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은 골프장에 도착해 몸을 충분히 풀지 않고 라운드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특히 첫 번째 티샷, 첫 홀 플레이가 좋지 않아 첫 홀 스코어를 모두 파로 기록하는 속칭 ‘일파만파’를 규칙(?)처럼 적용하기도 한다.
과거 일본 투어 대회에서 안개와 비로 인해 경기 시작이 지연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워밍업을 하고 난 뒤라도 시간이 지나면 몸이 굳어지게 마련이다. 그때 사용했었고,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활용하는 방법이 발뒤꿈치를 들어주는 힐업(heel up)이다.
작은 동작으로 회전을 원활하게
힐업(힐업 스텝)은 백스윙 때 왼쪽 발뒤꿈치를 살짝 들어주고 다운스윙 때 뒤꿈치를 내려서 디뎌주는 동작을 말한다. 백스윙 때 왼쪽 발뒤꿈치를 들어서 힐업을 하면 아무래도 체중이 오른쪽으로 잘 이동되고 몸의 회전이 좀 더 원활해진다. 또 반대로 다운스윙 때는 떨어졌던 발을 딛으면서 체중을 왼쪽으로 옮겨줄 수 있어 스윙 스피드의 가속을 기대할 수 있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고, 평소 체중 이동의 감각을 명확히 느끼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드릴이다.
왼쪽 엄지발가락만 지면에 붙여준다
힐업은 유용한 동작이지만 올바르게 들어 올려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잘못된 동작의 대표적인 예는 왼발을 너무 과하게 들어 올려서 상체가 오른발 바깥으로 밀려나가거나, 뒤꿈치를 곧장 위로 들어 올려서 왼쪽 무릎이 정면으로 튀어 나와 체중이 오른쪽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몸이 너무 오른쪽으로 쏠려 중심이 무너지거나, 왼쪽 어깨가 아래로 떨어져 다운스윙 때 회전이 되지 않게 된다.
왼쪽 발뒤꿈치를 들어줄 때에는 왼쪽 무릎이 정면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45도 정도 비스듬하게 오른쪽을 바라보게 해야 한다. 왼쪽 엄지발가락만 지면에 붙여 놓는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고 실제로 동작을 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다운스윙 때에는 발의 들었던 부분을 지면에 떨어뜨리는 느낌으로 디뎌준다.
유의할 점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타이밍이다. 여러 차례 빈 스윙을 통해 힐업과 디디기의 타이밍을 정확히 익혀야 한다. 두 번째는 이 힐업 스텝을 더 강한 스윙을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드릴은 어디까지나 체중 이동의 감각을 익히는 연습법이고, 간혹 몸이 덜 풀린 상태를 보완하는 응급 처방일 뿐이다. 힐업 동작을 통해 강력하게 휘두르려다 보면 오히려 몸의 밸런스를 잃을 수 있다. 밸런스는 정확한 볼 스트라이킹과 파워 전달의 핵심 열쇠다. 실전에서 힐업 스텝 스윙을 구사하는 일부 정상급 선수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부단한 연습으로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동환은 2003년과 2004년 한국과 일본 아마추어선수권을 잇달아 석권했으며, 일본프로골프 투어에서 최연소 신인왕에 오르고 통산 2승을 거뒀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 PGA 투어 퀄리파잉을 수석으로 통과해 2020년까지 미국 무대에서 뛴 뒤 지난해부터 KPGA 투어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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