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홀로 출발한 윤이나에게 버디 보다 보기가 먼저 찾아왔다.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근처 벙커에 빠져 보기를 범했다. 반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시안 스윙’ 첫 대회 첫 보기는 오히려 자극제가 된 듯하다. 곧바로 13번 홀(파5)에서 이글로 만회했고 이후 버디 6개를 떨어뜨렸다.
윤이나가 9일 중국 상하이의 치중가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시안 스윙 첫 대회인 ‘뷰익 LPGA 상하이’ 첫 날 7언더파 65타를 치고 공동 2위에 올랐다. 8언더파 64타를 치고 단독 선두에 나선 아르피차야 유볼(태국)과는 불과 1타 차이다.
데뷔 후 통산 11번째 이글로 언더파 대열에 합류한 윤이나는 14번 홀(파4)부터 폭발적인 버디 사냥을 시작했다. 17번 홀(파5)에서 두 번째 버디를 잡았고 후반 1번(파4), 5번(파4) 그리고 7번(파3)과 8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윤이나가 현지 방송 화면에 처음 잡힌 건 마지막 9번 홀(파5) 세 번째 샷 상황이다. 4m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이 퍼팅이 빗나가면서 선두가 되지 못한 건 무척 아쉬웠다.
이날 드라이브 거리 측정 2개 홀에서 평균 262야드를 날린 윤이나는 14개 홀 중 13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적중하는 정교함도 뽐냈다. 그린을 놓친 건 3개 홀에 불과했고 그린 근처 벙커에 두 번 빠졌는데, 한 번은 파를 세이브 했고 한 번은 보기를 범했다. 퍼트 수는 26개로 무척 좋았다.
그동안 64타 한 번, 65타 두 번을 기록했던 윤이나는 세 번째 65타를 치면서 반전의 기회를 제대로 잡았다. 현재 CME 포인트 80위에 머물러 있는 윤이나의 예상 CME 포인트 순위는 59위가 됐다. CME 포인트 60위 이내에 들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다. 컷 오프 없이 진행되는 뷰익 상하이는 윤이나에게 ‘무빙 데이’가 아니라 ‘무빙 대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아직 톱10에 한 번 들지 못하고 있지만 이글 11개를 잡은 윤이나는 화끈한 장타력을 바탕으로 이글 1위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이미향, 마들렌 삭스트롬(스웨덴), 다케다 리오(일본), 줄리아 로페즈 라미레즈(스페인) 등 4명이 이글 12개를 잡고 1위에 올라 있다.
신지은을 비롯해 세계 1위 지노 티띠꾼(태국), 세계 4위 이민지(호주) 그리고 동포 선수 제니 배(미국) 등이 윤이나와 같은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이들 중 티띠꾼은 세계 랭킹 1위다운 무척 강렬한 플레이를 펼쳤다. 1번(파4)과 2번 홀(파3)을 ‘보기-더블보기’로 시작했지만 5번 홀부터 14개 홀에서 버디 10개를 떨어뜨리고 7언더파 65타를 쳤다.
5언더파 67타를 친 임진희가 야마시타 미유(일본) 등과 함께 공동 10위에 올랐고 4언더파 68타를 기록한 이소미는 공동 1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또 최근 6개 출전 대회에서 톱10에 4차례나 오른 상승세의 김세영도 3언더파 69타 공동 17위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최혜진과 안나린은 2언더파 70타 공동 27위로 무난하게 1라운드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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