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전부터 논란이 된 그린 상태였다. 극심한 폭염으로 심하게 훼손된 잔디 상태로 인해 ‘쇼킹 그린(shocking green)’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실제로 퍼팅한 공이 굴러가다가 무엇인가에 걸려 튀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11일 중국 상하이 치중 가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뷰익 LPGA 상하이 3라운드에서 이 ‘충격적인 그린’ 탓에 무척 힘겨운 시간을 보낸 선수가 한 명 있다.
대회 2라운드에서 단독 2위에 나섰던 ‘LPGA 신인’ 윤이나다. 샷 감각은 나쁘지 않았지만 짧은 퍼팅을 자주 놓치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단독 12위(11언더파 205타)로 뒷걸음질 쳤다. 오버파를 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1번 홀(파4)부터 버디 기회에서 3퍼트 보기가 나왔다. 1.2m 파 퍼팅이 홀을 빗겨갔다. 2번 홀(파3)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공이 페널티 구역(워터 해저드)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더블보기가 나왔다. 1m 보기 퍼팅이 홀로 들어가지 않았다. 4번 홀(파5)에서는 1.5m 버디 퍼팅을 성공하지 못했고 5번 홀(파4)에서도 1m 버디 퍼팅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게 그린 상태 때문이든 스트로크 실수 때문이든 어쨌거나 모두 퍼팅 탓이었다.
힘겨운 시간이 이어졌지만 윤이나는 미소를 잃지는 않았다. 9번 홀(파5)에서 드디어 첫 버디가 나왔다.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낸 뒤 1m 이내 거리에서 버디를 잡았다. 14번 홀(파4) 버디도 1m 내외 가까운 거리에서 나왔다. 17번 홀(파5) 역시 두 번째 샷으로 그린 근처까지 보낸 뒤 1m 채 안 된 거리의 버디 퍼팅을 넣었다.
시작할 때 스코어로 돌아온 윤이나는 마지막 홀(파4)에서 2m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다시 ‘그린의 심술’에 웃을 수 없었다.
잔디 상태는 최악이지만 코스가 그리 어렵지 않아 놀라운 성적들이 속출했다. 2라운드에서 11언더파 61타를 친 가츠 미나미(일본)는 이날도 4타를 줄이고 단독 선두(17언더파 199타)를 지켰다. 사흘 동안 버디 21개를 잡았다.
호주 동포 이민지는 5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9개 버디를 잡고 보기 2개를 곁들여 세계 1위 지노 티띠꾼(태국)과 함께 공동 2위(15언더파 201타)에 자리했다. 1라운드에서 ‘보기-더블보기’로 시작했지만 이후 10개 버디를 잡고 회생했던 티띠꾼은 이날도 버디만 6개를 잡고 6언더파 66타를 쳤다.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친 이소미는 교포 선수 제니 배(미국)와 함께 공동 4위(14언더파 202타)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나란히 6타씩 줄인 김세영과 신지은은 4타를 줄인 김아림과 함께 공동 6위(12언더파 204타)로 올라섰다.
임진희가 공동 13위(10언더파 206타)에 자리했고 최혜진은 공동 18위(9언더파 207타)로 최종일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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