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과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에 힘입어 하반기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LNG 벙커링선과 중대형 컨테이너선 등 글로벌 발주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한편,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다.
15일 HJ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7월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1만8000㎥급 LNG 벙커링선 1척을 수주했다. 9월에는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와 6400억 원 규모의 885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두 계약 모두 고효율 연료 절감기술과 납기·품질 경쟁력에서 신뢰를 확보한 결과라는 평가다. HJ중공업은 선형 고도화와 친환경 설계 기술을 무기로 향후 수주 확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강점을 보유한 특수선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 중이다. 지난달 23일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NAVSEA) 실사단이 HJ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자격 부여를 위한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실사단은 조선소 내 건조시설, 대형수송함 및 고속상륙정 작업 현장을 둘러본 뒤 안전·품질·보안관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했다. 업계에 따르면 실사단은 HJ중공업의 기술 역량과 시설 수준에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HJ중공업은 이미 서류심사와 기술평가를 통과한 상태로, 현장실사 결과를 반영한 종합평가 이후 이르면 11월 중 미 정부와 ‘MSRA(함정정비협약)’를 체결할 전망이다. MSRA는 미국 국방부가 외국 조선소의 함정 유지·보수 역량을 공식 인증하는 절차로, 이를 통해 미 해군 함정의 정비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HJ중공업은 향후 부산·경남권 조선기자재 업체들과의 연계를 강화해 함정 MRO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술·인력·부품의 지역 공급망을 통해 글로벌 정비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국내 중소 조선업계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마무리된 최대주주 참여형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HJ중공업의 재무 체질 개선에 힘을 보탰다. 확보한 자금은 친환경·고부가 선박 수주 확대, MRO 및 방산 분야 투자, 미국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대응 등 중장기 성장전략 실행에 투입된다. HJ중공업 최대주주가 100% 전량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유상증자는 회사의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기업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해석된다.
HJ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조선·건설 부문을 합쳐 약 8조8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로,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 창출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전 사업 부문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며 균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친환경 기술력 강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여 지속 성장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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