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테슬라 차량을 훔쳐 수십km를 질주하던 20대 남성이 경찰의 실탄 발사 끝에 붙잡혔다. 도주 과정에서 차량 여러 대가 파손되고 경찰관과 시민이 다치는 등 한때 도심이 아수라장이 됐다.
11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차량 절도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인 10일 오후 4시 15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식당 앞에 세워진 테슬라 차량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차량 내부에 차 키가 남겨진 것을 확인한 뒤 운전석에 올라탄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서울을 빠져나와 경기 시흥시 방향으로 도주하자 경찰은 즉시 공조에 나섰다. 신고를 접수한 시흥경찰서는 순찰차 여러 대를 동원해 추격을 벌였고, 약 1시간 20분 뒤인 오후 5시 40분께 시흥시 배곧동의 한 대형마트 앞 도로에서 A씨를 발견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의 정지 명령에도 불응하고 순찰차 2대와 민간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으며 도주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도로 주변이 통제되고 시민들이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경찰은 즉시 공포탄 1발과 실탄 1발을 공중으로 쏜 뒤, 차량 운전석 유리창을 깨고 테이저건 5발을 발사해 A씨를 제압했다. 체포 과정에서 경찰관 3명과 민간인 2명 등 총 5명이 경상을 입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마약류 간이 검사에서도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동기와 경위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 자세한 진술을 확보 중”이라며 “도주 과정에서 추가 피해가 있었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차량 내 키를 두고 내리는 행위같은 운전자 부주의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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