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한국이야말로 소형모듈원전(SMR)의 강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과 만찬을 하며 백신 개발과 SMR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게이츠 이사장이 ‘SMR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하자 “한국 정부도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이어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 많고 세계 시장에서 화력이 점차 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도 한국이 SMR에서 굉장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 목적인 글로벌 보건 협력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게이츠 이사장은 저도 매일 쓰는 윈도를 개발해서 모든 세상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서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게이츠 이사장의 활동을 언급하며 “지구와 지구인 전체를 위한 공공적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함께할 방법을 최대한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게이츠 이사장은 “(아동 사망자 수 감소에) 한국이 혁신적인 (바이오사이언스) 제품을 통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 바이오사이언스 제품들은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백신연구소(IVI) 연구부터 시작해 SD바이오·SK·LG·유바이오로직스까지 (한국에 있다)”라며 “10년 전만 해도 아주 작았던 한국의 이 산업이 지금은 너무나 크고 중요한 산업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거의 유일하게 복지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한국이 글로벌 보건 개선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한미 정상회담 등 방미 일정을 앞둔 이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잘 나누라”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지만 슬기롭게 잘 대화하겠다”고 답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서울 소재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0.3%에 못 미친다고 지적하며 “ODA 예산을 다시 한 번 고려해달라고 (한국 측에) 부탁했다”고 전했다.
저녁에는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을 방문해 최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경영진과 만나 만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게이츠 이사장은 백신과 SMR 분야에서 SK그룹과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과 SK㈜는 게이츠 이사장이 설립한 SMR 혁신 기업인 테라파워에 2022년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 원)를 투자한 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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