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4~30일 아시아 순방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 방문은 1박 2일로 결정됐고 이재명 대통령과는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30일 만나기로 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을 보면 '제 1도련선(First Island Chain, 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선)'과 일치한다. 일각에서 미국이 방어선을 ‘제2도련선(일본 혼슈~괌~사이판~팔라우)’로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1도련선을 지키겠다는 안보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23일(현지 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오후 11시 워싱턴DC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출발한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아침에 도착, 오후에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이날 저녁에는 아세안 정상 실무 만찬에 참석한다.
이는 중국의 앞마당인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한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담당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미 말레이시아로 출발한 가운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도 관전 포인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일본 도쿄로 이동해 28일 오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달러 펀드의 첫 프로젝트가 발표될 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워싱턴소재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마레야 솔리스 디렉터는 최근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어떤 투자 프로젝트가 선정될 지 단서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과 협상 중인 한국에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의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29일 오전 한국 부산으로 이동한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저녁 정상들과 실무 만찬을 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단연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펀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화가 잘 풀린다면 기존에 합의가 거의 이뤄진 안보, 무역 부문도 포함한 문서화된 합의 내용이 발표될 수 있다. 지난 8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과 같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대화도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어 30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갖고 워싱턴DC로 복귀한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30일 밤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백악관에서 할로윈 행사가 예정돼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희토류, 반도체 수출통제, 관세, 소프트웨어 수출통제는 물론 핵 군축,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 대만에 관련된 사안 등도 논의될 수 있다.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 팰로우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미국의 전통적인 대만에 대한 수사와 정책을 바꾸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의 정책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인데, 이를 '대만 독립 반대'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을 미국의 친구라기 보다는 경제적 경쟁자로 언급해 왔다"며 "그래서 중국이 이 기회를 활용해 미국의 대만 정책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키려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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