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고령운전자 관련 교통사고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 추세지만, 고령운전자 사고는 꾸준히 늘어 2024년 기준 전체 사고의 20%를 차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맞물린 울산의 현재를 보여준다.
2일 울산발전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김승길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울산의 전체 교통사고는 줄었지만,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연평균 8.8% 증가하며 2020년 498건에서 2024년 699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평균 6.2%, 부상자 수는 연평균 10.6% 늘어나 인명 피해 또한 심화되고 있다.
울산의 주민등록 인구수는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5세 이상 고령층 운전면허 소지자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2024년에는 10만 5298명에 달했다. 이는 2020년 대비 연평균 11.4% 증가한 수치로, 전체 고령인구 중 운전면허 소지자 비율은 2020년 47.6%에서 2024년 55.8%로 8.2% 상승했다.
울산시와 구·군에서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운전면허 자진반납 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반납률은 여전히 2.0%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2025년 고령사회 진입을 넘어 2027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만큼, 고령운전자 증가에 따른 교통안전 문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김승길 박사는 “급진전하는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여 고령운전자를 위한 적극적인 교통안전 대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울산시와 구·군의 재정 여건을 고려한 인센티브 추가 지급을 검토해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 또한, 도농통합도시 특성을 고려해 대중교통 소외지역에 마실버스, 마실택시 등의 교통수단을 추가로 제공하고, 수요응답형 모빌리티(MoD)와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도 고려할 수 있다.
시력, 인지 기능, 반응 속도 저하 등 고령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노인복지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온라인 교육 강좌 개설, 고령운전자를 배려하는 '착한 운전 문화 확산'을 위한 공익 캠페인 추진 등이 필요하다.
고령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한 도로 및 교통시설 개선도 필수적이다. 크고 명확한 서체와 직관적인 디자인의 가독성 높은 교통표지 및 노면 표시를 설치하고, 고령운전자도 운전이 편리하도록 안전한 도로 설계를 추진해야 한다.
김 박사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라며 “울산시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안전한 교통 환경을 조성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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