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수영장에서 의식을 잃고 물에 빠진 60대 남성이 마침 현장에 있던 여성 의용소방대원의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극적으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수원남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구조의 주인공은 수원 권선의용소방대원 박현경(55) 씨다.
그는 지난달 14일 오후 3시 40분쯤 용인시 기흥구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 수영장에서 씻던 중 밖에서 "사람이 물에 떠 있다", "사람이 쓰러졌다", "심장마비 환자 같다"는 소리를 듣고 물기도 닦지 않은 채 옷을 입고 달려 나갔다. 수영 중이던 60대 남성 A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물에 빠진 상황이었다.
수영강사가 급히 A씨를 끌어올렸고, A씨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 상태로 의식이 없었다. 수영강사가 급히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지만, 혼자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때 박 대원이 “의용소방대원이라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안다”며 교대를 제안했다.
박 대원은 발에 있는 번호표로 A씨가 심장판막 수술 전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박 대원은 “심장충격기(AED)를 가져와 달라”고 요청한 뒤 수영강사와 함께 교대로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자동제세동기로 몇 차례 충격을 가한 끝에 A씨의 혈색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도 박 대원은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고, A씨는 이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는 즉히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추석 전날인 이달 5일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박 대원은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심폐소생술 등을 배우고 응급처치 자격증도 있어서 언니가 나를 찾은 것 같다"며 “당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도 A씨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일반 병실로 옮겨진 A씨가 며칠 전 전화해 ‘정말 고맙다’고 말했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고 말했다.
이날의 구조 소식은 해당 아파트 주민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수원남부소방서는 조만간 박 대원에게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박 대원은 2022년부터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업은 공인중개사로, 고객으로 만난 한 소방관이 그에게 “열정적인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의용소방대 가입을 권유해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4월에도 수원 팔달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쓰러진 시민에게 응급처치를 해 생명을 구한 공로로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박 대원은 “나 혼자 한 일이 아니다. 주변에서 함께 심폐소생술을 하고 구급차를 불러줘서 구조가 가능했다”며 “무엇보다 A씨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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