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23일(현지 시간) 자국 핵시설 3곳을 공격한 미국의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에 있는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하지만 사전에 미국과 카타르에 계획을 통보하면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고 물적 피해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으로서는 이른바 ‘약속 대련’을 통해 확전을 막으면서도, 미국에 상징적인 기지를 공격함으로써 체면을 차리고자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성 사진에서도 이러한 정황이 포착됐다.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이날 공개한 기지 위성 사진을 보면, 19일 촬영한 사진에서는 기지에 항공기가 3대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반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하기 전인 5일 사진에서는 약 40대의 항공기가 기지에 세워져 있었다. 두 위성 사진을 비교해보면 미국이 이란의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받고 기지 내 항공기를 대부분 옮겼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카타르 미군기지 공격 몇 시간 전 2개의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에 공격 예정 사실을 알렸고, 동시에 카타르 측에도 상황을 공유했다. 보여주기식 보복으로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알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해줘 인명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해준 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의 대응이 매우 약했다. 미국인들이 다치지 않았으며 거의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으며 "더 이상의 증오가 없길 바란다"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이란의 공격을 받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 기지는 중동에서 미 공군 작전의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중동에서 가장 큰 미군 기지로, 중동·북아프리카·중앙아시아를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지역 본부 역할을 하고 있다. 병력 약 1만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첨단 전투기, 장거리 폭격기, 무장 무인기, 수송기, 공중급유기 등 여러 항공기가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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