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내각제 1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했지만 내각에서 기용된 여성 장관은 2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확정한 내각에 임명된 여성 각료는 가타야마 사쓰키 전 지방창생상과 오노다 키미 자민당 참의원(상원) 의원 뿐이다. 가타야마는 재무상에, 오노다는 경제안보담당상에 각각 기용됐다.
다카이치 내각에서 총리를 제외한 각료 18명 중 여성은 2명에 그친다. 기시다 후미오 정권에서 임명된 여성 각료가 5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선거를 앞두고 여성 장관이 많은 북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여성 대표성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에서는 현직 장관 19명 중 11명이 여성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을 임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가를 위해 봉사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여성을 훨씬 더 많이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내각 구도는 사상 첫 여성 총리를 배출했지만 여전히 일본 정치에서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 에 따르면 젠더(성) 격차에서 일본은 148개국 중 118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정치 및 경제 참여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카이치 총리조차 여성이지만 정치·사회적으로 부수적 세계관을 갖고 있다. 일본 왕실에서 남성만 왕위를 계승하는 것을 지지하고, 부부가 각자 성을 쓰기보다는 현행법대로 부부동성제를 유지하려 한다. 이번에 자민당 총재 자리를 두고 막판까지 경합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방위상은 각자 선택에 맡기는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을 주장했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부부동성제를 수호하는 데 적극적이다.
첫 여성 재무상을 배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지만 다카이치 내각이 남성 중심의 보수적 틀을 여전히 깨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가 첫 조각에서 여성 기용이 2명에 그쳤다면서 정치적 벽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다카이치가 5명이 넘는 여성 각료 기용을 목표로 했지만 총리직에 가까워짐에 따라 그러한 목소리는 작아져 결국 두 사람의 기용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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