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부터 한시적으로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사증(무비자) 여행을 허용하면서 각 지자체가 중국 관광객 유입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전용 여행상품 출시, 신규 항로 개척은 물론 결제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유인책을 선보이며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1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남도는 하반기 중화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을 마치고 판매에 들어갔다. 거제․통영․진주 등 9개 시군을 연결해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지역 축제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이다. 숙박업소는 외국인 관광 숙박객 1인당 5만 원을 지원받는다.
경남도는 이러한 지원이 관광객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고 경남 체류 활성화에 이바지함은 물론 지역 숙박업계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숙박비 지원의 경우 관광객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닌 업소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최근 모바일 간편결제 인프라 구축 작업에도 착수했다.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서다. 경남도는 연말까지 간편결제 기반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에 맞춰 중국 산둥성 직항 노선 취항을 추진 중이다. 정기·부정기 항공편과 크루즈 기항 유치를 위해 운항보조금, 입항장려금, 교통비 지원 등과 같은 인센티브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모객 인원에 따라 100만~1000만 원을, 체류 관광객에게 1인당 13만 원(3박 기준)을 지원한다. 숙박비에 더해 교통비, 관광지 입장료, 전통시장 방문에 따른 혜택도 제공한다.
부산시는 직항 노선이 있는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등 주요 도시를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지 온라인여행사와 협업 마케팅을 진행하고, ‘K-뷰티’ 팸투어나 미식 관광 상품인 ‘부산 미식 고(GO)’와 같은 특색있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베이징 여행사 2곳과 공동으로 11월 예정된 ‘부산불꽃축제’ 관광객 모집도 추진한다.
울산시는 10월 ‘울산공업축제’에 맞춰 울산~중국 광저우 국제선 부정기편을 띄울 계획이다. 축제 기간 중 왕복 2회(편도 4회) 다닐 예정으로 중국남방항공과 협의하고 있다. 앞서 울산시는 4월 한중 여행업계 기업간거래 교류회에도 참가해 중화권 관광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3일 쓰촨성 청두에서 청두시등산운동협회, 청두해외여유유한책임공사와 각각 단체관광 유치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일환으로 트레킹 웰니스 여행 유치, 주요 여행 성수기 중국 서부내륙 단체관광객 유치 공동마케팅 등 각종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제주도는 그동안 누렸던 ‘무비자 메리트’가 사라지자 일찌감치 비상체제로 전환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단체관광객 감소를 막기 위해서다. 제주도는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중국 ‘황금연휴’로 꼽히는 국경절 연휴, 쇼핑이벤트 기간인 광군제(11월 11일) 등을 전후해 항공권·숙박·데이투어 등 제주여행상품 프로모션을 추진한다.
또 온라인 홍보를 강화해 방문 중국인의 90%를 차지하는 개별 관광객을 지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10월 31일까지 중국 최대 생활 정보 플랫폼인 ‘따중디엔핑’과 함께 ‘현지인처럼 여행하기’를 주제로 ‘원도심 도보 여행 콘텐츠’도 선보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의 지원 정책에 차별점이 크지 않다 보니 지역 분산 효과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면서도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체류 일수와 소비 규모가 큰 편이라 내수 시장에 활력이 돌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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