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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대 서는 K뮤지컬…'제2의 해피엔딩' 꿈꾼다

韓 창작뮤지컬, 새 문화상품 주목

다양한 소재 작품들 해외시장 노크

'몽유도원' 내년 8월에 美극장 공연

브로드웨이 노리고 영어대사 작업

'스웨그에이지…' 등은 英 특별공연

뮤지컬 '몽유도원'의 포스터. 사진 제공=에이콤




뮤지컬 '보이첵'의 2014년 공연 장면. 사진 제공=에이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올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각본상 등 주요 6개 부문을 석권하면서 ‘제2의 어쩌면 해피엔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장르인 뮤지컬이 새로운 문화 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소극장 작품부터 대규모 작품까지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K뮤지컬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명성황후’로 K뮤지컬의 역사를 시작한 윤호진 에이콤 대표의 ‘몽유도원’과 ‘보이첵’이다. ‘몽유도원’은 최인호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도미와 아랑의 순수한 사랑과 여경의 헛된 욕망을 통해 우리 인생이 꿈에서 본 도원경(桃源境)을 현실에서 찾기 위한 꿈놀이라는 심오하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24년 만인 내년 1월 국립극장에서 재연되며 내년 8월에는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재연 공연에서는 사랑과 인생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뿐 아니라 수묵이라는 우리 전통 미술의 아름다움을 무대에 살려 국내외 관객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남자로서의 열망 같은 것은 우리에게 공감을 주고, 남의 부인을 빼앗는 운명적인 이야기에 서양인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대만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교수이자 수묵 애니메이터가 참여해 사랑과 운명, 인생 등 보편적인 서사를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2028년에는 영어 대사로 프로덕션을 꾸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또 2014년에 초연한 뮤지컬 ‘보이첵’도 내년 9월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린다.



EMK뮤지컬 컴퍼니가 12월 초연하는 ‘한복 입은 남자’도 관심을 끈다.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노비였지만 조선 과학기술사에 위대한 업적을 세우며 종3품 벼슬에 올랐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세종의 가마를 잘못 설계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후 역사 속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뮤지컬 ‘아몬드’의 2022년 초연 장면. 사진 제공=라이브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공연 장면. 사진 제공=PL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마리 퀴리'의 공연 장면. 사진 제공=라이브


뮤지컬 '은경'의 공연 장면. 사진 제공=문화예술교육협회


소극장 작품으로는 ‘아몬드’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마리 퀴리’ ‘은경’ 등이 주목을 받는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아몬드’는 3년 만에 재연된다. 국내에서 150만 부가 팔렸고 일본 서점대상 번역 소설 부문에서 아시아 작품 최초로 수상했으며 30개국 이상에 수출된 점이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이 작품은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선천성 질병을 앓고 있는 소년 윤재의 성장기를 그리면서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공감과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9월 8일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질리언 린 극장에서 1회 특별 공연을 한다. 2019년 초연됐으며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나라 조선을 배경으로 백성들이 억압에 맞서 시조와 춤으로 자유와 정의를 외치는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한국의 흥과 한의 정서를 밀도 있게 담아낸 넘버와 서사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매력이 장점이다.

2020년 초연된 ‘마리 퀴리’는 영국, 일본 등에서 공연되며 K뮤지컬의 매력을 알려온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리 퀴리라는 인물을 조명한 까닭에 진입 장벽이 낮은 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꼽힌다. ‘북한판 안네의 일기’로 알려진 에세이 ‘은경의 일기’를 토대로 제작된 ‘은경’은 북한 청년들의 일상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조명했다. 이 작품은 이민자, 난민, 디아스포라 등 경험자가 많은 유럽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업계에서는 ‘제2의 어쩌면 해피엔딩’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작자를 비롯해 해외 관객들에게 K뮤지컬을 선보일 기회를 늘리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펴야 한다고 본다. 지혜원 경희대 교수는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과 ‘마리 퀴리’ 등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등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 진출한 경우로 ‘어쩌면 해피엔딩’과 다른 방식”이라며 “지원금으로 진출하는 것도 고무적이지만 현지에서 장기 공연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어쩌면 해피엔딩’처럼 현지 관객들의 코드 파악 및 현지 프로덕션과의 파트너십도 중요하다”며 “한 두 번 공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팔로우업을 계속하면서 현지 프로듀서나 투자자, 제작자와 협업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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