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여아를 뒤쫓아 여자 화장실에 침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학생은 여아의 팔을 붙잡고, 남자 화장실로도 데려가려고 했으나 강제 추행 미수 혐의는 적용받지 않았다.
23일 JTBC '사건반장'에는 초등학교 1학년 딸이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제보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건은 지난 7월 14일 오후 5시쯤 한 상가 건물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A양은 초등학교 3학년 언니와 함께 학원에 갔다가 주변 상가 건물 화장실에 들렀다.
제보자에 따르면, 당시 화장실 앞에 있던 교복 입은 남학생은 A양을 빤히 쳐다보다가 여자 화장실로 뒤따라 들어갔다. 이어 A양이 볼일을 보고 나오자 문제의 남학생은 문 앞에 서 있다가 A양을 옆 칸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했다.
A양이 남학생 손을 뿌리치자, 남학생은 다시 쫓아와 이번엔 손짓하면서 남자 화장실로 데려가려고 시도했다. 겁을 먹은 A양은 뒷걸음질 치다 그대로 달아났다. 상가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남학생이 화장실 앞에서 A양을 지켜보는 모습, A양에게 남자 화장실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찍혔다.
남학생은 범행 이튿날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순순히 "A양을 만지려고 했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성 착취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남학생에게 강제 추행 미수 대신 성 목적 공공장소 침입 및 성 착취물 소지 혐의만 적용했다. 경찰은 팔이나 손은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부위가 아니며, 피의자와 피해자가 접촉한 시간이 1~2초 정도로 아주 짧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학생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전학(8호) 처분을 받았다.
A양의 아버지는 "경찰이 '판례를 보니까 팔을 1초, 2초 잡았다가 바로 놨다. 그래서 이건 추행 미수가 안 된다'고 했다"며 "분명히 손을 잡고 끄는 모습이 있는데 강제 추행이든 추행 미수든 적용돼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 딸은 지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공중화장실도 못 가고 교복 입은 애들만 봐도 무서워한다. 근데 남학생은 멀쩡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이에 박지훈 변호사는 "남학생이 14세 이상이라 촉법 소년은 아니다. 형사 처벌이 가능하긴 한데, 18세 미만이라 소년 보호 사건도 가능하다"며 "소년 보호 사건으로 재판이 시작되면 상당히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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