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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넘볼까? KLPGA ‘언터처블 기록’…최혜진 ‘4연속 80% 그린적중률’ 신지애 ‘62연속 컷 통과’ 박성현 ‘4.67개 버디’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KLPGA 투어에서 4년 연속 그린적중률 1위를 기록한 최혜진. 사진 제공=KLPGA




그동안 ‘골프 세상’에 쌓인 기록들 중에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의미 그대로 ‘언터처블(untouchable)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철옹성처럼 견고했던 기록들이 어느 순간 깨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단단함을 지키는 것들이 있다.

◆ 우즈 ‘PGA 142 연속’ 컷 통과 못지않은 신지애 ‘KLPGA 62 연속’ 컷 통과

골프가 ‘근현대사’로 접어든 이후 가장 독보적인 기록들을 많이 보유한 선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일 것이다. 우즈가 갖고 있는 기록들 중에서도 ‘142개 대회 연속 컷 통과’는 감히 넘보지 못할 벽 같은 것이다. 하지만 여자 골프 무대에는 우즈의 기록을 초라하게 하는 언터처블 연속 컷 통과 기록이 있다. 제인 블레이록의 299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이다. 1969년 데뷔한 블레이록은 데뷔전부터 1980년 10월 10일까지 11년 동안 무려 299개 대회에서 한 번도 컷 오프를 당하지 않았다. 경쟁이 치열한 현대 골프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아마 영원히 깨지지 않을 ‘언터처블 기록’이 있다면 아마도 그건 블레이록의 기록일 것이다.

KLPGA 투어에서 62연속 컷 통과 기록을 세우고 있는 신지애. 사진 제공=KLPGA


세계적인 여자골프 스타를 배출하는 데 ‘화수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도 ‘언터처블’ 기록들이 꽤 많다.

연속 컷 통과와 관련해 신지애도 대단한 기록을 쌓고 있다. 중요한 건 아직도 그 기록이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이다.

신지애가 KLPGA 투어 대회에 처음 출전한 것은 아마추어 시절이던 2003년이다. 3개 대회에 출전해 2개 대회에서는 컷 탈락했다. 2004년에는 1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를 했고 2005년에도 1개 대회(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는데, 그게 프로 대회 첫 우승으로 이어졌다. 프로 통산 66승(아마추어 포함 67승)을 거둔 신지애 ‘우승의 역사’는 그때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신지애가 KLPGA 투어 풀 시즌을 소화한 것은 3년뿐이지만 그가 이뤄놓은 업적은 대단하다. 그 중에서도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철옹성 기록이 바로 KLPGA 데뷔 후 ‘100% 컷 통과’다. 2006년 KLPGA 투어에 입문한 이후 총 60차례 출전해 단 한 번도 컷 오프를 당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컷을 통과한 뒤 공동 23위 성적을 거뒀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포함하면 ‘62연속 컷 통과’다.

현재 KLPGA 투어 최다 연속 예선 통과 기록은 서희경의 65회다. 서희경은 2006년 11월 16일부터 2009년 12월 19일까지 컷 오프를 당하지 않았다. 1986년생 서희경은 은퇴했지만 1988년생 신지애가 그 기록을 열심히 쫓고 있는 것이다.

KLPGA 투어에서 8홀 연속 버디를 잡은 고진영. 사진 제공=KLPGA


◆ 서서히 위협받는 조윤지·고진영의 ‘8홀 연속 버디’

올해 KLPGA 투어에서는 10홀 연속 버디가 나올 뻔 했다. 지난 6월 7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라운드에서 방신실이 ‘5연속 버디’ 후 한 홀 파를 기록한 뒤 다시 ‘4연속 버디’를 잡은 것이다. 두 연속 버디 사이 그 ‘옥에 티’ 같은 파는 2.5m 남짓한 버디 퍼팅을 실패해 나온 것이어서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KLPGA 투어 역대 최다 연속 버디 기록은 조윤지와 고진영이 보유하고 있는 ‘8홀 연속’이다. 2015년 조윤지가 휘닉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E1 채리티 오픈에서 처음 8홀 연속 버디를 잡았고 2년 뒤인 2017년 오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고진영이 타이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8홀 연속 버디는 아직까지 언터처블 기록이 되고 있다.

