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역사상 최소 면적의 토지가 최저 감정가에 부쳐져 첫 경매에서 낙찰되는 이른바 ‘트리플 최저’ 기록이 세워졌다.
3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춘천지방법원 경매3계에선 춘천시 남면 관천리 한 목장 용지 내 도로 0.091㎡가 입찰에 부쳐졌다.
사방 30cm 남짓한 이 물건은 전체 1㎡짜리 땅을 11명이 공동 소유한 공유 지분으로, 경매 물건 가운데 면적이 역대 최소다. 지분 감정가 역시 경매 역사상 최저 금액인 5670원이었다.
해당 토지는 금융기관이 채권 회수를 위해 채무자가 소유한 이 일대 전답과 도로 등 총 4건을 묶어 일괄 경매에 부치면서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다
경매 결과 이 토지는 단 한 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176.37%인 1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가 잔금을 납부하면 낙찰가 역시 경매 역사상 최저 기록으로 남게 된다. 이로써 면적·감정가·낙찰가 모두 최소·최저 기록을 동시에 달성하게 된다.
입찰 보증금은 567원으로, 이는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다양한 부동산이 법원 경매에 나오고 공유지분 사례도 많지만 이렇게 작은 지분과 낮은 감정가의 물건은 경매 역사상 처음"이라며 "채권 회수용으로는 적합지 않은 것이지만,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소유 부동산을 일괄 경매에 부치면서 경매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명도에 따르면 경매 역사상 종전 최소 면적은 2020년 4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 대지 공유 지분으로 0.1㎡였다. 당시 이 물건은 첫 경매에서 9명이 응찰해 감정가(22만9450원)의 304.6%인 69만9000원에 매각됐다.
역대 최저 감정가는 2023년 5월 전남 완도군 금당면 가학리 1.8㎡ 도로로 1만4525원이었다. 이 물건은 지난해 6월 다섯 번째 경매에서 감정가의 144.58%인 2만1000원에 최종 낙찰됐다.
경매 사상 최저 낙찰가는 2002년 3월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 33㎡ 전(田)으로, 네 차례 유찰 끝에 2002년 8월 다섯 번째 경매에서 감정가(29만7000원)의 6.09%인 1만8100원에 팔렸다.
지난달 9일 경남 양산시 상북면 8.4㎡ 답(畓)이 이보다 낮은 1만1000원에 낙찰됐지만 법원이 최종 매각을 불허하면서 기록은 갱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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