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규제 지역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와 함께 단지별 최고가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까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성동·마포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까지 확산했던 아파트 매매 시세 급등 현상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발표 후 2주 동안 단지별 최고가 거래량이 발표 전 2주간보다 74% 감소했다. 분석 대상 기간인 대출 규제 발표 전은 6월 13~26일, 발표 후는 같은 달 27일~이달 10일이다.
대출 규제 발표 전 2주간 전체 거래량은 4693건을 기록한 가운데 이 중 24.3%인 1141건이 단지별 최고가 거래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출 규제 발표 후 2주간의 전체 거래량은 1312건, 단지별 최고가 거래량은 300건으로 집계됐다. 단지별 최고가 거래량은 대책 발표 전보다 74%가량 줄었고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9%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마포·성동·강동 등 대출 규제 발표 전 최고가 거래가 많았던 지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대출 규제 발표 전 2주 동안 최고가 거래량이 139건으로 가장 많았던 성동구는 텐즈힐2단지(1148가구), 옥수파크힐스(1976가구) 등 대규모 단지 위주로 거래량이 줄면서 최고가 거래는 22건으로 84% 감소했다.
최고가 거래가 137건에 달했던 마포구는 대출 규제 발표 후 18건으로 87%가량 감소했다. 마포구에서 최고가 거래가 가장 많았던 마포래미안푸르지오3단지(7건)와 공덕자이(5건)는 규제 발표 후 단 한 건도 최고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도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 3구의 최고가 거래는 강남구가 112건에서 41건으로 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37건에서 9건, 송파구는 64건에서 27건으로 각각 줄었다. 다만 토허구역의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토지거래허가 절차 후 계약이 진행되는 만큼 실제 계약을 약정한 시점과 서류상 계약일 간의 차이가 있다.
직방 관계자는 “최고가 거래는 매수 수요자의 집값 상승 기대감과 적극적인 매입 태도를 반영한다”며 “최근 최고가 거래 비중의 감소는 기존의 공격적 매수세가 관망세로 전환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이어 “규제 강도가 높아진 서울 강남권이나 정비사업 중심지에서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지역으로 일부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자금 여력에 맞춰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찾아 나서는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서울 외곽의 비규제 지역이나 경기권 일부 지역이 일시적인 대체지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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