KLPGA 투어에서 60타를 기록한 전예성. 사진 제공=KLPGA


올해 8연속 버디가 또 나올 뻔 했다. 4월 열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김민솔이 7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았기 때문이다. KLPGA 투어 7홀 연속 버디는 김민솔까지 해도 4명밖에 없는 진기록이다. 2022년 김민주가 박보미와 김나리에 이어 세 번째 7홀 연속 기록을 세웠고 김민솔이 3년 만에 다시 같은 기록을 세운 것이다.

올해 6홀 연속 버디도 벌써 네 차례나 나왔다. 유효주가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에서 6홀 연속 버디를 잡았고 김민별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그 기록을 이었다. 또 임지유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다시 6홀 연속 버디의 주인공이 됐다. 또 ‘버디 폭격기’ 고지우도 맥콜·모나 용평 오픈 2라운드에서 6연속 버디를 폭격했다.

KLPGA 투어에서 60타를 기록한 이정은6. 사진 제공=KLPGA


작년에도 6홀 연속 버디는 4명이 몰려 나왔는데, 조윤지와 고진영이 보유하고 있는 8홀 연속 버디가 조만간 깨질 것 같은 분위기다.

◆ 견고한 최혜진의 4년 연속 ‘그린적중률 80% 돌파’

5월과 6월 사이 LPGA 무대에서 뜨거운 샷을 날리고 있는 최혜진도 KLPGA 투어에서 한 동안 깨지기 힘든 특별한 기록을 하나 갖고 있다. 바로 4년 연속 그린적중률 80% 돌파 기록이다. 2018년 81.20%를 시작으로 2019년 82.63%, 2020년 83.82% 그리고 LPGA 무대로 떠나기 전인 2021년에도 80.55%를 찍었다. 물론 4년 동안 한 번도 그린적중률 1위 자리를 다른 선수에게 내준 적이 없다.

올해 평균 버디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지우. 사진 제공=KLPGA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다른 선수 통계와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2008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그린적중률 80%를 넘어본 선수는 6명이 전부다. 안선주가 가장 먼저 그린적중률 80%를 넘었고 이후 신지애와 이보미, 최혜진, 이소영, 김수지 순으로 80% 돌파를 이뤄냈다. 80% 이상 그린적중률 9차례 중 최혜진이 혼자 4회를 기록했고 나머지 5명이 한 번씩 그 기록을 세웠다.

LPGA 투어에서는 아직까지 그린적중률 80%에 도달한 선수가 없다.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그의 뒤를 이어 한동안 LPGA를 지배했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조차도 그린적중률 80%에 도달해 보지 못하고 은퇴의 수순을 밟았다. LPGA 투어에서 80%는 ‘꿈의 그린적중률’인 것이다. 그린적중률 79%를 넘은 횟수도 세 번뿐이다. 소렌스탐이 2001년과 2002년 연속으로 79.7%까지 올랐고 고진영이 2019년 79.6%로 뒤를 이었다.

올해 현재 그린적중률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유해란의 확률은 77.51%다. 최혜진은 73.54%의 확률로 8위를 달리고 있다.

