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한 해변에서 ‘우롱차’ 포장 속에 담긴 정체불명의 백색 결정체가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15일 오전 10시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 해변에서 중국산 우롱차 포장 형태로 위장된 마약 의심 물질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현장에서 약 1㎏가량의 백색 결정체를 확인했다. 해당 물질은 중국산 우롱차 제품 포장지에 밀봉된 상태로 발견됐다.
해경은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했으며 포장지에 대한 지문 감식도 진행 중이다.
현재 해경은 이 물질이 해상 운송 중 유기되거나 파손된 밀수품이 조류를 따라 표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변 해안가와 수중 수색도 실시했으나 추가 발견물은 없었다.
동해해경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물질은 일상용품으로 위장해 해상 교통망을 통해 운반하려던 밀수품일 가능성이 크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에 따라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상 밀수 루트를 차단하고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동해안 전 해역의 순찰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해변이나 어항 주변에서 우롱차 포장 형태의 백색 가루나 블록형 물질을 발견하면 절대 개봉하거나 손으로 만지지 말고 즉시 해경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달 7일 제주에서도 쓰레기 수거 자루에서 한자로 ‘茶(차)’라고 적힌 벽돌 모양의 케타민 덩어리가 발견됐다. 당시 해안가 쓰레기를 수거하던 바다 환경지킴이는 자루 속에서 가로 25㎝, 세로 15㎝ 크기의 직육면체 덩어리 여러 개를 발견했고, 은박지와 투명 비닐로 포장된 겉면에는 ‘茶’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상함을 느낀 신고자가 해경에 신고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 해당 물질은 케타민으로 확인됐다. 다만 포장재의 형태와 재질이 달라 해경은 이번 포항에서 발견된 물질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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