국을 찾는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29~30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과 29일 경주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24일 밝혔다. 다음 달 1일에는 경주를 찾은 시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경주 APEC ‘외교 슈퍼 위크’에서는 미중 정상 간 만남과 담판이 특히 주목된다. 6년 4개월 만에 이뤄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30일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글로벌 관세전쟁과 미중 패권 다툼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 대중 관세 압박의 고삐를 바짝 조여 중국을 확실하게 견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4연임 행보 속에 미국 주도의 반중 연대에 ‘강대강’ 대치로 맞서려는 시 주석의 기싸움 결과는 예단하기 쉽지 않다. 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미중의 긴장 완화를 위한 중재 외교 역할을 자임해온 우리 정부의 ‘중재자’ 외교가 한계를 드러낼 수도 있다.
한미 정상회담은 갈등 요소가 많은 관세 협상 등에서 교착상태를 극복하고 동맹 간 ‘윈윈의 결과’를 지향해야 한다.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 방안을 놓고 한미 간 입장 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양측이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접점을 좁힐 필요가 있다. 양국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훼손하지 않고 잠재성장률도 끌어올릴 수 있는 협상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중국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발전시켜 동북아 긴장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과의 밀착을 급속히 강화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경주 APEC에서 우리가 ‘국익 외교’의 지평을 넓히려면 미국과의 관계를 중심에 둔 자유민주주의 가치 동맹을 확고한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 굳건한 한미 동맹이 토대가 돼야 교착상태에 빠진 관세 협상의 돌파구도 찾고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도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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