KLPGA 투어에서 평균 버디 신기록을 갖고 있는 박성현. 사진 제공=KLPGA


◆ ‘남달라 박성현’의 ‘남다른 기록’ 평균 버디 4.67개

그린적중률은 KLPGA 투어 선수들이 훨씬 높지만 평균 버디 부문에서는 LPGA 선수들이 압도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LPGA 투어에서 툭하면 나오는 평균 버디 4개 돌파 기록이 KLPGA 투어에서는 무척 귀하다. 2008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 평균 버디 4개를 넘은 선수는 모두 해봐야 5명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2016년 평균 4.67개의 버디를 잡은 박성현이 ‘마의 4개’ 고지를 처음 돌파한 뒤 ‘2017년 대세’ 이정은6가 그해 4.20개로 ‘버디 퀸’의 자리에 올랐고 2018년에는 오지현(4.14개)과 최혜진(4.00개)이 동시에 평균 버디 4개 이상 기록을 세웠다. 이후 5년 동안 평균 버디 4개 돌파 선수가 나오지 않다가 작년 윤이나가 4.05개를 기록하면서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하지만 2016년 박성현이 기록한 ‘라운드 당 4.67개 버디’는 아직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올해는 현재 고지우가 4.46개의 버디를 잡고 박성현의 기록을 열심히 쫓고 있다.

◆ 이정은6·전예성의 ‘18홀 60타’는 언제 깨질까

올해 KLPGA 투어에서 나온 18홀 가장 낮은 타수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라운드에서 기록된 ‘방신실의 62타’다. 버디 11개를 잡고 보기 1개를 곁들여 10언더파 62타를 쳤다.

올해 62타를 기록한 방신실. 사진 제공=KLPGA


KLPGA 투어 18홀 최저타는 60타다. 2017년 9월 이정은6가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60타를 쳤고 작년 4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최종일 전예성이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잡고 12언더파 60타를 기록했다. 이정은6 이후 무려 7년 만에 나온 KLPGA 투어 18홀 최저타 타이기록이었다.

KLPGA 투어에서 60타를 친 선수는 2명뿐이고 61타를 기록한 선수도 4명이 전부다. 2003년 전미정이 파라다이스 여자 인비테이셔널에서 처음 61타를 친 후 2018년 이소영, 2019년 김지현이 61타 기록을 이었고 작년 9월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최종일 마다솜이 다시 61타의 주인공이 됐다. KLPGA 투어에서 한 해에 60타와 61타가 동시에 나온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62타도 20명밖에 갖고 있지 않은 진기록이다. 2002년 강수연이 가장 먼저 62타를 쳤고 작년 이정민과 배소현이 62타를 기록하더니 올해 방신실, 김민별, 고지우, 유현조가 17번째부터 20번째까지 연속으로 62타를 쳤다.

올해 6홀 연속 버디를 잡은 김민별. 사진 제공=KLPGA


KLPGA 투어 18홀 최저타가 경신되려면 59타가 나와야 하는데, 결코 쉬운 타수가 아니다. 전 세계 톱랭커들이 몰리는 LPGA 투어에서도 59타는 아직 한 번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소렌스탐은 2001년 3월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문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에서 8연속 버디를 포함해 총 13개 버디를 잡으면서 ‘미즈(Ms) 59타’가 됐다.

LPGA 투어에서 그 기록이 다시 나올지 아니면 KLPGA 투어에서 먼저 59타가 등장할지 흥미롭다.

단일 대회 4연패 기록을 갖고 있는 박민지. 사진 제공=KLPGA


◆ 박민지의 ‘단일 대회 4연패’와 신지애의 ‘한 시즌 9승’

한 동안 깨지지 않을 KLPGA 투어 ‘언터처블 기록’은 더 있다. 일단 박민지가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세운 ‘단일 대회 4연패’가 있다. 비록 올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실패해 대회 5연패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4연패 만으로도 ‘언터처블’이라고 할 수 있다.

신지애가 2007년 기록한 한 시즌 9승도 쉽게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다. 그 것도 18개 대회에서 거둔 승수라서 더욱 가치를 지닌다. 우승 확률이 무려 50%에 이르는 것이다. 10위 밖으로 밀린 것도 단 한 번 뿐이다. 언젠가 ‘시즌 9승’은 깨질지 모르지만 한 시즌 ‘50% 승률’은 감히 넘보지 못할 위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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