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의 17번 홀에서 윤이나의 티샷이 살짝 그린을 벗어났다. 첫 퍼팅 후 남은 거리는 2.5m 남짓. 16개 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고 순항하던 윤이나에게 타수를 잃을 수 있는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윤이나는 침착하게 이 퍼팅을 성공하고 끝내 파를 지켜 냈다.
7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첫 날 윤이나는 6언더파 66타를 치고 공동 5위에 올랐다. 8언더파 64타를 치고 공동 선두에 나선 이다연, 이세희, 한아름과는 2타 차이가 나고 7언더파 65타 단독 4위 노승희에게는 1타 뒤처져 있다.
작년 유일하게 우승을 차지한 무대에서 다시 우승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이날 윤이나에게는 ‘버디 6개’보다 ‘노 보기’가 더 의미 있었다. 올해 첫 ‘보기 프리’ 라운드였기 때문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이후 아직 보기 없는 경기를 한 적이 없다. LPGA 투어 ‘보기 프리’ 통계 부문에서 올해 적어도 한 번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한 선수는 모두 113명인데, 윤이나는 114위에 이름이 올라 있다. 팀 대항전과 매치플레이를 제외한 15개 대회 46차례 라운드에서 아직 ‘노 보기’가 없다. 작년 국내 대회 포함하면 58 라운드 만에 나온 ‘노 보기’다. 경기 후 윤이나는 “언제 보기 없는 경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했지만 정확히 작년 10월 열린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4라운드 이후 10개 월 만에 나온 보기 프리 라운드다.
이날 윤이나는 1번 홀(파4)에서 6m 거리 버디를 잡으면서 버디 사냥을 시작했다. 2번 홀(파4)에서는 티샷을 298야드 보낸 뒤 두 번째 샷으로 5m에 붙이고 버디를 더했다. 4번 홀(파4)에서는 7m 거리 버디 퍼팅이 홀에 떨어졌다. 후반 들어서도 10번 홀(파4) 3m, 13번 홀(파4) 7m 그리고 16번 홀(파4)에서도 6m 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했다. 자신의 라운드에 대해 70점을 준 윤이나는 “퍼팅이 가장 잘 됐다”고 했다. 아쉬운 것은 파5홀에서는 버디를 1개도 잡지 못한 점이다. 특히 14번 홀(파5)에서는 1.5m 거리 버디 퍼팅을 놓쳐 타수를 더 줄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윤이나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 방신실도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고 공동 5위에 자리했고 또 다른 동반자인 황유민은 버디는 똑같이 6개를 잡았지만 보기 2개를 범해 4언더파 68타 공동 22위에 자리했다.
제주 출신 고지원을 비롯해 박지영, 김우정, 강가율, 최가빈이 공동 5위 그룹에 합류했고 박성현은 5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7개를 잡고 보기 2개를 곁들여 5언더파 67타 공동 1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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