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의 휴전 성사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 전쟁’에 대해서도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동 해결사’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힘에 의한 평화’를 앞세워 분쟁 중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란에서는 미군이 폭격한 핵심 핵시설을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매우 생산적인 협의를 마쳤고 60일 휴전 확정을 위한 조건에 이스라엘이 동의했다”며 하마스의 수용을 촉구했다. 해당 제안은 카타르와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 측에 최종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문답 과정에서 가자지구 휴전에 대해 “나는 임박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다음 주 내로 휴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성공적인 공습’이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을 멈춰 세웠다고 자평하고 이 여세를 몰아 가자지구 휴전까지 중재하겠다는 모습이다. 그러나 핵시설 공습의 실효성을 둘러싼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CNN은 전날 위성사진 분석 업체 막사테크놀로지의 자료를 인용해 이란이 포르도 핵시설 피해 복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포르도는 6월 22일 미국이 벙커버스터 12발을 투하한 뒤 “완전 파괴했다”고 주장한 핵심 타격 지점이다. 앞서 CNN은 이 공습이 이란의 핵 개발 시계를 수개월 늦춘 수준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미 국방정보국의 보고서를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반발해왔다.
이란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미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의 첫 대(對)이란 미사일 공격 직후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페르시아만에서 군함에 해상 기뢰를 적재했다고 보도했다. 기뢰가 실제 투하되지 않았지만 이는 세계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실질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기뢰 적재가 단순한 위장이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이 봉쇄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도록 유도한 정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관리들은 이란의 추가 보복 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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