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다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남은 쟁점에 대해 우리 국익에 맞는 타결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요 쟁점들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김 실장은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협상에서) 아직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원하는 조정안이 아니라 우리 국익에 최선이 되는 협상안을 만들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지난번 (1차 방미 후) 귀국에서 말씀드렸지만 많은 쟁점에 대해 양국 간 이견이 많이 좁혀졌는데 추가로 한 두가지 쟁점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합의된 부분만 MOU를 체결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실장은 “쟁점이 남은 상태에서 특정 시점까지만 합의된 내용을 갖고 MOU를 하는 것은 정부에서 고려하지 않는다”며 “지난 7월 31일 타결된 안을 실행할 수 있는 MOU 전체에 대해 합의돼야 성과물로 마무리되는 것이지 특정 시점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남기고 서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세협상이 마무리 되면 지난 8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잠정 합의한 안보 사안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실장은 “워싱턴DC에서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큰 성과가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정리돼서 발표되진 않았다”며 “통상 분야에 대한 사항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다른 분야까지 보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통상에 대한 MOU 등 마무리되면 안보 이슈와 같은 여러 이슈도 한꺼번에 다 대외적으로 발표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협상이라는 것은 상대방도 있고 시시때때로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로 관세협상이) 마무리라기보다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긴장의 순간이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 1분 1초까지 우리 국익이 관철되는 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앞서 미국에서 관세협상을 마치고 각각 지난 19일, 20일 귀국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지난 협상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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