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단독주택을 1984년생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해당 주택의 매수자는 강나연 태화홀딩스 회장과 2014년생 자녀 A씨다. 두 사람은 공동명의로 소유권을 등록했으며, 강 회장이 85%(900분의 765), 자녀가 15%(900분의 135)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지난 6월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약 세 달 만인 12일 잔금을 완납하고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근저당권 설정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전액 현금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거래된 단독주택은 매매가가 228억원에 달한다. 대지면적 1073.09㎡(약 325평), 연면적 496.92㎡(약 150평)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로 구성돼 있다. 이 선대회장은 2010년 9월 범삼성가 계열사였던 새한미디어로부터 82억8470만원에 해당 주택을 사들였으며, 이후 2020년 별세할 때까지 보유했다.
2021년 5월에는 상속 절차가 진행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에게 9분의 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에게 각각 9분의 2씩 지분이 나눠졌다. 삼성 일가는 약 4년간 이 집을 보유하다가 올 초부터 매각 절차를 진행해 6월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해당 주택은 ‘삼성가족타운’으로 불리는 이태원 언덕길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는 토지 기준 3.3㎡(평)당 약 7000만원 수준으로, 2010년 당시 3.3㎡당 2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약 175% 오른 셈이다.
1984년생인 강나연 회장은 에너지·철강 트레이딩 전문기업인 태화홀딩스의 창업자다. 2013년에 설립된 태화홀딩스는 러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서 석탄, 펫콕, 합금철 등 에너지 및 철강 원자재를 수입해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태화홀딩스의 최근 3년 매출은 2022년 2733억원, 2023년 3376억원, 2024년 4055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삼성 일가는 지난해 10월에도 이 선대회장이 남긴 또 다른 이태원 단독주택을 매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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