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 옌볜 인근에서 야생 백두산 호랑이가 포착된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이달 19일(현지시간)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한 누리꾼이 이다오바이허진 인근 국도를 운전하던 중 야생 백두산 호랑이와 마주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영상에는 차량 전조등 불빛에 비친 호랑이가 도로를 벗어나려는 듯 움직이다가, 운전자가 “형님!”이라고 외치자 다시 도로로 올라와 운전자를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호랑이는 약 5초간 차량을 응시한 뒤 주변을 살피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영상 게시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호랑이 체격이 매우 크고 건장했다”며 “이 지역에 오래 살았지만 야생 호랑이는 처음 봤다. 놀라서 무심코 ‘형님’이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이번에 호랑이가 출몰한 이다오바이허진은 백두산 관광의 관문으로, 올해에도 훈춘·왕칭 등 지린성 일대에서 야생 백두산 호랑이 목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창춘시 동북호 공원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생태환경이 개선되면서 호랑이 개체 수가 점차 늘고 있다”며 “특히 겨울철 먹잇감이 부족할 때는 마을 인근까지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드물지만, 야생 호랑이를 발견하면 차량 밖으로 나가 촬영하지 말고 즉시 자리를 떠나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두산 호랑이는 ‘아무르호랑이’로도 불리는 시베리아호랑이로, 2008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 등급(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현재 동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시베리아호랑이는 500~560마리로 추정된다. 국제적인 보호 활동이 이어지며 개체 수가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멸종위기 상태에 놓여 있다.
중국 정부는 2021년 10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일대를 ‘야생 백두산 호랑이·표범 국가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번에 호랑이가 목격된 옌볜 지역은 약 1만4천100㎢ 규모의 국립공원 경계 지역으로, 지난해 기준 야생 백두산 호랑이 개체 수는 50여 마리로 파악된다.
지역 산림당국은 “봄과 여름철에는 호랑이 출몰이 잦을 수 있다”며 “운전 중 호랑이를 마주칠 경우 차량에서 내리지 말고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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