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 관한 고민이 많은 중고교생들을 위해 심리 상담 강의를 다니며 가족들을 살뜰히 챙겼던 50대 여성이 생의 마지막 순간 1명에게 생명의 기적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6월 30일 인하대병원에서 김소향(51) 씨가 간을 기증해 한 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 씨는 같은 달 11일 자택 화장실에 쓰러진 채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평소 남을 돕기를 좋아하던 김 씨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떠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뇌사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고 한다.
유족에 따르면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김 씨는 밝고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호주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심리학을 전공했고 결혼 후 자녀를 키우다가 3년 전부터 중고교에 심리 상담 강의를 다녔다. 가족들은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본인의 것을 나눠주고 불의에 맞설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김 씨의 아들 유한주 씨는 “엄마의 아들로 태어난 게 저의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했던 모든 순간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늘 애정 표현을 많이 해주셨는데 부끄러워서 피했던 것이 미안한 마음만 남네요”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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