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냈다 하면 품절이네…"전통 굿즈가 제일 '감다살'로 느껴진다”는 MZ세대 [혈중MZ농도]

유행 조짐 보이더니 ‘케데헌’ 업고 훨훨

“사고 싶어도 품절이라 살 수 없을 정도”



삐빅, 혈중MZ농도 측정 중! 지금 이 순간 MZ세대가 무엇에 주목하는지 세계 곳곳의 움직임을 포착합니다. 오늘의 농도를 확인하세요. <편집자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GS25 편의점에 장식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품 홍보물. 연합뉴스




한때는 촌스럽게 여겨지던 자개함, 민화 그릇 등의 전통 소품이 한국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힙템(힙한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이 전통문화를 ‘보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신선한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다.

◆케데헌 열풍이 불씨…하지만 그 전부터 조짐 보여


다이소 훈민정음 콘셉트 한글시리즈.다이소 제공


수제 디자인 제품 플랫폼 아이디어스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전통 민화인 ‘호작도’ 관련 검색량이 직전 3개월 대비 3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새롭게 등록된 전통문화 제품 수도 두 달 전보다 62%가량 늘었으며, 해외에서 한국 전통 아이템을 구매하는 건수 역시 같은 기간 450% 증가했다.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이러한 열풍의 기폭제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갑작스럽게 생겨난 흐름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다이소가 선보인 ‘한글 시리즈’ 생활용품이 전국적으로 품절 대란을 일으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도기잔, 민화 수첩 등 실용성과 한국적인 디자인을 결합한 제품들이 하루 만에 완판되며 전통문화 굿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도 마찬가지다. 해당 제품은 2020년 온라인 출시된 후 6차까지 판매되는 동안 모두 조기 품절되며 전통 소품 유행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 현황을 봐도 외국인보다 내국인 관람객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내국인 관람객은 올 들어 8월까지 작년 대비 81.6% 늘었는데 같은 기간 외국인은 8.3% 증가했다. 국중박 내부에서는 젊은 세대가 전통문화를 ‘최신 유행’으로 즐기는 분위기가 박물관 인기 상승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이소·KBO·클리오까지…전통 아이템 확장


다이소의 전통 시리즈, KBO 국립박물관 문화재단 콜라보 제품, 클리오의 국가유산청 콜라보 아이팔레트.다이소, KBO, 클리오 제공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문화를 접목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다이소는 이달 15일부터 자개 디자인의 여권 케이스, 백자 무늬 소주잔 등 30종으로 구성된 ‘전통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생활용품에 자개가 들어가니 고급스러워졌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희소성이 높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 업계도 가세했다. KBO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협업해 11월 8~9일 ‘2025 K-BASEBALL SERIES’ 개최를 기념하는 유니폼과 모자, 기념구 등을 선보인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인기 굿즈인 까치·호랑이 이미지를 유니폼 디자인에 반영해 야구와 문화유산이 조화를 이루는 콘셉트를 강조했다.

뷰티 브랜드 역시 움직였다. 클리오는 지난달 29일 국가유산청과 함께 ‘헤리티지 에디션’ 아이 팔레트 2종을 선보였다. 매화와 모감주나무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으로, 판매 수익금 일부를 자연유산 보호 활동에 기부하기로 했다. 첫 출시 이후 곧바로 품절되며 화제가 됐고, 완판 이후 현재도 올리브영 랭킹 15위에 올라 있다.

◆사고 싶다, 갖고 싶다…하지만 품절이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광복에디션'.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전통 소품의 인기가 너무 많아지자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27세 여성 A씨는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가사유상 사유의 방 굿즈가 마음에 들어 사고 싶었지만 원하는 색이 품절이라 구입할 수 없었다"며 "올리브영 세일때 클리오 콜라보 제품도 사려고 했지만 이 때 역시 사고 싶은 팔레트가 품절이라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26세 여성 B씨도 “예전부터 전통 소품들이 ‘감다살’이라고 느껴서 사고 싶었지만 유명한 것들은 다 품절이라 매번 실패했다”며, “하지만 이렇게 품절이 자주 일어나는 현상 자체가 요즘 사람들이 문화유산과 전통적 요소를 친근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하나의 방증 같아서 좋은 마음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 문제도 과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 취재기자가 이날 행사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더피'로 만든 핀버튼을 가슴에 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전통문화를 활용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저작권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케데헌 속 ‘더피’ 캐릭터를 무단으로 모방한 사례가 다수 발생해 법적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최근 국립민속박물관의 입간판에 사용된 호랑이 그림이 케데헌 더피와 비슷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그림을 그린 작가는 ‘오마주’라고 해명했지만, 저작권 논란 끝에 자신의 SNS에서 관련 게시글을 삭제했다.

반면 이달 11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출입증 대신 배포된 ‘더피 핀버튼’의 경우 저작권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자체 제작한 제품으로 알려지며 ‘좋은 사례’로 주목받았다. 해당 핀버튼은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샵에서 구매할 수 없는 ‘한정판’인 것으로 전해지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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