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체 구조적으로 보면 여성이 분명히 차별받는 억울한 집단이 분명하다. 그런데 10대~30대 초반까지만 보더라도 고시나 공무원 시험에서 다 여성이 앞서고 있다 보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들이 겪는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여성가족부에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차별을 받는 약자이지만 사회 진출 초기 여성이 보다 우위에 있는 현실에 대해 당사자 집단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으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16일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제25회 국무회의 회의 당시 여가부 보고 과정에서 신영숙 여가부 차관에게 "남성들이 특정 영역에서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영역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어디에서도 안 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여가부는 이름에 '여성'이 붙어 있으니 이대남이 무지하게 싫어하는 정쟁의 대상이 돼 버렸다"며 "사회 전체 구조적으로 보면 여성이 차별받는 억울한 집단이 분명한데 10~30대 초반까지만 보더라도 고시나 공무원 시험에서 다 여성이 앞서고 있다 보니 자기(20대 남성)들은 '군대에 갔다 오면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회의 기회 총량이 부족하다 보니 그런 일(남녀 갈등)도 격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성평등가족부로 (여가부를) 확대 개편한다고 했으니 여성 정책을 주로 하긴 하겠지만 특정 부분에서의 남성들의 차별 부분을 연구하고, 대책을 만드는 방안을 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기존의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됐음에도 양성 평등에 대한 취지와 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을 수용하지 못했던 점은 반성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도 "남성 청년들이 여성 청년과의 경쟁에서 많이 밀리고 있기에 차별을 받고 있다는 피해 의식이 클 것 같다"며 청년 남성의 자살률 추이에 최근의 경제 상황, 남성 청년의 소외감, 역차별 같은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자료가 있는지 묻기도 했다.
한편 이대남 소외감 및 역차별 체감은 정치적 무력감, 정당 불신, 능력주의 논쟁 등과 맞물려 복합적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9년 조사에서 19~24세 남성 중 67.6%, 25~29세 남성 중 65.3%가 '남성차별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같은 연령대 여성은 19~24세 38.2%, 25~29세 60%로 남성과 인식 차가 크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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