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일정 시간에만 식사하고 나머지는 금식하는’ 시간제한 식사법이 대사 관련 지방간(MASLD)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식사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방식이다.
25일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안상봉·오주현 교수와 KH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는 대사 관련 지방간 환자를 대상으로 한 16주간의 임상시험을 통해 시간제한 식사법이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지방간 개선에도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은 337명의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4개월(16주)간 세 그룹(△일반 치료 △칼로리 제한 식이요법 △시간제한 식사)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이중 시간제한 식사는 하루 8시간(주로 낮 12시~저녁 8시) 중에만 음식을 섭취하고, 나머지 16시간은 금식하는 시간제한 식사를 병행했다.
그 결과 시간제한 식사 그룹은 간에 쌓인 지방이 평균 23.7% 감소했으며, 전체 체중도 4.6%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일반 치료 그룹(0.7% 감소)과도 비교했을 때 뚜렷하게 높은 수치다. 반면 칼로리 제한 그룹(24.7% 감소)과는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나타냈다. 또 체중·허리둘레·체지방량 역시 시간제한 식사 그룹에서 유의하게 줄었다. 특히 체중의 5% 이상을 뺀 비율도 절반 이상에서 나타났으며, 내장지방도 줄어들어 대사 건강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결과는 표준 치료인 칼로리 제한식 그룹과 유사한 수준의 개선 효과였다. 주목할 건 칼로리 제한을 두지 않고, 지중해식 식단 같은 특별한 식단 변경 없이 기존 식사를 유지한 채 식사 시간만 조절해도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양인의 식사 습관에 맞춰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다는 점도 유용하다.
그러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면 시간 등의 변화는 시간제한 식사 그룹과 칼로리 제한 그룹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시간제한 식사가 간 건강 개선에는 효과적이지만, 그 외 대사 지표나 수면에는 특별한 이점이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인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안상봉 교수는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쉬운 질환이다. 그러나 심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간제한 식사법이 간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데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고, 꾸준히 실천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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